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윤프🤴입니다. 지난 주말에는 속초 여행을 떠나, 설악산 케이블카를 타게 되었습니다. 케이블카를 타면, 반나절은 꼬박 가야할 거리를 5분 만에 도착해버리는데요. 눈 덮인 설산은, 꽃이나 단풍이 수려한 산과는 또 다른, 뭔가 근엄한 웅장함이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사진에서 볼 수 있듯, 바로 앞이 절벽인데, 아무 안전장치도 되어 있지 않아서 매우 매우 무서웠습니다. 왜냐면 땅이 전부 다 눈으로 얼어서, 스케이트장 같았거든요. '아니 도대체, 케이블카 표는 비싸게 팔면서 뭘 하고 있는 건지, 이러다 사고가 나야, 그제서야 이슈가 되려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사히 살아 돌아온 것을 축하하면서, 이번주 팝콘레터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의 내맘추!☝️

윤프🤴
나의 픽은 다음소희! 작년 칸 영화제 비평가주간 폐막작이어서, 미리 보고 팝콘레터를 통해 후기를 전한 작품. 평범한 듯, 무신경한 가정환경 속에서 취업 전선에 나선 고등학생 소희의 이야기를 다룬다. 더 이야기 하고 싶지만, 옥수수🌽여러분이 직접 보기를 바라며, 소개는 여기까지.
세상이 그리고 그 시스템이 개인을 어떻게 몰아 가는가에 대한 치명적이고, 현실적인 묘사, 그래서 더 충격적인 시선과 감성을 담은 영화. 나도 그저 좋은 환경에 운 좋게 들어간 톱니바퀴인 것이 아닌가, 고민이 된다.
구독자에게 보내는 [팝콘뉴스🍿]
- 장르영화가 주도하는 독립영화 시장🌅
1. 장르영화가 주도하는 독립영화 시장🌅
By 윤프🤴

2023 선댄스 영화제가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주최 될 것 이라는 소식을 듣고, 많은 영화인들이 '드디어 극장이 돌아오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지난 3년 간 극장은 한산해지고, 스트리밍 플랫폼을 소유한 대형 스튜디오들의 상업영화만 생존할 수 있던 '고난의 행군'의 종료를 알리는 신호탄이 선댄스가 될 것이라는 어떤 기대감 같은 것이죠. 그러나 이번 선댄스에서의 영화 판매 현황을 보면, 시장 상황은 약간은 다르게 흘러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선댄스에서 가장 큰 금액에 팔린 영화는 <Fair Play>와 <Flora and Son>입니다. 각각 2000만불에 팔렸으며, 넷플릭스와 애플이 구매했습니다. 두 작품의 판매금액은, 2022년 아카데미에 2개 부문 이상 후보에 오른 영화들 중 절반 이상의 미국 박스오피스보다 훨씬 높은 금액입니다. <탑건: 매버릭>, <아바타2: 물의 길>등 초대형 상업영화 몇 작품을 제외하면, 가장 큰 수익을 냈다고 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뒤집어서 얘기하자면, 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예술영화가 더 이상 극장에서 흥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심지어 유명 감독들이 연출한 작품들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라라랜드>의 감독인 데미언 샤젤의 <바빌론>, 작품을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는 스필버그 감독의 <더 페이블맨스>은 약 1500만불의 미국 성적을 기록하며, 연말 시즌 동안의 흥행을 위해 노력했지만 크게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쓰리 빌보드>를 연출했던 마틴 맥도나의 <이니셰린의 밴시>도 아카데미 9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서부전선 이상없다>와 함께 아카데미의 주역으로 올라섰지만 극장 성적은 1000만불을 겨우 넘기며, 5400만불을 달성한 <쓰리 빌보드>의 성적의 1/5 수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비단 미국 뿐만이 아닙니다. 작년 칸 영화제에서 수상한 <헤어질 결심>과 <브로커> 또한 국내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으며, 오늘 소개한 <다음 소희> 또한 작년 칸 비평가주간 폐막작으로 선정되면 대단히 호평을 받았지만, 현재까지 국내 성적은 6만을 넘겨, 30만이라는 손익분기점에는 도달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죠. 이제는 '영화제에서의 호평과 수상 -> 국내 관객의 관심 -> 극장에서의 흥행' 이라는 흥행문법의 유통기한이 끝나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영화들이 과연 독립영화 시장을 이끌어가고 있을까요. 바로 장르영화입니다. 현재 가장 핫한 독립영화사 A24(물론 '독립' 영화사라고 하기에는 정말 큰 회사입니다만,,, 미국 기준으로는 독립영화입니다)는 올해 Focus Features, United Artists, Searchlight 등 경쟁 독립영화사를 제치고 독립영화 시장의 승자가 되었는데요. 이러한 배경에는 Z세대(MZ에서의 Z입니다) 스릴러 <공포의 파티>, 슬래셔 영화인 <X>와 후속작 <펄>의 흥행이 있습니다. 경쟁사 Searchlight에서도, 스릴러 영 <더 메뉴>(유튜브 알고리즘에 자꾸 뜹니다)의 수익이 Searchlight의 미국 수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죠.

