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4월의 3주차 북클럽 뿌리 뉴스레터입니다.
구독자님께서는 지난 한 달 어떻게 보내셨나요😊?
한 주는 무척이나 더웠고, 다음 한 주는 다시 쌀쌀해지는 탓에 저는 겨울 옷을 몇 번이나 정리했다가 다시 꺼내는 일을 반복했어요. 날씨 탓인지 체력과 바쁨의 정도도 계속 변화가 있었던 것 같아요.
봄을 양껏 즐기시되, 건강 챙기는 나날 되시길 바라며 뉴스레터 시작합니다🌸.
이번 레터는 3월 29일에 진행했던 자유독서 모임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어요.)

생각이 깊어질수록 말이 조심스러워지는 사람들
책을 읽고, 모르는 단어를 찾아보고, 뉴스 한 줄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왜?”를 덧붙이기 시작하면 세상이 조금 다르게 보이는데요. 예전에는 그저 멀게만 느껴졌던 환율 이야기나 투자 이야기에서 그 숫자를 움직이는 구조가 더 궁금해지는 식으로요.
처음에는 이 변화가 꽤 반갑습니다. 세상을 더 입체적으로 느끼는 기분이 들거든요.
그런데 일상적인 것들을 이런 식으로 고민하는 습관을 들이고 나면, 어느 순간 종종 벽에 부딫히는 기분일 때가 있어요.
👉 더 많이 읽고, 더 많이 생각하고, 무언가를 더 오래 붙들수록 친구들과의 대화에 이전처럼 가볍게 함께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는 것.
예전에는 “그런가 보다” 하고 넘겼을 이야기에서 주춤하기도 하고, 반대로 내가 흥미롭게 여기는 이야기를 꺼냈을 때는 상대가 피곤해할까 봐 한 번 더 멈추게 됩니다.
"말하다가도 그냥 여기까지만 말해야겠다. 이럴 때도 많이 찾아와요."
"아 여기서는 여기까지만 말해야겠구나."
- 이 얘기를 여기까지 해도 될까,
- 괜히 아는 척처럼 들리진 않을까,
- “왜 그렇게까지 해?”라는 반응이 돌아오진 않을까.
그래서 말을 점점 더 줄이게 되기도 해요.
"그런데 기본적으로는 다 여리고 화초같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같은 주제에서도 각자는 서로 다른 질문을 떠올립니다.
누군가는 눈앞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관심이 있고, 누군가는 그 문제를 만드는 구조를 알고 싶어 하기도 해요. 똑같이 투자 공부를 하더라도 누군가는 “그래서 지금 뭘 사야 하지?”에 집중하고, 다른 사람은 "왜 이렇게 움직이지?"가 관심일 수 있어요.
이렇게 내가 모르는 것을 더 알고 싶어 하고, 정리하고 싶어 하는 마음은 관련한 책이나 자료를 더 찾아 읽게 되는 계기가 되고는 합니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반복적으로 하다 보면, 세상을 보는 시야가 다채로워진 것을 느끼죠.
이렇게 질문하고 나의 궁금증과 호기심을 탐험해서 해결해내려는 (=문제해결의식) 의지는 무척 중요해요.
👉 다만 이렇게 파고 드는 방향이 다르면 대화의 속도도, 대화에서 느껴지는 깊이도 달라질 수 있어요.
👉 현실에서는, 질문을 아예 떠올리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이 더 많기도 해요.
(이들은 종종 자신의 욕구를 인지하지 못하거나, 욕구가 있더라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단 생각을 덜 해요.)
그래서 스스로 읽고 탐험한 것들이 많을수록, 깊게 생각하고 내가 모르는 한계를 뚫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수록, 오래된 친구와도 어느 순간부터 말이 잘 안 통하는 (속상하거나 아쉬운) 경험을 하게 되기도 하더라고요.
마음이 멀어지진 않았는데, 어느새 세상을 보는 방식이 달라지는 걸 체감하는 거죠.
"(저는) 그 막힌 걸 뚫는 게 제일 재밌다고 생각을 했어요."
"근데 한쪽에서는 그러는거죠 '왜 막힌걸 뚫어야 돼? 왜 뚫지?'"
"그걸 싫어하는 사람도 엄청 많아요. 싫어해요."
"맞아요. '아 쟤 되게 불편하게 산다' 약간 이 느낌으로 …"
- 내가 흥미롭게 여기는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괜히 무거운 얘기처럼 들리고,
- 내가 공부하듯 찾아본 내용이 누군가에게는 “굳이 그렇게까지?”의 영역이 되기도 했어요.
공통적으로 이런 경험을 하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더라고요.
이럴 때 우리는 왠지 내 마음은 조금 침잠하는 기분이 들어요. 소중한 친구들과의 관계는 무난하게 흘러가도록 노력하지만 왜인지 외로운 감정이 생기기도 하고요.
