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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1 (23.10~24.05)

[프로브톡 7화] 딱히 틀린 건 아니지만 ①

2023.10.16 | 조회 547 |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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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틀린 말인가요?"
"다른 팀원들이 그런 걸 언짢아 하는 것도 문제야"
"그럼 그걸 고쳐야 하는 게 아닌가요?"
"이해하고 공감도 하지만 9명이 불편해 한다면 나는 그들을 선택해야 해. 너가 선택해. 변하든가, 관두든가".

주말 잘 보내셨나요? 이번 주부터 화/목/토에서 월/수/금으로 레터 발행일을 변경하기로 했어요. 출근길 가볍게 때로는 생각거리를 안고 읽어보실 수 있게 해드리기 위해서에요. 오늘 에피소드는 저의 부끄럽다면 부끄러운 이야기에요. 길진 않지만 제겐 작은 터닝포인트가 되었던 에피소드라 함께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아 공유해 보려 합니다. 

예전에 다니던 회사 중 한 곳에 입사한 지 7~8개월 쯤 되었을 때였습니다. 정기적인 피드백과 코칭을 하는 기간이었는데 저도 면담 순서에 따라 회의실로 호출 당했던 날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날 들었던 피드백은 충격적이었어요. 

이미지 출처: https://pbs.twimg.com/media/FDGiqKPaIAA30Dd.png
이미지 출처: https://pbs.twimg.com/media/FDGiqKPaIAA30Dd.png

사실상 "나가라"와 다름 없는 말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면담 후 그날 밤 곰곰히 생각을 해봤어요. 바로 나가야 하는가, 언제까지 나간다고 하면 되는가, 나는 뭘 그리 잘못했는가, 다른 사람들은 왜 그동안 내게 단 한 명도 와서 말하지 않았는가, 팀장은 왜 이제 와 이런 얘길 하는가 등등. 

마침 주말이 끼어 있어 주말 내내 생각했어요. 사람들이 내게 힘들어했다는 부분이 무엇일까, 불편한 건 무엇일까를. 워낙 직설적으로 조금만 이상하다거나 이해되지 않으면 바로 뭐라 할 때라 아마 대부분은 제게 한 소리 들었던 때입니다. 대체 왜 일을 이렇게 하지, 너무 비효율적인데, 너무 느린데, 너무 소모적인데, 저 사람이 아니라 이 사람이 적임자 같은데, 이걸 사용하면 훨씬 효율적인데 왜 수작업 하고 있지 같은 수많은 의문과 딴지를 걸고 있었으니까요. 

자존심을 넘어 교만함까지 장착했던 당시임에도 3일 간 열심히 생각했습니다.  제가 영 불편하고 못마땅해 해서 의도를 가지고 작정해 뭐라 한 몇 가지 케이스가 떠올랐지만 그 외엔 정말 잘 모르겠더라구요. 1화에서 제게 이기적이라 말했던 선배가 했던 말처럼 저는 진심으로 일 잘하자 하는 말, 일하다 보면 의견 충돌은 당연한 것이라 믿고 있었고 저도 모르게 때로는 그 말로 저의 무례함을 합리화 하던 때니까요. 

남 눈치 그다지 보는 편 아니었음에도 월요일 아침 출근길이 얼마나 부담스러웠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전까지 이런 피드백을 받아 본 적이 없어 개인적인 충격도 상당했습니다. 거기에 팀원 모두가 제가 불편하고 같이 일하기 싫다고 했다는 걸 다 아는 마당에 날 싫어하는 사람들과 인사하고 얼굴 맞대는 게 저라고 아무렇지 않을리가요. 전날 밤 결심한 대로 그날 오전은 조용히 있다가 오후에 한 명씩 정중하고 공손하게 말을 건네기 시작했습니다. 내용은 대략 이러했어요.

"지난 주에 팀장에게 이런 피드백을 들었다. 그래서 주말 내내 열심히 생각해 보았다. ~~~~ 때는 내가 ~~ 라고 해서 OO님이 많이 불편했을 것 같다. 늦었지만 언짢았다면 내가 지금이라도 사과한다. 그런데 그 외엔 잘 모르겠다. 내가 누군가를 상처주려 했다거나 공격한 건 아니어서 그럴 거다. 내가 정말 미안한 건 이렇게 생각해 혹여 당신에게 상처나 불편함을 주고도 모른 채 있다는 거다. 그런 게 있었다면 솔직하게 내게 이야기 해주면 정말 감사하겠다. 잘 듣고 오해가 있으면 풀고, 내가 미처 생각지 못했다면 사과하고 싶다" 라고요.  

이후 이 에피소드를 말씀드리면 듣는 분 대부분이 이런 반응을 해주세요. 
"와, 정말 용기있네요" 라든가 "대단하다, 그렇게 말하기 어려운데".

실제로는 어땠을까요?

이미지 출처: https://m.blog.naver.com/hlhejj/221285113335
이미지 출처: https://m.blog.naver.com/hlhejj/221285113335

"쟤 뭐야, 왜 저래?!"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팀원들이 저를 더 싫어하고 불편해 했어요. 팀장은 팀장대로 자신이 오해받지 않냐라 했고, 팀원들은 자신을 그렇지 않다 했어요. 어떤 이는 갑자기 뭐냐 했고 불편하다고도 했죠. 드라마라면 허심탄회하게 술 한 잔 기울이며 대화하고 으쌰으쌰 풀면서 아름답게 마무리 되었겠죠. 그러나 현실은 전혀 달랐으며 이전보다 훨씬 더 어색하고 사람들이 저를 껄끄러워 했습니다. 


대체 뭐가 문제였을까요?

저는 뭘 잘못했고 팀원들은, 리더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일하는 사람과 조직과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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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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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살게의 프로필 이미지

    내가 살게

    1
    2년 이상 전

    사과를 해도 뭐라고 하는 세상.

    ㄴ 답글 (1)
  • 파란슬기의 프로필 이미지

    파란슬기

    1
    2년 이상 전

    2틀전 토요일 밤입니다. 큰 딸과 큰 소리로 다투었습니다. 흔한 사춘기 중2와의 대화이겠지만, 격렬한 대화 중 "아빠 나한테 지금껏 관심없었는데, 왜 지금 관심 보이는 거야. 내가 대체 몇반인줄은 알아?"란 말이 가슴에 박히었습니다. 제가 평소에 보여주던 관심이 있었다면, 그리고 대화가 있었다면 제 큰 딸은 그런 이야기를 안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관심을 가진다는 것이 에너지를 써야 하는 일이고, 직장에서 그리해야 하는가?도 생각될 수 도 있겠지만. 우리를 움직이는 것은 동기이고 동기는 햇빛과 물을 먹으며 시간을 들여 키우는 나무가 아닐까 싶습니다. 회사일만 메모하지 말고, 큰 딸과의 일도 메모해야 하겠다고 결심해봅니다.

    ㄴ 답글 (1)
  • woni4u의 프로필 이미지

    woni4u

    1
    2년 이상 전

    저렇게 처음부터 문제인 데는 안 다니는 게 나아요. 사람들이 전부 이상한 데일수도 있음.

    ㄴ 답글 (1)
  • 체험중의 프로필 이미지

    체험중

    0
    2년 이상 전

    비공개 댓글 입니다. (메일러와 댓글을 남긴이만 볼 수 있어요)

    ㄴ 답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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