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ㅣ "플랫폼 모델링은 교차네트워크가 워킹하는 구조"
이전 연재에서 글로벌 Top 10브랜드가 플랫폼에 집중하는 이유 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 부족한 글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공유해주시고 공감해 주시더라구요.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플랫폼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고, 플랫폼 비즈니스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앞으로도 되도록 부족한 지식이 바닥나지 않게(?ㅎㅎ) 도움이 되는 글들을 이어가고자 합니다.
일전에 예고했던대로 오늘은 '플랫폼 모델링'에 대해 본격적으로 파헤쳐 보려고 합니다. 가장 먼저 우리는 플랫폼이 뭔지에 대해, 플랫폼이 만들어지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 이야기해 필요가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서는 '교차 네트워크'가 원활하게 워킹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교차네트워크? 뭔소리지? 처음부터 어려워 보이는 워딩인데, 저도 처음엔 몰랐으나 사실 여러 관련 기사와 도서를 읽다 보니까 말만 어렵지 특별하거나 낯선 의미는 아니더라구요.
교차네트워크는 경제학에서 이야기하는 '외부성효과'과 동일한 맥락으로 생각해주시면 됩니다. 외부성 효과는 한 개인의 어떤 특정한 행동이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플랫폼의 교차네트워크도 마찬가지로 한 유저집군의 액션이 다른 유저 집군에게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카카오택시를 떠올려보면, 탑승객들의 앱을 통한 택시 호출(한 유저의 어떤 행동)이 택시기사님들 입장에서는 '다음 손님을 위한 대기 시간' (어떻게 보면 생산 리드 타임)을 줄이고, 더 나은 매출을 창출(다른 유저에게 영향)하게 돕습니다. 와디즈에서 우리가 원하는 프로덕트나 캠페인에 펀딩을 하는 어떤 액션은 펀딩캠페인을 업로드한 호스트에게 매출창출 혹은 어떤 목적 달성을 하는데 커다란 영향을 미칩니다.
이러한 교차네트워크가 발생되어야 비로소 우리는 해당 서비스를 플랫폼이라 칭할 수 있으며, 이 말은 즉슨 교차네트워크가 발생하지 않으면 플랫폼이 아님을 의미합니다. 제가 오늘 글을 통해 소개하는 내용도 결국엔 어떻게 하면 '교차네트워크가 작동되도록 기본골격을 세팅할 수 있는가'입니다. 평소 플랫폼에 관심이 많거나, 플랫폼 사업을 하고 계시다면 한 번쯤 정리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더불어 더 많은 지식과 노하우를 알고 계신 분들은 댓글로 이견이나 첨언 달아주시면 저에게도 많은 공부가 될 것 같습니다.
아래 글을 읽다보면 '교차네트워크'처럼 우리에게 익숙지 않은 단어들이 계속 튀어나올 겁니다(ㅎㅎ;). 이 단어들은 제가 만들어낸 단어들은 아니고, 저도 아티클이나 서적을 읽다보니 플랫폼을 설명할 때 가장 빈번하게 쓰이는 단어들을 차용했을 뿐입니다. 더불어 쉽게 이해하기 위해, 제대로 공통적인 워딩들을 앞으로 써나가기 위해 편의상 사용되는 단어일뿐이니 참조바라며. 도서나 아티클마다 같은 의미더라도 표현되는 워딩은 조금씩 달랐다는 점도 함께 참고하시고 읽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이제 플랫폼 모델링의 기본 뼈대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Bodyㅣ "플랫폼의 조건 양면시장 / 교차보조도구 / 가격전략 "
플랫폼의 선결조건인 교차네트워크라는 것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3가지가 필요합니다.
