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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대 속의 영원』 이레네 바예호
마르그리트 뒤라스는 글쓰기란 우리가 글을 쓴 뒤에 무엇을 썼는지 발견하려고 애쓰는 일이라고 한다. (…) 사실 글을 쓰는 일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 채 시작하는 여타의 일들과 다를 게 없다. 외국어를 배우는 일, 운전을 하는 일, 어머니가 되는 일, 그리고 살아가는 일처럼 말이다.
(알렉산드로스는) 서른 살도 채 되지 않아 그는 세상이 자기에게 충분치 않을까 봐 걱정했다. 만약 그가 세상의 모든 땅을 정복했다면 그는 무엇을 했을까? (…) 그는 아프리카를 가든 아시아를 가든 늘 『일리아스』를 가지고 다니면서 조언와 통찰력을 구했다. 독서는 마치 나침반처럼 그에게 미지의 길을 열어주었다.
하나의 이야기가 나를 파고들 때, 그 말들이 비가 되어 나를 적실 때, 이야기가 고통스럽게 다가올 때, 책의 작가가 내 삶을 바꿔버렸다고 느껴질 때, 나는 그 책이 찾고 있던 독자가 바로 나라는 것을 다시금 믿게 된다.
보르헤스는 이렇게 말한다. “인간이 창안한 다양한 도구 중 가장 뛰어난 것은 책이다. 나머지는 인간의 몸이 확장된 것이다. 현미경과 망원경은 시각의 확장이며, 전화는 목소리의 확장, 쟁기와 검은 팔의 확장이다. 그러나 책은 사뭇 다르다. 책은 기억과 상상력의 확장이다.”
헤라클레이토스의 강에 매료된 보르헤스는 이런 시를 썼다. “헤라클레이토스가 에페소스의 오후를 걷는다. 그는 자기도 모르게 고요한 강가에 다다르게 된다. 그가 말한다. ‘같은 강물에 두 번 몸을 담글 수 없다.’ 그가 멈춰 선다. 그는 자기 또한 흘러가는 강임을 느낀다. 그는 그날 아침과 밤과 전날 밤을 돌이키고자 하지만 그럴 수 없다.”
미셸 푸코는 이렇게 피력했다 “우리 사회에선 예술이 개인이나 삶이 아니라 사물에 관련된 것으로 변해 있습니다. 왜 사람은 자신의 삶을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만들 수 없는 거죠? 왜 전등이나 집은 예술작품이 될 수 있고 내 삶은 안 되는 겁니까?”
핀다로스(Pindaros)는 “인간은 그림자의 꿈”이라고 노래했다. 셰익스피어는 그 노래를 “우리는 한낱 꿈을 빚어내는 재료로 만들어진 존재이며 우리의 짧은 삶은 꿈에 둘러싸여 있다.”라고 표현한다. 칼데론(Calderón)은 “인생은 꿈”이라고 쓴다. 쇼펜하우어는 “인생과 꿈은 동일한 책의 페이지”라고 표현한다. 말과 메타포의 끈은 시대를 휘감으며 시간을 가로질러왔다.
책은 우리를 최고 혹은 최악의 이야기, 모호한 이야기, 문제가 있는 이야기, 양날의 칼 같은 이야기 등 모든 이야기의 상속자로 만든다. 그 모든 이야기를 갖고 있다는 건 사유에 도움이 되며, 우리로 하여금 선택할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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