외로움은 내 색깔을 (의도적으로) 흐릴 때 찾아옵니다
생각해 보면 외로움은 꼭 혼자 있을 때만 오는 게 아닌 것 같아요.
함께 웃고, 같이 밥을 먹고, 오래된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어도 정작 내 마음 속의 생각이나 고민은 꺼내지 못할 때가 있죠.
“같이 있긴 한데, 다 같이 있는 건 아닌 것 같다”는 기분이요.
"좋은 걸 알게 되면 친구들한테 권했었거든요. 그런데 오히려 친구들이 불편해 하는 걸 많이 느꼈어요."
"그런 생각이 들어요. 이 얘기는 하면 안 돼."
"어쩔 수 없는 외로움이랄까. 그런 게 있죠."
👉 함께 있지만 나의 선명함을 계속 흐리게 두어야 하는 상태.
어쩌면 그게 생각이 깊어지는 사람들이 자주 겪는 외로움의 정체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혼자라서가 아니라, 온전하게 나의 명확함을 드러낼 수 없어서 생기는 감정인 거죠.
그래서 이번 대화에서 저는 약간의 위안을 느꼈는데요,
서로가 가진 외로움을 과장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나는 남들과 달라] 같은 방향이 아니라, 오히려 [말할 수 있는 자리가 점점 줄어드는 느낌]을 공유할 수 있어서요.
우리가 느끼는 건, 각자가 대단해서 생기는 외로움은 아니었어요.
오랜 친구나 지인들과 함께 할 때 일상적으로 느끼는 불편함에 더 가까웠어요.
정답보다 ‘통하는 자리’가 점점 더 소중해져요
북클럽 뿌리가 주는 힘도 거기에 있는 것 같아요.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는 점을 우리는 늘 이해하니까요.
우리는 깊게 생각하거나 질문하는 태도를 소중하게 여기고요.
어떠한 사람들에게는 생각을 끝까지 또렷하게 이어나가고, 그 이어나간 것들을 말해도 괜찮은 자리인 것 같습니다.
"친구와는 친구들이랑 하는 얘기가 있고, 또 여기 와서 하는 얘기가 있어요."
- 질문을 해도 유난스럽지 않고,
- 설명을 조금 길게 해도 민망하지 않고,
-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아니었구나”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
혼자 읽을 때는 막연했던 문장이더라도 대화를 통해 주고받으면서 더욱 또렷해지고,
내 안에서만 맴돌던 생각도 누군가의 말을 통해 정확한 형태를 갖추기도 하죠.
👉 “아, 내가 느꼈던 게 이거였구나.” 하는 공감대가 나를 꽤 오래 버티게 해요.
지식을 더 얻어서라기보다, 내 감각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인을 받는 일이기 때문이에요.
우리 각자가 세상을 더 잘 읽게 되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생기는 외로움을 조금 줄이고, 각자의 사는 방식을 지켜나가게 해주는 일도 그만큼 중요하다는 걸 이번 대화를 통해 다시 돌아보게 됐어요.
끝까지 생각해도 괜찮은 커뮤니티
책을 읽으며 깊은 생각을 하는 습관을 들이고
세상을 다양한 시각에서 다채롭게 볼 수록 외로워지는 순간은 앞으로도 아마 계속 있을 겁니다.
지식이 늘어날수록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모든 관계를 유지할 수도 없겠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생각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고 싶지는 않을 거에요.
결국 우리를 조금 더 멀리 데려가는 건, [나만의 끝]을 찾아가려는 마음이니까요.
이 때 필요한 건 스스로를 덜어내는 법보다,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환경이라 생각해요.
📚 북클럽뿌리는 거창한 해결책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그런 사람들에게 “계속 생각해도 괜찮다”는 신호는 되어주려고 합니다.
때로는 이런 신호 하나만으로도, 다시 책을 펼치고 내 생각을 믿어볼 힘이 생기니까요 :)
이번 대화에서 건질 것 다섯 가지
- 생각이 깊어질수록 세상은 더 입체적이고 선명하게 보이지만, 사람들과의 대화는 오히려 더 조심스러워질 수 있어요.
- 대화가 어긋나는 이유는 각자가 세상을 읽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에요.
- 외로움은 혼자 있어서보다, 내 색깔을 자꾸 흐려야 할 때 찾아와요.
- 모두와 통하려 애쓰기보다, 질문과 생각을 자연스럽게 주고받을 수 있는 자리가 우리에게 필요해요.
- 북클럽 뿌리는 책을 읽는 모임이면서 동시에, 생각이 깊어지는 과정에서 생기는 외로움을 덜어주는 커뮤니티가 되어줄게요🥰
오늘 뉴스레터는 여기까지예요.
다음에도 혼자 읽기엔 조금 아까운 대화를, 뉴스레터로 먼저 정리해 전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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