a. 양면시장 : 상호연결을 필요로 하는 둘 이상의 구분되는 고객그룹간의 거래(Transaction)를 중재
b. 교차보조도구 : 교차 네트워크 효과를 발생하게 하는 핵심 트리거
c. 가격전략 : 높은 거래비용으로 양측의 소비자/고객집단 간의 직접거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플랫폼 사업자는 차별적으로 양면에 가격차별적 이용료를 책정하여 수익확보가 가능
바로 이 세 가지죠. '양면시장은 뭔지 알 것 같은데, 교차보조도구는 뭐고 플랫폼의 가격전략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이런 질문이 워딩을 읽자 마자 떠오르는 생각일 거라 생각해요. 하지만 상기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워딩의 장난일 뿐 모두 쉽게 이해가능한 수준의 이야기들입니다 :)
a. 양면시장‘온라인 비즈니스를 한다고 다 플랫폼은 아니다’
가장 먼저 양면 시장입니다. 아마 긴 설명 없이도 이미 다 아실 것이라 생각되어 간략히만 설명을 달겠습니다. 이는 말 그대로 플랫폼은 한 유저 집군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양측의 서로 다른 유저집군을 연결하는 매개체여야 함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가죽 지갑, 가죽 가방 등을 파는 소상공인 업체는 플랫폼이 아닙니다. '구매자'인 한 유저 집군을 대상으로만 상거래를 하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카카오 메이커스는 ? 플랫폼입니다.
카카오 메이커스가 상품을 제작하고 판매하는 유저집군과 이를 구매하는 소비자를 중간에서 연결시키는 매개체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이 문장 하나로 '플랫폼이 아닌 것'과 '플랫폼인 것'의 차이를 아셨을텐데요, 플랫폼은 2개 이상의 서로 다른 유저집군들을 연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카카오메이커스에서는 디자이너, 공방소상공인, 작가 등이 상품을 제작하고 판매하는 한 축의 유저집군이 될 것이고, 다른 한 축의 유저인 소비자는 카카오에 가입되어 있으며 메이커스 상품에 관심이 있거나 구매하는 고객일 것입니다.
플랫폼 관점에서 두 유저를 부르는 워딩이 있는데 하나는 Subsidizing Segment, 다른 하나는 Subsidized Segment입니다. 쉽게 이야기해서 한 유저 집군은 돈을 내는 유저(Subsidizing Segment), 다른 한 유저 집군은 혜택을 받는 유저(subsidized Segment)이라는 의미입니다. 이제는 왜 플랫폼이 상호연결을 필요로 하는 둘 이상의 구분되는 이 고객그룹간의 거래(Transaction)를 중재하는 '양면시장'이 선결 조건인지 이해하셨을 겁니다. (이미 상식적으로 알고 계신 부분이겠지만)
국내 로컬 대표 플랫폼인 배달의 민족도 당연히 이러한 양면시장을 기반으로 합니다. Subsidized Segement (혜택을 받는 유저인 소비자)와 Subsidizing Segment (수수료를 내는 유저인 소상공인) 를 연결하는 플랫폼이기 때문이죠.
카카오메이커스로 돌아와 다시 정리해보면, 상품을 제작/판매하는 유저집군은 카카오메이커스를 통해 돈을 벌기 때문에 혜택을 받는 'Subsidized Segment'인 셈이고(물론 플랫폼인 메이커스측에 수수료를 제공하지만), 소비자들은 제품군을 소유하기 위해 돈을 지불하기 때문에 'Subsidizing Target'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 볼게요. 여러분들이 하고 있는 비즈니스는 양면시장의 조건을 충족하는 플랫폼인가요 ? 내가 생각했던 서비스가 ‘플랫폼이’이 아닐 수도 있고, 플랫폼일 수도 있습니다. 현재 하고 있는 우리 서비스가 플랫폼이 아닌데, 우리는 여전히 플랫폼이라고 착각하고 있었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랫폼을 지향한다면 결국 양측의 유저사이드 정의부터 다시 고려해야 합니다.
b. 교차보조도구 ‘소비자들이 이용해야만 하는 미끼’
플랫폼 모델링에서 어찌보면 가장 핵심적인 부분인데요, 바로 플랫폼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유저가 우리 서비스를 사용해야 하는 확실한 이유와 계기’ 즉 트리거 (Trigger)가 필요하다는 이야깁니다.
쉽게 말해 우리서비스를 사용할 만한 미끼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죠. 플랫폼에서는 이를 ‘교차보조도구’라고 부릅니다.
