이달의 철학

LLM에 관한 일곱 철학적 단편 — 2026년 4월의 신간 소식

4월에 발간된, 읽어볼 만한 철학 신간을 구독자님께 소개합니다!

2026.05.07 | 조회 1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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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오늘

꽃 피기 시작한 것도 방금 전 같은데 어느새 반팔을 꺼내입을 날씨가 되었습니다. 오늘의 철학은 최근 새로운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AI 에이전트와 ‘함께 일하는’ 구조를 만들어보려는 것인데요. 지난 한 달 동안 많은 연구와 투닥임(?)을 거쳐, 새 구조를 본격 출범할 준비가 어느 정도 이루어진 상황입니다. (인스타그램스레드에서 AI 직원들의 이야기를 미리 구경할 수 있답니다!)

흥미롭게도, 지난 4월의 신간 중 소개하기로 선택한 ‘단 한 권’의 책 역시 AI 에이전트들의 기반인 대규모 언어 모델(LLM)에 관한 책인데요, 가볍게 살펴본 뒤, 이달의 나머지 수요일들에는 AI 에이전트들에 관한 몇 가지 생각들을 나누면 좋겠습니다.

LLM이 제기하는 철학적 문제들 톺아보기

《기계가 언어를 사용한다는 것에 대한 인문학적 사유》

마크 코켈버그 & 데이비드 J. 건컬 저·신동숙 역·손화철 감수. 생각이음. 19,000원. 
마크 코켈버그 & 데이비드 J. 건컬 저·신동숙 역·손화철 감수. 생각이음. 19,000원. 

지금까지 《오늘의 철학 뉴스레터》에서는 주로 분석적 전통의 철학 저작을 소개했습니다만, 이번 책의 경우 다소 성격이 다릅니다. 저는 이 진영을 ‘문화 이론’ 내지는 ‘비평 이론’이라고 부르곤 하는데, 이 또한 이 진영의 성격을 아주 잘 보여주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 진영의 연구자들은 영미권을 중심으로 한다는 점에서는 분석철학과 유사하지만, 데리다와 하이데거, 비트겐슈타인 등을 기반으로 사회 현상을 비평한다는 점에서 방법론과 목적 양자에 있어 분석철학과 차이를 보입니다. 도나 해러웨이를 비롯한 ‘포스트휴먼’계 작가들이나 그레이엄 하만을 비롯한 ‘신유물론’계 작가들이 여기에 속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여하간, 이들의 특징은 ‘핫한’ 사회적 이슈를 철학적 문제와 연관지어 문제화하는 데에 정통하다는 점입니다. 최근 세간에 가장 화제가 되는 것은 분명 LLM과 이에 기반한 다양한 기술들이죠. ChatGPT와 수다를 떨고, Nanobanana를 통해 포스터를 만들고, Claude Design으로 웹 페이지 초안을 제작하는 건 우리에게 깊이 스며든 일상적 삶이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AI티나는’ 수많은 사진과 영상, 음악 등에 SNS와 유튜브, 심지어는 지상파 방송을 통해서도 노출되고 있습니다. 이세돌이 알파고와 다툰지 십 년도 안 되어 AI 기술은 우리 삶을 거의 잠식했는데요.

그런데 이렇게 우리의 삶을 가득 메운 AI ‘에이전트’들은 말 그대로 하나의 ‘행위 주체’(agents)인 것일까요? 이들은 실제로 언어를 구사하거나 그림을 그리는 것일까요? 이들은 실제로 생각하는 것일까요? 만약 그렇다면, 이들과 우리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 문득 드는 공상 같은 이 질문들은 아주 진지한 철학적 문제이기도 합니다. 우리 마음의 구조와 우리의 사고 활동의 정체, 우리 언어의 본성 등에 관한 심오한 철학적 문제를 제기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기계가 언어를 사용한다는 것에 대한 인문학적 사유》는 그 문제들에 대한 대략적인 스케치를 제공합니다.

인상적인 것은 책의 서문입니다. 서문을 읽으며 ‘음, 저자들은 이런 생각을 했군’ 하고 있다 보면, 서문의 끝에서 크게 당황하게 됩니다. 서문의 저자가 ChatGPT로 되어 있거든요. 약간의 편집이 있기는 했겠습니다만, 사람이 서문을 써도 편집자가 교정을 하는 법이니 격하할 일은 아닙니다. 실제로 어떤 ‘저자권’(authorship)이 AI 에이전트에게 돌아갈 수 있음을 지적하는, 저자들의 연출 자체가 놀랍고도 충격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어지는 내용들은, 몇 주 간 함께 살펴보며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오늘의 철학 AI 팀 사무실(?)은 거의 24시간 풀가동 중입니다. 이 원고를 쓰는 지금은 클로드의 서버 오류가 발생해 잠시 가동을 쉬고 있네요. 서버가 돌아오면 다시 사무실도 열을 내며 돌아가겠죠? 복구된 사무실과 함께, 새로운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그럼 한 주간 평안하세요.

 

김오늘 드림.


※ 모든 사진은 교보문고 책 정보 페이지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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