그리고, 이제는 또 말하면 입이 아픈 명작, A24의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가 있죠. 2022년 최고흥행 장르영화인 <에에올원>은 미국에서 7000만 불, 전세계적으로는 1억 불 성적을 달성하는 동시에, 아카데미 11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영화제와 성적을 모두 거머쥔 영화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시장 상황 때문에, 넷플릭스에서 에로틱 스릴러인(즉 장르영화인) <Fair Play> 2000만불이라는 금액에 픽업한 것이겠죠. 작년 애플의 <CODA>도 비슷한 이유에서 판매된 것이라 볼 수 있구요. 스트리밍 플랫폼들은 예술과 수익을 모두 취할 수 있는 작품들을 직접 제작하거나, 초기 단계에 구매하는 전략을 이어갈 것 같습니다. 대형 스튜디오와 굳이 극장 영화로 경쟁할 필요없이, 알짜배기 영화를 독점적으로 서비스하는 것이 가장 비용 대비 효용이 좋은 전략이니까요. 다만 그렇게 된다면, 극장과 그리고 극장 영화들은 앞으로 전망이 더욱 어두워 지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빠르게, 짧게 즐기는 [팝콘토픽🍿]
1. <서부전선 이상없다> 영국 아카데미 7관왕🏆
2023년 영국 아카데미에서 <서부전선 이상없다>가 작품상, 감독상, 촬영상, 외국어 영화상, 각색상, 음악상등 7부문 수상했다!
2. <킬복순> 베를린에서 온 리뷰는?🗡️
베를린영화제에 초청된 <킬복순>의 리뷰가 떴다. Deadline에 의하면 '타란티노식 영화가 생각나는, 잘 짜여진 액션을 수행하는 다양한 등장인물들의, 또 보고 싶은 액션극'이라고 한다. 기대된다!
3. <에에올원> 감독들, 감독조합 장편상 수상🏆
확실히 시상식의 시즌이 온 것 같다. <에브리띵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감독들이 감독조합(DGA) 장편상을 수상했다. 작년 감독조합상 수상자(파워 오브 도그 - 제인 캠피온)과 제작년 수상자(노마드랜드 - 클로이 자오)가 오스카 감독상까지 수상했으니, <에에올원>의 다니엘 콴, 다니엘 샤이너트 감독들도 오스카에 한 발짝 가까워졌다고나 할까...
4. 한국 싫어한다고 하지 않았어...? 중국에서 열린 한국 영화제 암표 성행🎟️
9년 만에 상하이에서 열린 한국 영화제의 표가 순식간에 매진되고, 암표가 성행했다고 한다. 17일부터 25일까지 문화원에서 열린 이 행사에는, 125명이 앉을 수 있었는데, 예약 오픈 5분 만에 모든 예약이 마감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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