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 2일차: 베네치아의 전설

제목은 내용과 아무 상관 없음…

2022.07.18 | 조회 1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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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타의 유럽 인상기

아이고

안녕하세요 여러분~

여러분은 코르토 말테제에 대해 아시나요?

휴고 플라트가 그린 코르토 말테제 시리즈 중 <베네치아의 전설>
휴고 플라트가 그린 코르토 말테제 시리즈 중 <베네치아의 전설>
코르토는 진정한 여행과 모험의 대리자, 유럽 지식인들의 머릿속에 있는 순결한 이상과도 같은 존재다. 그리고 그것은 절대 허공 속에, 책 속에 존재하는 판타지만은 아니다. 코르토가 찾아가는 섬, 목숨을 걸고 뛰어내리는 다리, 그를 몽롱하게 만드는 이국의 춤, 보물의 단서가 되는 기이한 글자들…. 이것들은 분명히 우리의 세계에 존재하는 것이다. 휴고 플라트는 꼼꼼한 체험과 조사로 우리가 코르토의 눈을 통해 그 세계를 여행하는 데 조금의 부족함이 없게 만들어준다. 거기에 잭 런던, 존 리드와 같은 실존의 인물들과의 만남까지 엮여져 더욱 풍성한 현실감 속의 여행을 가능하게 해준다. 출처: http://m.cine21.com/news/view/?mag_id=12998

배를 타고 유럽과 아시아를 모험하는 코르토 말테제는 이탈리아 출신이지만 프랑스 사람들에게 더 인기가 많다고 해요. 그렇지만 베니스 곳곳에서 그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너무 반가웠어요! 

베니스 가이드북. 코르토 말테제가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베니스 가이드북. 코르토 말테제가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저는 고등학교(애니고 출신)때 단체로 부천 만화축제에 갔다가 그를 처음 알게 되었죠.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외롭고 고독한 범법자 탐정 캐릭터를 좋아하고요. 국내에도 번역되어 있으니, 혹시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한번 드셔보시길 바래요.

어쨌든 이 짜증나도록 눈부시고 매사에 쾌활하며 인터넷도 안되는 동네는 5시간 후면 안녕합니다! 

어제는 베니스 비엔날레 본전시의 나머지가 설치되어 있는 아르세날레에 방문했어요. 아르세날레는 조선소, 병기고를 뜻합니다. 그 자리에서 비엔날레를 하는 거죠.

광주의 국군병원이나 부산 영도의 폐공장과 비슷한 맥락이에요. 

