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50] 🍄 돌비 사운드로 들어야할 찐하고 풍성한 R&B 노래 세 곡

안녕하세요, 어린이날에 인사 드리는 로이🍄입니다. 여러분께 가장 기억에 남는 어린이날 선물은 무엇인가요? 저는 어린 시절 친척 어른께 받은 그랑죠 로봇 프라모델이 생각이 납니다. 관절 하나 하나가 정교하게 꺾이는 아주 정교한 프라모델이었죠. 이제는 어린이를 키워야 할(?) 나이가 되었지만 여전히 어린이날은 그 시절 행복한 동심을 떠오르게 만듭니다.

어린이날이 되었다는 것은 지금이 계절의 여왕인 5월이라는 뜻이지요. 아름다운 날씨와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날 등 소중한 사람을 위한 기념일들이 더없이 우리의 일상을 즐겁게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더욱이 설렘이 더한 것은 이제 마스크를 벗을 수 있는 시대가 왔다는 것입니다. 점심 시간에 회사 근처의 공원을 거닐다 마스크를 살짝 벗어보았답니다. 어색했지만 오랜만에 느껴보는 기분 좋은 순간이었습니다. 개운하고 편안했습니다. 우리는 본디 이런 모습이었다는 것이, 이러한 자연스러움이 우리에게 필요했다는 것이 새삼스레 느껴졌답니다.

음악을 듣는 동기도 여러 분위기와 감정에 좌우되는 것 같습니다. 확실히 기분 좋은 날씨와 설레는 마음이 더욱 음악을 찾게하기 마련이지요. 레드벨벳 이후 최근 3주간은 음악을 그렇게 많이 듣진 않아 이번 PRIIISM에는 어떤 곡을 소개해야할 지 고민이었는데요. 5월의 날씨 덕분에 애플뮤직을 켤 수 있었답니다.

애플뮤직의 가장 큰 좋은 점 중 하나는 몇몇 곡을 돌비 아트모스 사운드로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아주 훌륭한 스피커나 헤드폰이 아닐지언정 에어팟만으로도 그 몰입감이 상당합니다. 이번주는 돌비 아트모스 사운드로 풍성한 공간감을 느낄 수 있는 R&B 음악을 소개드립니다. 

📧 추신, PRIIISM 뉴스레터는 상단의 '🌏웹에서 보기' 버튼을 누르면 보다 쾌적하게 읽으실 수 있습니다.

🍄 Giveon - Lie Again

마치 방랑자처럼 이곡저곡을 기웃거리다가 발견한 곡이 바로 기브온(Giveon)의 2022년 4월 따끈따끈한 신곡 <Lie Again>이다. 풍부한 음색 덕분인지 블루스향이 짙은 R&B 곡이다. 기브온은 이번 기회로 처음 알게 되었는데, 그도 역시 1995년 생으로 최근 여럿 등장하고 있는 젊은 신진 R&B 아티스트 답게 세련된 음악을 선보인다. 이번 곡의 제작도 직접 했다고 하니 음악적 역량도 뛰어난 것 같다.

여담으로 <Lie Again>이 만들어진 배경은 나름의 속 사정이 있다. 기브온은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싱어송라이터이자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저스틴 스카이(Justin Skye)와 교제했다 결별했다. 결별 사유는 기브온의 바람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녀는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통해 기브온이 다른 여자와 문자한 내역을 발견했다고 밝혔으며, 해당 사건을 <What a Lie>라는 노래로 제작해 발표했다. "User, what a user / A blessing, learning lessons / I see then for entertaining leeches / My poison was your peaches". 기브온은 저스틴 비버(Justin Beaber)의 메가 히트곡 <Peaches> 피처링에 참여한 바 있다.

그리고 그 곡에 반응해 기브온이 낸 곡이 바로 <Lie Again>인 것이다. 그는 이 곡에 대해 스스로 말하길 "자기 자신과의 내전에 대한 이야기로, 추악한 진실을 받아들이고, 연인의 과거의 유령을 포용하지 않는 것에 대한 이야기이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저스틴 스카이는 "Weak Ass Song(...)"이라고 했지만. 하여튼 진흙탕으로 번진 두 남녀의 사정은 안타까우나 덕분에 이들의 이야기는 어떤 의미로 하나의 영감이 되어, 아니 돌비 사운드가 되어 내 귀를 즐겁게 하고 있느니 이거 참 고마워해야할지 말아야할지 모르겠다.