교차보조 도구를 만드는 데 있어서는 여러가지 방법론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유저 효용가치나 편익이라고 표현되는데, 우리가 사용하는 앱서비스만 떠올려도 여러가지를 쉽게 떠올릴 수 있습니다. 어떤 앱을 통해 우리가 전에 없던 새로운 프로세스를 경험할 수 있거나 공짜로 이용가능한 요소가 있거나 서비스를 사용하는데 드는 비용(돈,에너지,노력 등등)이 최소화된다면 우리는 그 서비스를 ‘충분히 사용할 용의’가 있겠죠? 이러한 서비스는 고로 유저를 끌어들일만한 교차보조도구가 마련되있음을 의미합니다.
우리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앱 중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한 두 가지 서비스를 보시면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거에요. 바로 토스와 캐쉬슬라이드입니다.
먼저 토스. 토스는 우리 일상에 깊이 파고든 대표 fintech 서비스 (간편 송금)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토스는 왜 성공할 수 있었을까요. 교차보조도구를 효과적으로 모델링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공인인증서’ 기입 프로세스를 없애 버린 것이 토스의 가장 큰 성공요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토스가 나오기 전엔 유저 입장에서는 매번 은행앱을 사용할 때마다 귀찮게 공인인증서를 입력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겪고 있었는데, 토스가 ‘전에 없던 프로세스(교차보조도구)’ 를 통해 그 귀차니즘과 번거로움을 없애버린거죠.
두 번째로는 캐쉬슬라이드입니다. 사실 2030 또는 그 이전 세대는 캐쉬슬라이드를 잘 사용하지 않지만 비교적 더 나이가 어린 세대들은 캐쉬슬라이드를 많이 사용하더라구요. 수많은 사람들의 이용과 트래픽을 통해 캐쉬슬라이드는 글로벌로 진출한 상태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캐쉬슬라이드의 이용 동인은 무엇일까요?
바로 ‘리워드’입니다. 유저가 본인의 모바일에 캐쉬슬라이드를 설치하면 내 모바일 디바이스 홈에는 자동으로 광고 (캐쉬슬라이드 클라이언트 광고) 들이 게재됩니다. 그리고 내가 그 광고를 스와잎하면 할 수록 상거래에 이용할 수 있는, 즉 캐쉬아웃할 수 있는 소액이 쌓이게 됩니다.
결국 이 리워드라는 것이 캐쉬슬라이드의 미끼이자 교차보조도구였던 것이죠.
최근 뜨고 있는 모바일 퀴즈쇼도 리워드를 교차보조도구로 활용한 또 다른 플랫폼 사례입니다. 질문을 끝까지 푼 마지막 남은 사람들이 상금(리워드)를 가져갈 수 있기에 유저들은 해당 서비스에 몰입하고 지속적으로 방문하게 됩니다. (*참조 : 모바일 퀴즈쇼가 뜬다)
방금 이야기한 서비스처럼 ‘전에 없던 프로세스를 경험하게 하는 것’, ‘리워드를 제공하는 것’ 뿐만 아니라 교차보조도구로 활용할 수 있는 그 외의 방법들은 굉장히 많습니다. (* 해당 방법론들에 대해서도 추후 Hook Model (#8,#9, #10) 연재에서 살펴볼 예정입니다) sns에서 많이 활용되는 ‘인정욕구를 자극하는 것’, ‘회원가입 프로세스가 간소화 되어있는 것’, ‘디자인 자체가 독보적으로 세련 된 것’ 등등 다양한 교차보조도구를 우리앱이나 서비스에 적용하여 고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습니다.
다만 우리가 주의해야할 점은 우리 플랫폼이 사람들을 열광시키는 러브마크가 되기 위해서는 교착보조도구라는 요소가 이전에 없던 '무언가' 혹은 기존보다 '훨씬 나은 무언가'여야 한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sns의 교차보조도구가 ‘인정욕구를 자극하는 것’임을 알고 있다고 해서 지금 우리가 페이스북과 유사한 서비스를 만든들 성공할리 없습니다. 같은 sns이지만 전혀 다른 컨셉의 링크드 인 같은 것을 만들거나 pinterest처럼 전혀 결이 다른 무언가(교차보조도구)를 통해서만 그 플랫폼은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 추후 '#5플랫폼 모노호밍 전략' 연재에서 같은 카테고리에서 Fast Follower들은 플랫폼을 어떻게 구축해야 할 지에 대해서도 살펴볼 예정입니다)
c. 가격전략 - '수익모델 (Business Model)'
플랫폼의 마지막 요건은 ‘가격전략’(pricing strategy) 입니다. 여기서 가격전략이란 ‘어떤 유저’에게 ‘얼마’를 할당한 것인지를 의미합니다.
