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80] 🍄 대한민국! 짝짝짝짝짝!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12월 첫날에 인사드리는 로이🍄입니다. 요즘 날씨 너무 솔직하지 않나요? 겨울이 되었다고 그렇게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질 줄이야! 우리 구독자님 일상 생활하시면서 옷 따숩게 입고 다니시고 든든하게 식사하시면서 건강 챙기셨으면 좋겠습니다. 함께 이번 겨울도 잘 흘려보내봅시다! 늘 그렇듯 이번주에도 어떤 이야기와 어떤 음악을 다룰지 고민했는데요. 평소 즐겨 듣는 음악을 소개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또 지금 이 순간에만 소개하고 나눌 수 있는 노래들도 있으니까요. 그러다보니 월드컵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더라고요!

때마침 이번 PRIIISM 발행을 준비하는 기간에 지구 반대편 카타르에서는 치열하게 월드컵 조별예선이 치러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선수들도 땀을 흘리며 두 경기를 치렀죠. 비록 모두 결과를 만들어내진 못했지만, 저는 경기를 보면서 뜨거운 감동을 느꼈답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늘 절대적인 약자 입장으로 어쩔 수 없이 우리가 해야만 하는 플레이를 했는데, 이번만큼은 동등한 방식으로 우리도 대등하게 싸울 수 있었다는 것을 증명했으니까요.

무엇보다 90분의 짧은 시간 동안 인생의 모든 것을 걸고 뛰는 선수들의 노력이 화면 밖으로도 느껴졌습니다. 내일이면 포르투갈과 운명의 3차전이 치뤄질 예정인데요. 결코 쉽지 않은 상대이지만 결과와 상관 없이 우리 선수들이 최선을 지난 두 경기처럼 다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두 경기에서 느꼈던 감동을 다시 느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하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선수들을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오늘은 역대 기억에 남는 월드컵 관련 노래들을 가져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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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icky Martin - La Copa De La Vida (1998 France World Cup)

98년 월드컵은 나의 기억 속 첫 월드컵이다. 당시 초등학교 저학년생이었기에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세 가지가 기억에 남았던 것 같다. 성큼성큼 긴 다리로 경기를 뛰어다니더니 뜬금없이 헤딩골로 월드컵을 들어올린 프랑스의 축구신 지네딘 지단(Zinedine Zidane), 그리고 당대 최강의 팀이었던 네덜란드에게 0:5로 처참하게 패배하던 대한민국, 마지막으로 어린 나에게 남자도 섹시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 리키 마틴(Ricky Martin)이다.

리키 마틴의 이 월드컵 주제가 <La Copa De La Vida>는 지금까지도 역대 월드컵 주제가 중 최고로 평가 받을 뿐만 아니라 리키 마틴이라는 가수를 전 세계에 알린 그의 커리어 역사상 가장 정점이었다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종전의 히트를 친 곡이다. 푸에르트리코 출신의 히스패닉 가수였던 그가 프랑스 월드컵의 주제가를 부른 이유는 아마도 그의 앨범 [A Medio Vivir]에 소속된 싱글 <Maria>가 프랑스에서 큰 인기를 얻었기 때문이 아닐까. 미국과 유럽에 라틴 음악을 전하던 리키 마틴은 이 곡을 계기로 우리나라에서도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게 될만큼 글로벌적인 인기를 누리게 된다.

어느덧 24년이 지난 지금, 리키 마틴은 과거의 앳된 꽃미남의 모습은 사라지고 농익은 섹시스타(!)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리키 마틴하면 섹시한 라틴 남성의 표준으로 뽑힐 만큼 커리어 내내 섹스 심볼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는데, 덕분에 여러 패션쇼에 서기도 했고 심지어 게이들이 가장 사랑하는 가수로도 줄곧 뽑혔다. 그리고 지난 2010년 공식적으로 커밍아웃을 했으며 현재는 남편과 4명의 자녀와 함께 가정을 꾸리고 있다.

