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가 계속 일렁이는 것은 그것들이 밑에서 끊임없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2023.08.07 | 조회 5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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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mem

영감을 주는 메시지.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좋은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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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더 웨일〉

사람은 타인에게 무관심할 수가 없다고. 사람은 놀라운 존재야.

 

그 에세이는 너야. 넌 내 인생 최고의 작품이야. 너는 완벽해. 넌 행복해질거야.

 

"허먼 멜빌이 쓴 걸작 '모비 딕'은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책의 초반부엔 작중 화자인 이스마엘이 작은 어촌에서 퀴퀘크라는 남자와 한 침대에 누워있다. 이스마엘과 퀴퀘크는 교회에 갔다가 배를 타고 출항하는데 선장은 해적인 애이해브다. 그는 다리 하나가 없고, 어떤 고래에게 앙심을 품고 있다. 고래의 이름은 모비 딕. 백고래다. 내용이 전개되면서 애이해브는 많은 난관에 직면한다. 그는 평생을 그 고래를 죽이는 데 바친다. 안타까운 일이다. 고래는 감정이 없기 때문이다. 자길 죽이려는 애이해브의 집착도 모른다. 그저 불쌍하고 큰 짐승일 뿐. 애이해브도 참 가엾다. 그 고래만 죽이면 삶이 나아지리라 믿지만 실상은 그에게 아무 도움이 안 될 테니까. 난 이 책이 너무 슬펐고 인물들에게 다양한 감정을 느꼈다. 고래 묘사만 잔뜩 있는 챕터들이 유독 슬펐다. 자신의 넋두리에 지친 독자들을 위한 배려인 걸 아니까. 이 책을 읽으며 내 삶을 생각하게 됐다. 그리고 다행이라는 생각을..."

 

# 『모비딕』 허먼 멜빌

세상에서 가장 위험하고 긴 항해가 끝나면, 두 번째 항해가 시작된다. 두 번째가 끝나면 세 번째가 시작되고, 그렇게 영원히 계속된다. 그렇게 끝없이 이어지는 것, 그것이 바로 견딜 수 없는 세상의 노고인 것이다.

 

내가 나 자신에게 철저히 정직했다면, 배가 드넓은 바다로 나가자마자 배의 절대적 독재자가 될 사람을 한 번도 보지 않고 그렇게 긴 항해에 이런 식으로 몸을 내맡기는 것은 별로 내키지 않는다는 것을 마음속으로 분명히 깨달았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은 무언가가 잘못된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더라도, 거기에 벌써 깊이 말려들어가 있으면 무의식중에 자기 자신에게도 그 의심을 은폐하려고 애쓰는 경우가 있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아무것도 생각지 않으려고 애썼다.

 

하지만 가장 숭고한 진리, 신처럼 가엾고 무한한 진리는 육지가 없는 망망 대해에만 존재한다. 따라서 바람이 불어가는 쪽이 안전하다 할지라도, 수치스럽게 그쪽으로 내던져지기보다는 사납게 으르렁대는 그 무한한 바다에서 죽는 것이 더 낫다. (...) 그대가 죽어갈 바다의 물보라, 거기에서 그대는 신이 되어 솟아오르리라!

 

“고래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는 내 보트에 절대로 태우지 않겠다.”고 스타벅은 말했다. 이 말은 가장 믿을 수 있고 쓸모 있는 용기는 위험에 맞닥뜨렸을 때 그 위험을 정당하게 평가하는 데에서 나온다는 뜻일 뿐만 아니라, 두려움을 모르는 사람은 겁쟁이보다 훨씬 위험한 동료라는 뜻이기도 했다. 

 

따라서 에이해브의 경우에는 자신의 온갖 상념과 상상을 오직 한 가지의 숭고한 목적에 바쳤고, 그 목적은 자신의 완한 의지로 신과 악마에게 거역함으로써 일종의 독불장군처럼 독립적인 존재물이 되었다. (…) 늙은이여, (…) 당신의 생각이 당신 안에 또 하나의 생명체를 창조했소. 자신의 치열한 생각 때문에 스스로 프로메테우스가 된 인간, 당신의 심장을 영원히 쪼아 먹는 독수리, 그 독수리야말로 당신이 창조한 생명체인 것이오.

 

무엇 때문에 세계를 한 바퀴 도는가? 세계 일주는 단지 숱한 위험을 겪고 출발점으로 돌아가는 것 뿐이다. 우리가 안전한 출발점에 남겨두고 떠난 사람들은 그동안 내내 우리 앞쪽에 있었다.

 

폭풍이 오기 전에 그것을 예고하는 깊은 정적이 폭풍 자체보다 더 무섭다고 한다. (…) 그 정적 속에는 폭풍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 인간들이 조용하고 포착하기 힘들지만 늘 존재하는 삶의 위험들을 깨닫는 것은 삶이 갑자기 죽음으로 급선회할 때뿐이다.

 

대부분의 인간은 어떤 식으로든 한 사람이 아니라 여러 사람과 시암쌍둥이처럼 결합되어 있을 뿐이다. (…) 내가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은 내가 아무리 발버둥쳐도 내 마음대로 지배할 수 있는 것은 밧줄의 한쪽 끝뿐이라는 사실이다.

 

인간이란 어떤 경우든 자기가 얻을 수 있는 행복에 대한 개인적 평가를 결국에는 낮추거나 어떤 식으로든 바꾸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행복은 결코 지성이나 상상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아내나 연인, 침대, 식탁, 안장, 난롯가, 그리고 전원 등에 있다.

 

이것이 바로 인생이다. 우리는 또 다른 세계와 싸우러 달려가, 젊은 인생의 판에 박힌 일을 처음부터 다시 되풀이한다.

 

불행과 행복 사이에는 불평등이 존재하는 것 같다. 지상 최고의 행복도 그 속에 무의미한 찌꺼기를 감추고 있지만, 반대로 모든 슬픔의 밑바닥에는 신비로운 의미가 숨어 있고, 어떤 사람에게는 대천사 같은 장려함이 깃들어 있는 경우도 있다

 

우리의 삶에도 온 길로 되돌아가지 않는 한결같은 전진은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정해진 단계를 거쳐 나아가다가 마지막 단계에서 멈추는 것도 아니다. 즉 유년기의 무의식적인 도취, 소년 시절의 맹신, 청춘 시절의 의심(모든 사람에게 공통된 운명), 이어서 회의, 그다음에는 불신의 단계를 거쳐 마침내 ‘만약에’를 심사숙고하는 성년기의 평정 단계에서 정지하는 것은 아니다. 일단 그 단계를 다 거치고 나면 우리는 다시 첫 단계로 돌아가서 유아기와 소년기를 거쳐 어른이 되어 ‘만약에’를 영원히 되풀이하는 것이다.

 

에이해브는 절대로 생각을 하지 않아. 그저 느끼고 느끼고 또 느낄 뿐이지. 그것만으로도 인간에게는 충분히 설레고 흥분되는 일이야.

 

지나간 내 생애의 거센 파도여, 저 먼 바다 끝에서 밀려 들어와 내 죽음의 높은 물결을 뛰어넘어라! 모든 것을 파괴하지만 정복하지 않는 고래여! 나는 너에게 달려간다. 나는 끝까지 너와 맞붙어 싸우겠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원문을 꼭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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