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첫 번째 시리즈 '플랫폼모델링의 기초'를 뒤로하고, 이번 시리즈에서는 사용자의 습관을 독점하는 플랫폼모델링, 훅모델에 대한 글들을 연재하고자 합니다. 동일하게 플랫폼 모델링의 방법론이지만, 새로운 관점의 모델링 방법론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 같네요.
플랫폼에 과연 모델링이 존재할 수 있을까, 의미가 있는 것인가, 세계적인 위치에 올라간 모든 플랫폼은 과연 이런 모델링에 기초하여 빌딩된 것일까, CEO나 기획자의 감각적인 기획에 의해 이뤄지는 것은 아닌가, 한 번에 완성된 플랫폼이란 존재하지 않고, 부족한 채로 탄생하였지만 고객을 관찰하고, 개선되면서 지금의 서비스가 만들어진 것은 아닐까 등등의 이러한 플랫폼 모델링의 무용함, 또는 의구심이 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어찌보면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모델링이라는 것이 대부분이 성공한 플랫폼을 통해 도출된 결과론적 분석이고, 모델링이 세상의 진리라면 모델링에 기반한 모든 플랫폼들은 성공했어야 하니까요.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플랫폼 서비스들은 모델링에 기초한다고 하더라도 실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나의 플랫폼을 만드는 과정은 단순한 모델링으로 귀결될 수 없는 수많은 복잡한 변수들이 내재해 있고, 외부환경(재정적 이슈, 법규 등등) 에 커다란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모델링을 공부하는 것이 유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상기에서 이야기한 '성공한 플랫폼을 통해 도출된 결과론적 분석' 이라는 말에 길이 있다고 믿습니다. 무수히 많은 플랫폼 서비스들이 탄생해 왔는데, 그 와중에 성공한 플랫폼들을 보니 '어떤 트리거를 가지고, 이런 유형과 이런 기능적 요소를 갖추고 있더라'를 공부하는 것은 분명 다양한 변수들로 가득 차서 혼란해진 우리의 뇌를 상기시키고, 생각지 못한 부분들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모델링에서 부족한 부분을 우리 스스로 찾아내고, 디벨롭해 나갈 수도 있습니다.
플랫폼을 준비하는, 플랫폼을 공부하는, 플랫폼을 갖고 있는 분들에게 부디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그럼 글을 시작합니다.
INTROㅣ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서비스의 공통점
세계인들이 사용하는 구글, 인스타그램, 유튜브( 또한 구글의 서비스지만) 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
모두, 사람들이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서비스라는 점입니다. 인간의 일상행동의 절반 이상은 무의식을 기반으로 한다고 합니다. 이런 글로벌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처럼, 의식없이 습관적으로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는 거죠. 인스타그램을 하는 우리의 행위를 엿보면, 사실 의식적으로 인스타그램을 켜기 보다, 누군가를 기다리다가, 또는 심심해서 무의식적으로 인스타그램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튜브도 마찬가지고요.
결국 사람들이 우리 서비스를 ‘사용’하게 되는 행동을 유발하기 위해선 그들이 ‘습관’적으로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게 해야 하며, 이는 그들의 무의식을 점유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습관을 독점하는 서비스란 어떤 서비스일까
첫 번째 원칙.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서비스는 고객에게 처음엔 비타민 같은, 나중엔 진통제 같은 존재여야 합니다.
'비타민' 같은 플랫폼 서비스란 나에게 어떤 만족감을 주는, 나에게 어떠한 보상을 주는 단비같은 존재를 의미합니다.
아마존이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 우리는 온라인으로 편리하게, 가장 저렴하게 책을 살 수 있다는 보상의 느낌 뿐만 아니라, 나와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내가 보지 않았던 책중 어떤 책을 구매했는지 엿볼 수 있다는 만족감을 주었습니다.
Airbnb 는 우리에게 처음으로, 여행지에서 보편화된 호텔룸이 아닌 로컬 현지인이 살고 있는 집을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습니다. 넷플릭스는 비디오 대여점에 가지 않아도, 하나의 스마트폰 안에서 무한정 보고 싶은 영화나 드라마를 볼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카카오톡은 처음으로 유료로 텍스트 메시지를 보냈던 시대를 탈피해 무료로 텍스트 메시지를 보낼 수 있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플랫폼은 사람들에게 진통제 같은 존재여야 합니다. 진통제 같은 플랫폼 서비스란, '사용하지 않으면 고통스러울 정도로, 이미 중독된 ' 서비스를 의미합니다. 우리가 심심할 때 마다 습관적으로 보는 인스타그램이 하루에 사라진다면 ? 자기 전에 늘 보다가 잠다는 유튜브가 하루아침에 사라진다면 ? 모르긴 몰라도, 분명 수많은 사람들이 괴로워 할 겁니다.
두 번째 원칙. 충분한 빈도와 유용성
습관을 독점하는 플랫폼 서비스의 두 번째 특징은 바로 충분한 빈도와 유용성입니다. 충분히 사람들에게 많이 사용되며, 사람들이 느끼기에도 임계점 이상으로 유용성을 느껴야만, 플랫폼이 습관의 영역에 자리잡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 하기 그래프 참조)
구글이 사람들의 일상에 습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이 충분한 빈도로 사용(검색)하였고, 검색 결과시 리스트된 아웃풋에 대해서도 사람들은 충분한 유용성을 느꼈기 때문이죠.