🍄 K'NAAN - Wavin' Flag (2020 South Africa World Cup)

어쩌면 월드컵 주제곡의 전성기는 2010년이 마지막이 아닐까? 2014, 2018, 그리고 이번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더이상의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끄는 주제곡이 나오지 않는 느낌이다. 그런 의미에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주제곡은 조금 특별하다. 기존의 월드컵 주제곡들이 정말 '축구인들이 좋아할 만한', '축구 음악적으로 좋은' 주제곡들이었다면, 지금 소개할 케이난(K'naan)의 <Wavin' Flag>는 그냥 음악 자체적으로도 완성도가 높은 명곡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 곡은 정식 주제가는 아니다. 피파(FIFA)의 오랜 파트너인 코카콜라가 프로모션 송으로 이미 존재했던 곡을 리믹스하여 활용한 것이기 때문이다. 애초에 월드컵과 상관없이 만들어진 곡이었기에 완성도가 높았던 것 같다. 여담으로 정식 주제가인 샤키라(Shakira)의 <Waka Waka (This Time for Africa)>도 역대 월드컵 주제가 중에서 가장 대중적인 사랑을 받았다. 그럼에도 이 곡이 더 마음에 끌리는 것은 축구라는 스포츠가 만드는 전 세계의 평화와 화합의 가치가 가장 잘 드러나기 때문이 아닐까.

소말리아 출신의 캐나다인 케이난은 자신의 모국인 소말리아의 내전과 그들의 자유를 노래하기 위해 이 노래를 지었다고 한다. 음악 만큼이나 노래 가사도 희망적인데, 심지어 케이난은 이 노래를 주제로 동화책↗을 만들기도 했다. 또한, <Wavin' Flag>는 남아공 월드컵이 열리기 전에도 아이티 지진 참사 구호기금을 마련하기 위한 캐나다 뮤지션들의 슈퍼그룹 프로젝트↗에도 불렸다. 에이브릴 라빈(Avril Lavigne), 저스틴 비버(Justin Bieber), 드레이크(Drake) 등이 참여했다! 여러모로 평화와 화합, 그리고 자유를 상징하는 노래로 월드컵과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노래다.

🍄 조수미 - Champions (2002 Korea/Japan World Cup)

그래도 역시 한국인이라면, 최고의 월드컵은 2002년 한일월드컵이 아니겠는가. 전국민이 그야말로 행복한 도파민에 취해 있었던, 과장을 더해 단군 이후로 우리 역사에서 유일하게 국민 모두가 진심으로 하나가 되었던 그 한달이 바로 이 때였다. 지금도 그날의 영상을 보면 가족끼리 함께 껴안고 소리치던, 아파트 단지가 흔들리던, 광화문과 시청이 붉게 물들던 기적과도 같은 추억들이 떠오른다.

한일월드컵에도 공식 주제가는 따로 있었다. 하지만, 우리 마음 속에는 이 노래가 가장 기억에 남을 것이다. 조수미의 <Champions>은 우리나라에서 국가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자체 제작한 곡이다. 거기에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의 목소리까지 더하니 국뽕에 국뽕에 국뽕을 더한 감성을 느낄 수 있다. 그래도 아무렴 어떠랴 그 순간만큼은 우리 모두 한 공동체이자 시민으로서 국뽕을 마음껏 느끼지 않았던가. 

이 곡을 마지막에 넣은 이유는 내일 있을 결전의 경기를 응원하기 위해서다. 우리가 목표했던 16강을 가려면 일단 이 경기를 이기고 많은 경우의 수를 생각해야한다. 모 통계처에서는 우리가 16강에 진출할 확률을 9%로 뽑았다. 하지만 그런 성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말 최선을 다하는 마음, '꺾이지 않는 마음'이 아닐까! 월드컵이라는 큰 축제에서 활약하고 있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 선수들은 모두 챔피언이다. 그리고 마지막 휘슬이 불리는 그 순간까지 선수들과 함께 응원하며 함께 뛰는 우리도 모두 챔피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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