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41] 🍄 We Will Be There 💙💛

안녕하세요. 여러분! 로이🍄입니다. 평온한 한 주 보내셨나요? 저에게 올겨울은 많이 추웠답니다. 특히, 지난 주는 겨울이 마지막 힘을 쏟은 건지 칼바람이 매서웠는데, 어느새 추위 물러가고 따뜻한 봄이 온 것 같습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경량 패딩을 입고 출근했는데, 무척 덥더라고요. 하지만 지구 반대편은 여전히 냉랭한 겨울이 계속되는 것 같습니다. 군인, 민간인 할 것 없이 쏟아지는 맹렬한 포탄에 포신은 계속해서 열을 내뿜지만, 우리는 그런 식의 열기를 기대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처음엔 단순히 국경 사이에서의 분쟁이겠거니 했습니다. 2014년 돈바스 사태와 비슷하지 않을까 했죠. 하지만 생각 이상으로 본격적이었고, 상상 이상으로 블라드미르 푸틴은 진심이었습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전차 행렬이 국경을 넘었고 키이우(키예프)에는 공습 경보음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우크라이나의 볼로드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마침내 국가총동원령을 내렸습니다. 저의 오랜 영웅이었던 축구선수였던 안드리 셰브첸코 감독도 징집 대상이었습니다. 남의 나라 이야기 같던 저는 그제야 진짜 전쟁이란 것을 깨달았습니다. 

지난 주 몇몇 외국의 뉴스 영상을 보았습니다. 그들은 중동이나 아프리카가 아닌 푸른 눈과 금발 백인이 전쟁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적이라며 감정적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그들의 무의식 속에 깔린 우월주의에 어이가 없었지만, 마찬가지로 저 역시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외의 세계 각지에서 지금도 계속되는 수많은 전쟁과 분쟁에는 무관심했음을 인정합니다. 미안함과 애달픈 마음을 담아 오늘만큼은 정말 전 세계 모든 이들의 평화를 기원하며 노래를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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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cade Fire - Neighborhood #1(Tunnels) 

아케이드 파이어(Arcade Fire)의 첫 번째 정규 앨범 [Funeral(2004)]은 그들을 대표하는 앨범이자 2000년대 가장 위대한 인디록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과잉이라고 느껴질 만큼, 절제 따윈 없는,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그대로 앨범에 녹여냈는데 주로 상실과 슬픔이 앨범 전반에 드러난다. 특히, 1~3번 트랙의 Neighborhood 시리즈의 첫 곡 <Tunnel>은 이들의 색깔을 가장 잘 드러내는 노래이자, 상실감을 오롯하게 느낄 수 있는 명곡이다.

시민들은 조국을 수호하기 위해 가족과 연인과 눈물의 이별을 했다. 남녀 할 것 없이 총과 칼을 들고 민병대가 되었다. 어머니는 침략자의 총구에 맞서 너희들의 노래로 돌아가라고 소리쳤다. 침략에 동원된 줄 모른 채 자식을 전쟁터로 보낸 부모님은 자식을 돌려달라 애원했다. 디나모 키이우(키예프) 축구 선수들은 축구화 대신 군화를 신었다.

어제도 두 우크라이나 축구선수의 전사 소식을 들었다. 총성 없는 전쟁이라던 경기장에서 불을 뿜던 선수들이, 진짜 총탄에 산화했다. 채 수습도 되지 못한 채 길바닥에 방치된 러시아군 시신 위에는 눈에 뒤덮였다. 눈으로 이 모든 참상을 가릴 수 있으랴. 눈발을 헤치고 돌아오길, 라스푸티차를 헤치고 모두 고향으로 돌아오길, 산자도 망자도 모두 터널을 거쳐 저마다의 안식처로 돌아오길 염원한다.

🍄 U2 - "40"

U2의 세 번째 정규 앨범 [WAR(1983)]는 본격적으로 자신들이 어떤 존재가 되겠다는 미션을 세상에 천명한 앨범이다. 북아일랜드와 영국의 분쟁 역사인 '피의 일요일' 사건을 다룬 <Sunday Bloody Sunday>를 시작으로 핵무기의 위험성을 다룬 <Seconds> 등 앨범 전반에 사려 깊은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여담에 따르면, U2는 [WAR] 앨범 작업 시 풍성한 메시지를 담은 9개 트랙의 뒷문을 닫아줄 마지막 트랙이 필요했는데, 보컬 '보노'가 성경의 시편 40편을 펼쳤다고 한다. 그 구절에 영감을 받아 작곡 10분, 녹음 10분, 믹스 10분, 추가 연주 10분으로 총 40분만에 모든 작업을 끝냈다고.

시편 40편은 다윗이 고난에서 자신을 구원한 여호와를 찬양하는 노래다. "내가 여호와를 기다리고 기다렸더니 귀를 기울이사 나의 부르짖음을 들으셨도다. 나를 기가 막힐 웅덩이와 수렁에서 끌어올리시고 내 발을 반석 위에 두사 내 걸음을 견고하게 하셨도다." 그러나 시편 40편의 끝맺음과는 달리 보노는 다시 <Sunday Bloody Sunday>의 가사를 재인용하여 메시지를 던진다. "How long to sing this song?" 언제까지 이 노래를 불러야 할까? 평화를 기원하는 이 노래가 멈추는 것이 진정한 평화일 테다.

🍄 The Jackson 5 - I'll Be There

팝의 황제이자, 누구보다 평화를 염원했던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은 1999년 역사적인 내한 공연 이후 "한국이 통일되면 다시 내한 공연을 오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그 약속은 이뤄지지 못한 채 황제는 영면에 들어갔고, 여전히 한반도는 남북으로 갈라져 있다. <Heal the World>, <Man in the Mirror>, <Black or White> 그리고 <We are the World>까지 황제의 메시지가 담긴 수많은 노래들이 있지만, 가장 마음을 울리는 노래는 잭슨5(The Jackson 5) 시절의 <I'll Be There>이다. 

마이클 잭슨이 이 노래를 불렀을 때, 그의 나이는 겨우 12살이었다. 하지만, 평단은 "나이를 뛰어넘는 지혜와 이해력, 우아함으로 이 아름다운 노래를 불렀다"라고 평했다. 상업적으로도 성공했는데, 이 노래를 통해 잭슨5는 4개 싱글 연속 1위를 기록한 최초의 흑인 남성 그룹이 되었다. 당연히 그래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전 세계 이름 모를 장소에서 고통받고 있을 이름 모를 사람들을 위해 기도한다. 수년 전 우리 모습이었을지도 모르고, 어쩌면 언젠가 우리가 그런 모습일지도 모른다. 모쪼록 이 세상에 평화가 찾아오길. 모두 함께 평화의 노래를 부르는 그 날이 찾아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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