결국 가격전략이란 소비자들이 충분히 구매할 만한 Price이면서 동시에 플랫포머 사업자 입장에서는 수익을 Maximize 시킬 수 있는 Price여야 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동일 카테고리에 속한 서비스라고 하더라도, 채택한 가격전략에 따라 수익(Sales Optimization) 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프립과 탈잉은 유사 카테고리 서비스지만, 서로 다른 Pricing Model을 가지고 있습니다.
프립은 '액티비티' O2O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쿠버 다이빙 모임, 스케티드 보드 클래스 등 액티비티 모임을 큐레이션 해주며, 관련 모임의 호스트와 유저들을 연결시켜주는 서비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최근엔 서비스 슬로건과 달리 액티비티뿐만 아니라 다양한 모임을 큐레이션 해주고 있습니다). 한편 탈잉은 다양한 '클래스' O2O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프립처럼 클래스의 강사(호스트)와 학생 (유저)을 연결시켜주는 서비스입니다.
두 모임은 서로 달라 보이지만 굉장히 유사한 서비스입니다. 비젼으로 삼는 캐치프레이즈나 어떤 부분에 더 무게중심(ex.프립은 액티비티, 탈잉은 클래스 중심) 을 두고 있느냐만 서로 다를 뿐, 결국 다양한 종류의 모임 호스트와 유저를 연결시키며 수수료(Fee)를 받는 Pricing Model이라는 점에서 똑같습니다. (비교가 쉽게 두 서비스를 나열했을 뿐 이 외에도 동일 카테고리에 숨고, 마일로, 집밥, 크몽 등의 유사 서비스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두 서비스는 모두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은 맞지만, 다소 다른 가격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점이 굉장히 흥미로운 부분이면서 우리가 주목할 부분입니다. 프립은 매 모임을 열때마다 '20%'를 호스트에게 수수료로 부과하는 반면, 탈잉은 첫 모임을 호스트가 개설할 시 전액 수익은 모두 플랫포머인 탈잉이 갖되, 두 번째 모임개설부턴 수수료를 일체 받지 않고 전액 호스트에게 주는 모델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프립과 탈잉에서 동일한 스케이트 보드 모임이 두번에 걸쳐 클래스가 각각 열렸고, 3만원 참여비를 내고 10명이 각각 참여했다고 가정할 때 프립은 2번 모임이 열릴때마다 24만원은 호스트에게 주되 모객과 마케팅, 브랜딩의 대가로 6만원(30만 X 0.2)을 수수료로 받는 것이고, 탈잉의 경우 처음 발생한 30만원은 모두 플랫폼 사업자인 탈잉이 수수료로 취하고, 2번 째 모임부턴 수수료를 받지 않고 호스트에게 30만원 전액을 주는 형태인 셈입니다.
과연 어떤 모델이 가격 전략에서 더 우위에 있는 것일까요 ?
저도 데이터를 까보진 않아서 모르겠습니다. 다만 상기 가정으로만 판단할 때,
프립수익 (N회 X 30만원 X 0.2)과 탈잉수익 (30만원 + N회 X 0)에서 N이 5일 때, 즉 5번 모임이 열릴 때 두 서비스가 얻는 이득이 모두 30만원으로 동일해지기 때문에 4회까지만 열린다면 탈잉의 가격전략이 더 우위에 있는 것이고, 6번 이상 개설될 시 프립의 가격전략이 더 우위에 있는 것이죠.
