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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혜수
"내겐 시간이 엄청나게 중요해요. 나는 사람을 만날 때도 ‘내 시간을 얼마나 줄 수 있는 사람인가, 내가 얼마나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인가’ 생각해요."
"사람은 자신이 가장 나락으로 떨어지는 순간, 그리고 내가 꿈꾼 것 이상으로 빛나는 순간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깨달아요."
새벽, 누군가 틀어놨던 TV에서 영화 ‘밀양’(2007)이 재방영되고 있었다. 한 번 봤던 작품인데도 빨려 들어갔다. 10년 전 처음 봤을 때와는 또 다른 감정이 올라왔다. 자막이 올라가는 걸 본 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베란다로 나갔다. 한겨울의 새벽이었다. 영화의 울림과 차디찬 공기가 뒤섞여 그의 뇌를 깨웠다. "그래, 연기는 저런 분들이 하는 거지. 너 그동안 완전 애썼다. (…) 개운하고 산뜻했어요. ‘나 그간 충분히 최선을 다했다. 그거면 됐지 꼭 1등을 해야 하나. 꼭 무슨 의미를 찾아야 하나. 그걸로 충분하다.’ 그런 생각이 들었죠."
"(당당하다는) 그 말이 어릴 때부터 나를 따라다녔어요. 만든 건 아니죠. 만든다고 당당해질 수도 없는 거고. 내가 당당하지 않아야 할 이유도 없지만, 시종일관 당당할 필요도 없었거든요. 공적이든, 사적이든 그 자리에 내가 나갈 자격이 있는가, 준비가 돼 있는가. 이걸 항상 생각해요. 나를 움직이는 중요한 동력이죠."
"무언가 긍정적인 자극과 영향을 받아야 살 수 있는 사람이에요. 0.1㎜라도 성장해야 살아있다고 느껴요. 정체돼 있으면 죽어있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그래서 인생에서 중요한 게 ‘행복이냐, 불행이냐’가 아니라 ‘재미있느냐, 아니냐’예요."
"실패했다는 건 최소한 ‘했다’는 뜻이잖아요. 그게 중요해요. 머릿속에 있는 거? 말로만 하는 거? 중요하지 않아요. 해야죠. 실패해도 돼요. 실패가 없는 사람보다 실패한 사람이 훨씬 낫죠. 실패는 가능성이니까. 실수하고 실패하더라도 결국은 그게 삶의 원동력이 돼요. 나는 성공이 아니라 성장이 목표인 사람이에요. 거기서 희열을 느끼는 사람이고."
# 윤석화
아리랑은 가장 깊은 슬픔의 노래면서 희망과 소망의 노래기도 해요. 사실 연극 ‘나는 너다’ 때부터 고려인에게 마음이 갔어요. 안중근의 족적을 찾아 연해주 벌판을 헤매며 고려인의 카자흐스탄 이주 역사를 알게 되고, 그들이 탔던 기차에서 엄청 울기도 했죠. 고향도 없이 떠돌던 그들이 고려극장을 끝끝내 지키고 오늘도 거기서 다정하게 살고 있어요. 그런 역사가 없었더라면 내가 명예박사나 받을 수 있었겠어요. 내 인생도 그렇습니다. 화려하게 보일지 몰라도 여러분이 연해주에서 끝도 없이 달려온 것 같은 여정이 나에게도 있었고, 그렇게 연극 하나 붙잡고 살았더니 여러분이 만들어 놓은 이 대지가 주는 상을 받게 됐다는 얘기를 공연으로 하고 싶었어요. 조금이라도 위로가 될까 하는 마음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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