생팔의 나나. 마스코트처럼 서있네용. 엄청난 메갈파티엿어요~ 사진 너무 많이 찍었는데 어떻게 추려야할지 모르겠어서 그냥 대충 보이는대로 집어서 공유합니다 ㅎ 
생팔의 나나. 마스코트처럼 서있네용. 엄청난 메갈파티엿어요~ 사진 너무 많이 찍었는데 어떻게 추려야할지 모르겠어서 그냥 대충 보이는대로 집어서 공유합니다 ㅎ 
ㅈㄴ 여러 개의 다른 테마의 메갈 파티가 있었고… 너무 재미있었어용 ^^ 본전시에서 한국인 작가로는 정금형, 이미래 작가가 있었죠. 정금형 작가의 작업 뒤에는 바바라 크루거의 맨날 하던 그거가 있습니다. 
ㅈㄴ 여러 개의 다른 테마의 메갈 파티가 있었고… 너무 재미있었어용 ^^ 본전시에서 한국인 작가로는 정금형, 이미래 작가가 있었죠. 정금형 작가의 작업 뒤에는 바바라 크루거의 맨날 하던 그거가 있습니다. 
이미래 작가의 거대 움직이기 조각들^^ 
이미래 작가의 거대 움직이기 조각들^^ 
나가는 길에 설치되어 있던 어나힐레이션^^ 마음이 따듯해집니다~ 야외에는 국내에도 소개된 바 있는 퀴어 작가 wu tsang의 거대 숭고 스크린이 있었어요. 
나가는 길에 설치되어 있던 어나힐레이션^^ 마음이 따듯해집니다~ 야외에는 국내에도 소개된 바 있는 퀴어 작가 wu tsang의 거대 숭고 스크린이 있었어요. 
아르세날레에서 나와서, 그라시 궁전에서 전시 중인 마를렌 뒤마의 개인전을 보러 갔어요^^ 개인전에서 작은 다큐멘터리도 상영하고 있었는데요. 그녀는 보들레르를 인용하며 인생 존나 혼자다라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그녀가 인용하는 모든 남자들(오직 남자들만 인용함)은 물론 저의 남자들이기도 해서, 은은한 감동이 있었어요. 또한 비엔날레가 메갈들이 메갈의 계보를 더듬어나가는 와중에, 그녀는 자신의 ‘뮤즈’로서 파솔리니, 보들레르, 주네를 인용합니다. 그들을 그린 초상화로 전시장이 빼곡했어요. 남아공 출신에 백인인 그녀가 그리는 논쟁적인 그림의 주제들을 생각하자면, 같은 배경을 가진 쿳시의 소설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구요 :) 
아르세날레에서 나와서, 그라시 궁전에서 전시 중인 마를렌 뒤마의 개인전을 보러 갔어요^^ 개인전에서 작은 다큐멘터리도 상영하고 있었는데요. 그녀는 보들레르를 인용하며 인생 존나 혼자다라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그녀가 인용하는 모든 남자들(오직 남자들만 인용함)은 물론 저의 남자들이기도 해서, 은은한 감동이 있었어요. 또한 비엔날레가 메갈들이 메갈의 계보를 더듬어나가는 와중에, 그녀는 자신의 ‘뮤즈’로서 파솔리니, 보들레르, 주네를 인용합니다. 그들을 그린 초상화로 전시장이 빼곡했어요. 남아공 출신에 백인인 그녀가 그리는 논쟁적인 그림의 주제들을 생각하자면, 같은 배경을 가진 쿳시의 소설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구요 :) 
오지구 지렷달지… 스무살 무렵 마를렌 뒤마를 은근히 무시했었는데요. (그냥 여자가 흐릿하고 물을 많이 쓰는 작업을 하는거 자체를 멸시했었음. 당시 제니 사빌 좋아함) 참… 왜 그랬을지……. ….. 
오지구 지렷달지… 스무살 무렵 마를렌 뒤마를 은근히 무시했었는데요. (그냥 여자가 흐릿하고 물을 많이 쓰는 작업을 하는거 자체를 멸시했었음. 당시 제니 사빌 좋아함) 참… 왜 그랬을지……. ….. 
또 지나가는 길에 아카데미아 갤러리에서 아니시 카푸어 개인전도 보았습니다. 예전에 이 사람을 제가 좀 좋아했었다는게 너무 끔찍하고 왜 그랫을까? 아마도 오타쿠의 특성상 숭고에 너무 취약했던 것 같아요. 물론 지금도 어떤 대단한 점이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재료로 승부를 보는 점이 너무 무식하게 느껴집니다…. 
또 지나가는 길에 아카데미아 갤러리에서 아니시 카푸어 개인전도 보았습니다. 예전에 이 사람을 제가 좀 좋아했었다는게 너무 끔찍하고 왜 그랫을까? 아마도 오타쿠의 특성상 숭고에 너무 취약했던 것 같아요. 물론 지금도 어떤 대단한 점이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재료로 승부를 보는 점이 너무 무식하게 느껴집니다…. 
아카데미아 갤러리 1-2층에는 틴토레토의 그림들이 마치 아무나가 그린 미용실 그림처럼 대충 붙어있었습니다. 저런 그림들이 몇백개는 되는데 그냥 다닥다닥 붙어있고 조선사람인 저는 세계의 균형을 생각해보았습니다. 경외롭기도하고, 한편으로는 심히 역겹기도 한 유럽인들의 자부심, 자의식이 바로 이런 그림들로부터 기원하는 것이겠죠? 
아카데미아 갤러리 1-2층에는 틴토레토의 그림들이 마치 아무나가 그린 미용실 그림처럼 대충 붙어있었습니다. 저런 그림들이 몇백개는 되는데 그냥 다닥다닥 붙어있고 조선사람인 저는 세계의 균형을 생각해보았습니다. 경외롭기도하고, 한편으로는 심히 역겹기도 한 유럽인들의 자부심, 자의식이 바로 이런 그림들로부터 기원하는 것이겠죠? 
그리고 페기 구겐하임에 가서 서리얼리즘 특집전을 보았어요. 레오노라 피니의 여러 그림들… 화면으로 보았을때보다 더욱 작고 극도로 섬세하고 ㅈㄴ 좋앗어요. 맛잇엇습니다 … 
그리고 페기 구겐하임에 가서 서리얼리즘 특집전을 보았어요. 레오노라 피니의 여러 그림들… 화면으로 보았을때보다 더욱 작고 극도로 섬세하고 ㅈㄴ 좋앗어요. 맛잇엇습니다 … 

여러모로 아르세날레는 수작업적인 것, 여성적인 매체와 형식 자체에 주목했다는 인상을 받았구요. 그 덕분에 저는 맛있게 잘 먹을 수 있었어요. 더구나 제가 잘 모르던 제3세계의 놀라운 메갈 작가들이 (옛날 어느 시점의) 서유럽 예술과 교역의 중심지에 다 모인 걸 보니 마음이 든든해졌달까요. 

그런데 세상이 어떻게 되려고 이렇게까지 페미니즘인 것일까요?… ….. ….. …… 

너무 심한 페미니즘은 오히려 사람을 불안하게 합니다. (여러가지 이유) 

오늘은 이까지만 하고, 내일 다시 여행기로 찾아 뵙겠습니다.

혹시 파리에서 살고 있고 저에게 이것 저것 안내해줄 의향이 있는 파리에 있는 분은 연락 좀 해주세요… (hotlev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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