* 두 서비스의 회차별 누적 수익 비교 (스케이드 단일 모임 클래스로 가정. 실제 데이터와는 다릅니다)
- 프립 회차별 누적 수익ㅣ6만원, 12만원, 18만원, 24만원, 30만원(5회차), 36만원(6회차)
- 탈잉 회차별 누적 수익ㅣ30만원, 30만원, 30만원, 30만원, 30만원(5회차), 30만원(6회차)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수익의 maxmize뿐만 아니라 유저들이 어떤 가격정책을 더 선호하고, 이용하느냐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요소입니다. 특정 서비스의 가격전략이 플랫포머에게 좋지만 유저들에게 너무 나쁜 UX를 제공한다면, 아무리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해도 고객들이 이탈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이 부질 없어 질 수 있음을 모두 공감하실 겁니다. 결국 가격전략을 구축하는 과정에 있어서 수익을 Maxmize하는 부분 그리고 유저들의 만족도가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합니다.
가격 전략을 고민할 때 또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중요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바로 '부수적 지급'이 불가능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부수적 지급이란 플랫폼 내에서 각 양면시장의 유저끼리 플랫폼을 거치지 않고 거래가 가능해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현재 프립에서는 부수적지급발생이 어느정도 예방됩니다. 프립을 이용할 때 유저들은 참가비를 호스트에게 내는 것이 아니라, 프립 서비스에 결제를 하고, 그 결제액은 추후에 모임이 종료되고 프립이 호스트에게 수수료를 땐 나머지를 지급하는 방식입니다(와디즈와 같은 크라우드 플랫폼도 마찬가지죠). Cashflow 흐름에 있어 그 주도권을 프립 (플랫포머)가 가지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호스트의 연락처가 만약 플랫폼에 게재되어 있어, 유저들이 호스트에게 다이렉트로 연락가능하다면 부수적 지급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 또한 가정이지만 특정 유저가 호스트에게 이렇게 이야기할 수도 있죠. '우리가 10명 모을테니까 플랫폼 거치지 말고, 우리랑 따로 모임을 가집시다. 대신 인당 28000원씩 줄게요~ 우리는 서비스를 거치지 않으면 3만원을 낼 필요 없으니까 이득이고, 호스트님도 27000원씩 받을 거 1000원씩 더 받는 거니까 상부 상조 아닙니까?'
이렇게 되면 사실상 플랫폼은 많은 개발비용을 들여 어렵사리 서비스를 구축해 놓고, 남좋은 일만 하고 수익을 전혀 내지 못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습니다. 사업의 전제가 지속가능성인데 이러한 부분이 부재한 플랫폼이 되고 마는 것이죠. 결국 프라이싱 모델을 구축할 시 '부수적 지급'이 발생하지 않도록 설계해야 하는 부분도 분명 염두해야만 합니다.
d. 정리 및 요약
지금까지 '플랫폼이 만들어지기 위한 3가지 조건'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사용되는 워딩이 낯설 뿐, 이해하기엔 그다지 어렵지 않은 개념들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했던 이야기를 다시 한 번 정리해 봅니다.
결국, 플랫폼을 만들기 위한 방법론은 아래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유저들이 해당 플랫폼을 이용할 만한 동인인 교차보조도구가 필수적이고,
교차보조도구로 유입된 2개 이상의 유저들(양면시장)을 연결할 수 있어야 하며,
플랫폼의 지속가능성과 고객의 UX사이의 균형점에서 워킹하는 적절한 가격전략을 세팅해야 합니다 !
이 세가지가 충족될 때 비로소 '교차네트워크'라는 놈이 작동하기 시작하고, 그 때 우리는 이 서비스를 '플랫폼'이라 부를 수 있습니다.
'이 세가지 중 무엇이 먼저냐'는 상황별 서비스별 다릅니다.
유저의 트래픽을 모으는 게 먼저라면, '교차보조도구'가 가장 먼저 설계해야 할 요소일 것이고,
이미 어느 정도 고객을 끌어들일 만한 동인을 갖춘 서비스라면, 양면시장의 다른 사이드 유저를 정의하고, 프라이싱 모델을 붙이는 게 넥스트 스텝일수도 있죠. 우리가 처해있는 상황이 무엇인지 제대로 들여다보고, 이 세가지를 고려하여 우선순위를 결정할 따름입니다.
