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옆자리 녀석이 내가 페북에 글 쓰는걸 훔쳐보고는 말을 걸어왔다.
"실례지만, 페북에 글을 쓰는 내용을 옆에서 보게 됐다. 자기 첫 출근인데 무서운데 뭔가 조언을 해주실 수 있으시냐"
"... 네? 제가 누구에게 조언하고 어쩌고 할만한 사람이 아닌데요?"
"음... 음... ... 인사 잘 하셔요. 인사만 잘 해도 반은 먹어줌."
"사실 제가 이직을 하는 거라서요 어쩌고~"
그러고는 한동안 자기 썰을 풀어낸다.
... 고민이 많구만
"괜찮아요. 잘 할거에요. 사람 사는데가 다 똑같지요 뭐"
그리고는 그는 이런 질문을 했다.
"이직하는 그 회사에서 제 능력을 100% 다 보여줘야 할까요?"
"그게 좋지 않을까요? 여러가지 면에서."라고 대답 해줬다.
그 이상의 첨언은 하지 않았지만 그런 건 그냥 스스로에게 질문해도 나올 법한 답 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여기서 썰을 풀어보자면,
'100% 최선을 다하는게 옳은 길이다.'
우선, 자기 능력을 100% 보여줄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다. 지금 이 순간이 너의 능력의 한계를 뛰어넘을 기회 일지도 모르기 때문에 언제나 어떤 일에서든 최선을 다하는게 좋다. 그런 기회를 얻기도 전에 다치거나 병들거나 늙어 버려서 이젠 아무리 최선을 다 해도 80%의 효율도 안 나오게 될 날이 금방 올 수도 있다. 또는 죽음이라는 한계 앞에서 더 이상 뭔가를 보여줄 수 없게 되기도 하고. 내 나이쯤 되면 그런 사람들도 종종 보게 된다.
또한, 당신이 보여준 100%가 다른 이에겐 100% 가 아닐 수 있다. 그 사람 보기에 50% 미만 일 수도 200% 이상 일 수도 있는 거다. 어떤 평가를 받던 상대에 따라 상대적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 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편이 좋다. 모자랐다면 더 열심히 올라가면 되는거고 넘쳤다면 기대 이상으로 훌륭하다고 칭찬 받을테니 더 높이 올라가면 되는 거고.
돈의 가치에 따라서 노력하고 안 하고 를 '조율' 하는 건 어리석은 짓이다.
너는 이미 돈의 가치를 떠나 그 어떤 것을 '하기로' 결정했지 않은가.
먼저 내리면서 내게 덕담을 해준다.
"오늘 하려고 하시는 일 잘 되실겁니다. 화이팅"
자기 말만 엄청 많이 쏟아냈지만, 그만큼 첫 출근에 긴장했다는 걸로 이해한다.
흠... 어쨌든 나도 힘이 됐다.
근데 마지막에 악수 까진 괜찮았는데 팔은 왜 쓰다듬는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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