아마존(Amazon) 의 경우, 업계 최초로 경쟁사 제품까지 자사몰에 디피하여 가격비교가 가능한 메타 플랫폼으로 포지셔닝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고객들은 전에 없던 좋은 유저경험을 할 수 있었고, 지금의 커머스 공룡 아마존을 만들어낸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습관'을 만들어내는 플랫폼 서비스들의 두 가지 원칙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결국 정리하면 습관이란 두 가지 원칙에 기인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먼저 플랫폼은 '비타민처럼, 그리고 진통제처럼' 고객에게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것이고, 두 번째로는 충분한 유용성을 고객이 느끼며 충분한 빈도로 사용되어야 플랫폼의 유의미성이 성립한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이런 플랫폼은 만들 수 있을까 ?
훅모델은 그 답을 제시합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습관을 독점하는 플랫폼 모델링, 훅 모델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BODYㅣ 계기-행동-보상-투자
훅모델은 생각보다 간단한 프로세스 로드맵 입니다.
고객을 훅 (HOOK) 하기 위해서는 계기를 만들어주어, 우리 서비스를 인지시키고, 이용 (행동)해보게 하며, 이용(행동)시 어떤 형태로든 고객에게 보상을 합니다. 마지막으로 고객이 본인의 콘텐츠, 시간과 돈, 에너지 등을 우리 서비스에 투자하게 함으로써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고객의 습관이 되도록 하는 것이 맥락입니다.
오늘은 이 훅 사이클 중 '계기' 부분에 대해서만 설명할 예정입니다. 계기란, 쉽게 말해 '고객의 행동을 유도하는 방아쇠'를 의미합니다. 여기서 행동이란 우리 서비스의 앱을 다운 받게 하는 것일 수도 있고, 우리 서비스 웹을 방문하게 하는 것일 수도 있고, 회원가입을 하는것, 또는 실제 우리서비스를 탐색해보고, 사용하게 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계기에는 크게 외부계기 (고객이 니즈와 감정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닌 외부환경을 통해 고객이 우리 서비스를 인지하고 행동(이용)하게 하는 것)와 내부계기 (고객의 니즈와 내면의 감정 또는 동기로 인해 우리 서비스를 인지하고 행동(이용)하게 하는 것)가 있습니다.
외부계기
외부계기는 크게 네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구매 계기, 획득계기, 관계계기, 점유계기가 그것입니다. (여기서 워딩들과 분류들은 어떤 프레임이나 모델링 이론의 특성상 분류체계를 쉽게 하기 위해 나온 단어일 뿐이라서 크게 중요하지 않고, 맥락적으로만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각 계기들에 대해 하나하나 살펴보면,
구매계기란 우리가 알고 있는 '유료광고' 유형을 의미합니다. TVCF, 옥외광고 등을 통해 고객에게 우리 서비스를 알리고,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방법입니다.
획득계기란 유료광고를 하지 않았지만, 우연히 노출된 우호적인 언론보도, 앱스토어 인기 순위 등을 통해 고객의 행동을 유도하는 방법입니다.
애플의 앱스토에 들어가 인기 앱 섹션에서 우연히 Amazon Prime Video를 보고, 다운 받는다면, 획득계기의 사례가 되겠죠
다음으로 관계계기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입소문'입니다. 어찌 보면 모든 마케팅 방법론 중 사실 가장 강력한 방법이죠. 예를 들어 친구의 권유로 인스타그램을 사용하지 않던 유저가 처음 다운로드 받게 된다면, 관계계기를 통해 행동을 한 케이스가 됩니다.
플랫포머는 꼭 오프라인에서 발생되는 구전 입소문 뿐만 아니라, 온라인 상에서도 이러한 관계계기를 의도적으로 설계할 수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한 때 친구들이 좋아요한 혹은 공유하기 버튼을 눌렀을 때 그들의 행동에 대한 로그를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린 친구들의 행동(관계계기)을 보고, 해당 게시물이 궁
마지막으로 점유계기란 가장 특이한 외부계기라 할 수 있는데, 다른 계기들과 다르게 유일한 '고객 참여형 계기'이기 때문입니다. 플랫포머의 의도하에 유저가 자발적으로 마케팅 대상이 되는 것을 뜻합니다. 많은 서비스들이 대체로 사용하는 방법은 웹사이트에 방문한 유저가 구독 신청 이메일을 남기게 하는 것입니다. 구독 이메일을 남김으로써 플랫포머는 유저가 다시금 재방문(행동)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습니다. 유저 입장에서 정보를 받아보고자 자발적으로 자신의 정보를 남긴 것이기에, 광고피로도나 거부감이 없다는 것이 큰 장점이기도 합니다.
인사이터의 WBN 구독하기 기능도 사실은 점유계기 하나의 예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https://insight-er.com/mailform/
지금까지 외부계기, 즉 외부환경을 통해 고객이 우리 서비스를 인지하고 행동 (다운로드, 재방문, 탐색, 기타 등등) 하게 하는 방법에 대해 말씀 드렸습니다. 플랫포머로써 우리가 어떻게 외부계기를 만들어야 효과적으로 고객 행동을 유도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모델링을 참조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다음편에서 외부계기보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훨씬 더 본질적이고, 중요한 내부계기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P.S. 현재 저는 인사이터라는 비즈니스토론클럽 커뮤니티를 운영중입니다. 그리고 '플랫폼 독서토론' 오퍼레이터를 맡고 있기도 한데, 혹시 플랫폼 독서를 읽고, 함께 토론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살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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