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툰드라가 초록으로 물들 때, 순록 떼가 굶어 죽었다. 지구는 과호흡하고 있다. 흰색의 북극을 초록으로 바꾸고 있다. 이제 수목한계선은 몇백년에 수십 센티미터가 아니라 해마다 수백 미터씩 북쪽으로 이동한다. 숲이 늘어나는 건 좋은 게 아닐까? 하지만 지구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영구동토층에 나무가 뿌리를 내리면서 미생물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땅이 녹으면서 잠들어 있던 메탄가스가 깨어나기 시작한다. 영구동토대 안에 갇혀 있던 온실가스가 빠져나오면 과학자들의 예측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될 수 있다. 메탄은 탄소보다 온난화 효과가 85배나 강하다.
사미인의 자급자족 개념 ‘비르게유프미’가 인상적이다. 자연으로부터 필요한 것만 얻고 결코 더 취하지 말라는 뜻으로, ‘지속가능한 발전’과는 정반대 개념이다. 현대의 지속가능성 개념은 자연의 공급 능력이 파괴되지 않는 한 최대한 많은 잉여를 뽑아내는 것을 뜻한다.
저자는 난민수용소에서 배운 것을 되새긴다. “희망이 분투를 낳는 것이 아니라 분투가 희망을 낳는다.” 우리가 다른 생명에 의존하고 있음을, 자연의 일부임을 인정해야 한다. 어쨌거나 우리는 지구 위에 살고 있으며, 살기 위해선 지구와 더 나은 관계를 맺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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