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을 만지는 일
서울 마포구 조용한 골목길에 위치한 ‘재영책수선’은 이름 그대로 책을 ‘수선’해주는 곳이다. 어릴 적 추억이 담긴 동화책,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 받은 외국서적, 세상을 떠난 엄마를 기억하기 위한 도안집, 자식에게 선물로 주고 싶은 성경책 등
“일반적으로 책이라고 하면 ‘지식을 전달하는 매체’와 같이 추상적인 의미로 설명하잖아요. 하지만 책 수선은 온전히 책을 있는 그대로의 물성으로 이해하고 구조와 종이의 특성을 분석해요. 그런 점이 너무 재미있었어요. 게다가 손으로 직접 만지면서 무언가를 해결한다는 점도 적성에 잘 맞았고요.”
“책 수선가라고 표현하지만 제 직업의 정확한 명칭은 ‘지류 보존가’예요. 책의 주요 소재는 종이(지류)이기에 파손된 지류를 수선하는 사람이라고도 할 수 있죠.”
“저는 항상 ‘책 수선이란 파손된 책의 기억을 관찰하고 수집하는 일이다.’라고 말해요. 책을 세밀하게 관찰해야 얼핏 보면 지나칠 수 있는 작은 파손까지 발견할 수 있거든요. 책을 얼마나 꼼꼼히 관찰했는가에 따라 수선의 가능성이 넓어지고 방향성이 정해져요.”
# 책 <삶으로서의 일 ONE LIFE> 모르텐 알베크
- 호주의 어느 호스피스 병원 간호사는 언제 마지막이 될지 모를 사람들과 나눈 대화를 수년간 기록했다. 사회적 계급이나 경제 형편, 민족, 성별과 관계없이, 뚱뚱하든 말랐든, 키가 크든 작든, 결혼했든 혼자이든, 흑인이든 백인이든, 사람들이 인생에 대해 공통으로 갖고 있던 근본적인 후회는 다음과 같았다. (Ware, Bronnie. The Top Five Regrets Of The Dying. London: Hay House, 2012.1)Top five regrets of the dying | Death and dying | The Guardian
1. 친구들과 연락을 이어가지 않은 것
2. 더 행복할 수 있었는데 스스로 행복하도록 허락하지 않은 것
3. 용기가 없어서 내 감정을 더 많이 표현하지 못한 것
4. 용기가 없어서 남들이 나에게 기대하는 삶이 아닌, 나 자신에게 더 진실한 삶을 살지 못한 것
5. 삶의 너무 많은 부분을 일로 보낸 것
- 행복은 순간적으로 모든 것이 아름답게 맞아 들어가는 경험이다. 완전히 행복하고 건강하며, 나 자신 및 주변과 완벽한 조화를 이룬 느낌이다. 반짝이와 색종이가 사방에서 날아다니는 실존적 절정의 한 형태로 삶이 나에게 걷잡을 수 없는 열정의 순간을 제공한다는 사실에 더없는 기쁨을 느낀다. (…) 하지만 이것은 오직 순간에 불과하다. 새로운 사랑에 격렬히 빠져들었든, 마지막 순간 우리 팀의 득점으로 승리했든, 너무나 보고 싶었던 사람이 눈앞에 나타났든 마찬가지다. 그 순간에는 이상과 실제, 현실과 꿈 사이의 내적 긴장이 순간적으로 흐릿해진다. 그러나 이 지극한 기쁨은 금방 사라질 절정이다. 행복이라는 경험은 일상이나 단조로움과는 정반대의 것이다. 행복이란 본래가 비일상적이기 때문에 늘 행복하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 어떤 사람들은 남들보다 더 자주 행복을 느끼기도 하지만, 늘 행복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행복이라든가 금방 지나쳐버릴 기쁨을 찾아 사는 삶은 최악의 경우 정반대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 행복이 품은 잔인한 패러독스다. (…) 삶에 온통 행복만이 가득하기를 바라는 것은 비현실적이며, 그것을 끊임없이 추구하는 것은 지속할 수 없는 전략이다
- 인간의 궁극적 목표는 그저 만족하고 행복한 것이 아니라 의미 있는 삶을 사는 것이다. 삶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보편적 답은 없다.
- ‘의미 있다meaningfulness’는 것은 욕구를 실현하거나 잠깐 기쁨이 샘솟는 것과는 다르다. 의미란 내 삶이 존엄하고 희망이 있다는 느낌이다. 삶을 통해 축적된 지식을 갖추고 자기 가치를 깨닫고 자기 존중을 가지며 뒤를 바라보고, 옆을 쳐다보고, 앞을 내다볼 수 있는 느낌이다. 소속감을 느낄 때, 더 고차원적인 목적이 있을 때, 삶에서 나에게 딱 맞은 자리에 이미 와 있거나 아니면 적어도 그 자리를 향해 가고 있다고 생각할 때 느껴지는 것이 바로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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