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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느끼는 감정의 진짜 의미는 무엇일까. 도대체 나다움이란 무엇일까. 우리는 우리 자신을 알려고 노력했을 때, 비로소 자신과 가까워질 수 있다.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고, 어디를 향해 가고 싶은지 끊임없이 질문함으로써 조금씩 선명해져 가는 나를 만날 수 있다.
격한 감정을 잦아들게 하는 작가님만의 방법이 있나요?
첫 번째는 그림책 읽기입니다. 교사지만 저는 설교하거나 가르치는 책을 좋아하지 않아요. 제가 좋아하는 그림책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서툴고 실수투성이지만 작가는 그들을 나무라지 않고 안아 줍니다. 서두르라며 재촉하지 않고 자기의 속도로 걸어가도록 기다려 주죠. 마음이 흐린 날엔 그런 그림책을 펼쳐요. 제겐 그림책이었지만 누군가에게 다를 수 있어요. 시, 소설, 영화, 그림, 음악, 여행, 취미 등 여러분이 좋아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좋습니다. 그 안에서 나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길어 올려 보세요.
두 번째는 글쓰기입니다. 가끔 그림을 그리기도 하지만 감정이 올라올 땐 글로 쏟아 냅니다. 너무 많은 감정이 한꺼번에 올라오면 감당이 안 되잖아요. 숨을 뱉듯 꺼내면 조금은 가벼워져요. 하루 이틀 묵혀 두었다 감정이 잦아든 후 다시 읽으면 부끄러워지기도 하고요. 글을 쓰며 나를 삶의 중심에 놓을 수 있었고, 한 사람을 이해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도 배웠습니다. 처음엔 나를 위해 쓰지만 쓰다 보면 생각이 가지를 뻗어 타인의 삶을 상상하게 됩니다.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조금 더 다정해져요. 쏟아 낸 감정 안에 숨은 욕구가 무엇인지 들여다보기도 하고요. 그러면 엉켰던 생각들이 제자리를 찾아 선명해지는 걸 느낍니다.
세 번째는 달리기예요. 100미터 달리기를 하면 매번 꼴찌를 도맡았던 제가 달리기와 제법 친해진 게 신기합니다. 머리가 복잡할 땐 운동화를 신고 문밖으로 나서요. 뛰다 보면 복잡한 생각이 끼어들 틈이 없어요. 숨은 가쁜데 신기하게 마음은 더 평온해져요. 오늘도 멈추지 않고 달렸다는 뿌듯함은 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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