🍄 The Weeknd - Wasted Times

이제는 탑티어 R&B 아티스트를 넘어 명실상부 글로벌 슈퍼스타의 자리에 오른 더위켄드(The Weeknd).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을 닮은 듯한 음색과 일렉트로닉, 신스팝, 심지어 최근 앨범 [Dawn FM]에서는 시티팝과의 결합을 선보이는 등 다양한 장르와의 조화로 많은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의 가장 큰 장기로는 큰 홀을 가득 채울 만한 공간감 넘치는 팔세토 창법을 꼽는데, 이러한 장기가 가장 잘 느껴지는 곡이 2018년 발표한 EP [My Dear Melancholy,]에 수록된 <Wasted Times>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곡도 꽤나 그 배경과 내용이 찐하다. 너무 찐해서 위스키 맛이 날 정도다. 더위켄드는 2015년부터 모델 벨라 하디디(Bella Hadi)와 교제했는데, 2년간 만남 후 결별했다. 후에 그는 가수 셀레나 고메즈(Selena Gomez)와 교제하다 다시 10개월 만에 헤어졌는데, 이 곡 <Wasted Times>은 옛 연인이었던 벨라 하디디에게 다시 구애하는 노래라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가사 속 "당신은 승마 선수였다, 챔피언처럼 나에게 올라타라(You were equestrian, so ride it like a champion)"는 표현이 나오는데, 벨라 하디디는 어린 시절 승마선수였다. 노래를 듣는 셀레나 고메즈의 마음이 영 좋지 않았을 테다. 뭐 상관 없으려나? 셀레나 고메즈는 더위켄드와 헤어진 뒤 얼마되지 않아 저스틴 비버와 사귀었다. (저스틴 비버 재등장!)

어쨌든 이 곡이 수록된 앨범은 팬들에게 전작 정규앨범 [Starboy(2016)]와는 다르게 더위켄드의 과거 믹스 테이프 시절의 감성이 날 것처럼 살아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상실과 애정, 애증의 감정들이 그를 예전의 영감을 불러일으킨 것일까? 복잡하고도 복잡한 그의 속마음을 반드시 돌비 사운드로 들어보자.

🍄 Daniel Caesar - Superposition (ft. John Mayer)

대니얼 시저(Daniel Caesar)를 알게 된 것은 잠시 캐나다에 머물던 2017년이었는데, 캐나다의 한 친구가 자기네 동네 출신의 유명한 뮤지션이 있다고 한번 들어보라는 추천 덕분이었다. 써놓고 보니 친구가 대니얼 시저와 마치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절대 그렇진 않다. 당시 나는 캐나다 뽕에 빠져서 Made in Canada라면 뭐든 좋아했기에 다니엘 시저의 노래도 항상 애플뮤직 플레이리스트에 놓고 지겹게 들었다.

다니엘 시저는 가정 환경상 초기엔 가스펠에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그는 이를 탈피하고 싶었고 프랭크 오션(Frank Ocean), 칸예 웨스트(Kanye West), 비욘세(Beyoncé)를 참고하였으며 더 도어스(The Doors)의 짐 모리슨(Jim Morrison)에게 영감을 많이 얻었다고 한다. 흑인 음악의 스테레오타입인 가스펠과 R&B를 벗어나 장르를 넘나드는 다양한 시도를 한 것이다. 특히, 2019년 발표한 정규 2집 [CASE STUDY 01]은 앨범 제목처럼 다양한 뮤지션들과의 협업과 실험이 돋보이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Superposition>은 대니얼 시저 특유의 실험적 시도가 물씬 드러난 곡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현존 최고의 기타리스트 존 메이어(John Mayer)와 함께 작업한 곡이다.

다니엘 시저의 아름다운 미성에 존 메이어의 감성 넘치는 연주가 수를 놓는다. 중첩을 주제로 자신의 세계를 설파하는 난해한 가사도 매력적이다. 앞선 두 곡이 진득한 치정이 발현된 것이라면 대니엘 시저는 자기 스스로에게서 영감을 받는 경향이 강한 것 같다. 음과 양, 움직임과 멈춤, 나와 신 등이다. 앨범 전체를 한번 감상해보길 추천한다. 사랑 이야기뿐만 아니라 그의 고뇌와 철학을 들어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PRIIISM을 읽고 하고픈 말이 있다면?

PRIIISM에게 답장 쓰기

📬 PRIIISM은 3인의 발행자가 매주 순차적으로 발송합니다. (숑-콜리-로이 순)

📌 PRIIISM이 마음에 드셨나요? 그럼 수줍게 구독과 공유를 부탁드려요.

🎤 여러분의 자유로운 의견과 소감, 댓글로 남겨주시면 꼼꼼히 체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