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도의 말들』 엄지혜
나는 인간관계에 있어 '존중'을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꼽는다. 사소한 일상에서든 일에서든 존중이 사라지면 마음이 괴롭다. 사람의 마음은 대단한 일이 벌어져야만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다. 내가 누군가에게 존중받는다는 느낌이 들면, 아무리 피로한 일도 해 낼 수 있다. 그래서 태도가 중요하다.
"아이를 키운다는 건 기쁜 건 더 기쁘고 슬픈 건 더 슬퍼지는 일 같아요. 감정의 폭이 넓어지고 알지 못했던 감정의 선까지 보게 되죠. 감정선이 깊어지다 보니 타인의 삶과 감정에 공감하는 폭이 넓어지고요." —소설가 이기호
"주체적인 삶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내 관심사를 끊임없이 공부하는 일이죠. 내가 좋아하는 것을 분명히 알고, 끊임없이 좋아하는 걸 공부하고 있으면 불안하지 않아요. 내 실력이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다고 느끼면 불안하지 않습니다." —문화심리학자 김정운
슬로베니아에 사는 소설가 강병융의 에세이를 읽었다. 제목부터 마음을 흔든 『사랑해도 너무 사랑해』. "딸이 한국에서 학교를 다녔으면 어땠을 것 같나요?" "행복하게 잘 지냈을 것 같습니다. 행복은 장소가 만들어 주지 않습니다. 본인이 만드는 것이죠. 조금 더 스트레스를 받고, 조금 더 많이 공부를 해야 했을 테고, 어쩌면 조금 더 학원비가 들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행복했을 겁니다. 그 안에서 행복한 사람이 되는 방법을 찾았을 겁니다. 저는 딸에게 그런 믿음이 늘 있습니다."
"일하다 보면, 손해 보는 걸 크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조금도 손해를 안 보려고 하는 사람이 있어요. 후자의 사람을 보게 될 때, 마음이 많이 가요. 그리고 찾아내고 싶어요. 이분 마음속에 뭐가 있을지 궁금하고요. 답이 언제 나올지는 모르지만 계속 노력해요. 의도적으로 손해 보기도 하고요. 제가 먼저 마음을 내려놓으면 상대방도 내려놓더라고요. 자기 이야기도 하고요. 사람들은 모두 신비해요. 마음속에 많은 것이 있어서요. 단점이 먼저 보였어도 찾아보면 장점이 없을 순 없어요." —방송인 강주은
"소설을 쓸 때 고요할 필요는 있지만 청정 지역에 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어떤 자극을 받아도 그게 제 안에 무언가를 남길 테니까요." —소설가 김애란
"좋은 것과 나쁜 것은 언제나 함께 온다. 그중 무엇을 중심으로 내 과거를 이야기로 엮을지는 내 선택이다. 내 이야기에 대한 편집권은 오롯이 나에게 있다." —기업인 제현주
세계 여행이 흔치 않았던 2003년, 오영욱은 회사를 그만두고 15개월간 15개국을 여행한 뒤 작가로 데뷔했다. 만약 그가 사표를 던지지 않았다면 어떻게 살았을까? 문득 궁금해졌다. "글쎄요. 오랫동안 여행한 일은 제 인생에서 굉장히 소중한 경험이지만 특별히 더 소중했다고 여기진 않아요. 덕분에 여행작가가 되었지만, 인생을 조금 더 관대하게 바라본다면, 인생의 모든 순간은 다 의미 있지 않을까요? 전 이런 생각으로 살고 있어요."
인생의 의미는 거대한 사건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작은 사건들이 퇴적되어 삶의 의미를 만들어 나간다. 오늘 내가 한 생각과 말, 들은 말들로 내 인생이 꾸려진다.
"변하기 전에 말하라. 변하면서 말하고 변한 다음에도 말하라. 한순간이라도 말하라. 지금은 변한다" —시인 김언
"필요 이상으로 바쁘고, 필요 이상으로 일하고, 필요 이상으로 크고, 필요 이상으로 빠르고, 필요 이상으로 모으고, 필요 이상으로 물려 있는 세계에 인생은 존재하지 않는다. 진짜 인생은 삼천포에 있다." —소설가 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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