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AI 영화 수업을 하면 가장 먼저 하는 실습은 '사진첩'에서 소재 찾기입니다. 퍼미에 팀에서 올해 AI 교육 회의를 할 때 주요 쟁점은 AI 툴이 더 앞서있는 시대의 트렌드 속에서 어떻게 수강생들에게 기획의 중요성을 알려줄 것인지를 논의했습니다.
제가 좋은 기획을 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시구문을 기획했을 때, 그리고 지금 픽셀 용사 지크를 제작하고 있을 때의 마음을 되돌아가 봤습니다. 저는 결국 주변의 것들에서 찾고 있었습니다. 실사 영화 시나리오를 쓰던 시절 저는 주변의 것들을 보지 못했습니다. 누구나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를 찍고 싶고 여전히 그렇습니다. 20대 초반 저에게 그런 능력과 시야는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본인이 좋아하는 이야기를 쓰라는 교수님들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던 때였습니다.
사실 시구문을 연출하기 전까지 연출을 해야겠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몇 년간 촬영 감독 일을 하면서 내공을 쌓아도 다시 연출을 해보려 하면 기획 단계에서 막혔습니다. 이제 알렉사 미니는 너무 저렴해졌고, 예전에 눈을 반짝이며 보는 카메라와 렌즈는 맘만 먹으면 단편영화에도 쓸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장비를 쓸 줄 안다고 좋은 영화를 기획할 수 있었나요? 생각해 보면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AI 툴 중에서 가장 좋은 툴이 뭐냐고 물어보는 분들을 보면 알렉사 미니를 보며 눈을 반짝이던 옛날의 저의 모습이 생각이 납니다. 저 카메라만 쓴다면 내가 영화제의 촬영상을 휩쓸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좋은 Seedance, Kling을 몇 번 써보고는 실망하는 눈빛들을 보면 제가 알렉사 미니로 처음 단편을 찍었는데 정작 영화는 실망스러웠던 그 눈빛이 생각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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