마지막으로 더 완벽히 이해해 볼겸 세계 최고의 플랫폼 사업자라 칭할 수 있는 구글은 어떻게 이 세 가지를 설계하며 플랫폼으로 도약하였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구글은 헬스케어, 광고, 클라우드 등 다양한 부문에서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지만 편의상 광고 플랫폼부문에서만 이야기하겠습니다.
1) 교차보조도구 : 구글은 포탈로 시작했기 때문에 다양한 동인들이 유저들을 끌어 들였습니다.
예를 들어 '내가 찾고자 하는 정보를 손쉽게 찾아주는 검색엔진', '사람들의 생산성을 높여주는 Google Apps 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 등이 구글의 교차보조도구라 할 수 있습니다.
2) 양면시장 : 이로 인해 구글은 많은 유저들을 끌어들일 수 있었고, 유저 집군을 두 가지로 정의할 수 있었습니다. 먼저 subsidized segment로는 구글 이용자인 대중으로 잡을 수 있고, 또 다른 유저집군인 Subsidizing Segment는 광고주로 구성할 수 있게 된 것이죠.
3) 가격 전략 : Pricing은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GDN과 같은 광고 모델을 기반으로 한 수수료입니다. 트래픽이 많다보니, 구글은 광고주에게 광고비를 수수료로 받고, 광고를 게재해 주는 솔루션을 출시하며, 구글은 모든 유저를 만족시키면서 동시에 어마어마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습니다.
e. 계속해서 진화해야 하는 플랫폼의 숙명
하지만 이렇게 플랫폼이 만들어졌다고 해서 끝이 아닙니다. 플랫폼은 유저들이 이탈하지 않고, 경쟁자와 대비한 진입장벽을 계속해서 만들어 나가야만 지속가능성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즉, '새로운 교차보조도구'를 계속해서 고민해야만 합니다. 굉장히 피곤하다고 느껴지지만 플랫포머의 어쩔 수 없는 숙명입니다. 새로운 교차보조도구는 플랫폼 내에 새로운 트리거 요소를 만들어내거나, M&A등을 통해 이를 쉽게 달성할 수도 있습니다. 구글이 Youtube를 인수한 것 또한 새로운 교차보조도구를 마련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 외 페이스북이 오큘러스를 인수한 것 또한 페이스북 SNS 내에 유저들이 계속해서 새로운 경험(VR경험)을 할 수 있도록 새로운 교차보조도구를 마련한 예라고 할 수 있죠.
OUTROㅣ "성공적인 플랫폼을 만드는 일은 Art와도 같다 "
이제 이번 글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사실 간단한 3가지에 대한 이야기인데 풀어쓰자니 글이 길어졌네요..
교차 네트워크가 발생하는 플랫폼을 기획하고 만들어 내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차별화된 교차보조도구를 통해 유저들을 끌어들일 수 있어야 하고,
지속가능성을 좌지우지 하는 Pricing 모델을 구축해야 하며,
이 프라이싱 모델이 플랫포머 입장에서는 수익을 Maxmize시키며
두 유저 (subsidized Target / Subsidizing Target)에게 합리적으로 인식되어 서비스를 이탈하지 않고,
그들이 만족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거기에다가 한 번 플랫폼을 완성했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플랫포머는 새로운 교차보조도구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서비스에 적용해야만 영속할 수 있습니다. (옛말처럼 세상엔 쉬운게 하나도 없네요...)
그래서 저는 이 세 가지를 충족시키는 플랫폼은 일종의 Art라고 생각하고,
이렇게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한번 구축된 플랫폼이 경쟁업체에게 대체되기 어려운 연유이기도 합니다. (왜 대체되기 어려운지는 추후 연재인 '#4 플랫폼의 특징은 무엇인가'에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래도 이 어려운 것을 해내게 되면 첫 연재인 '#0 플랫폼은 누군가에게 원피스다' 에서 이야기했듯이 '우리들의 원피스'를 발견할 수도 있겠죠.
여기까지입니다.
오늘의 글이 원피스를 찾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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