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 김보영
공간과 시간이 같은 것이라는 말을 누가 했는데. 다른 시간대로 가는 건 다른 장소에 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라지.
그렇게 오래 기다렸는데도 아직 사랑하느냐고 묻더라. 그래서 나는 당신을 만날 때까지 스물다섯 해를 기다렸다고 해 줬어.
하루를 살기 위해서는 하루가 다 필요해.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 (…) 당신이 지금 어느 시대에 있든, 이미 죽었든, 살았든, 무한의 별 무리를 여행하고 있든.
나는 나이를 먹었어. 하루에 하루씩, 한 달에 한 달씩, 한 해에 한 살씩, 시간을 몸에 쌓으며 살았어. (…) 내일은 하루만큼 더 어울리는 사람이 될 거야. 내년에는 또 한 해만큼 그렇게 될 거야.
지나간 시간을 서러워하지 않을 거야. 사라져 가는 것들을 보며 울지 않을 거야.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로 생각할 거야. (…) 무한의 끝까지도 나아갈 거야. 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것을 보게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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