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잘 지내셨나요^^
저는 무사히 물의 도시? 베니스? 베네치아?에 도착했습니다.
여러분은 “레베카”로 유명한 소설가 대프니 듀 모리에의 단편 소설, ‘지금 쳐다보지 마’의 배경이 베니스라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저도 몰랐는데 누가 말해줘서 알았습니다. 그 서늘한 소설의 배경이 바로 이렇게 날씨가 좋은 동네라고 생각하니 어쩐지 부조화스럽다는 생각도 들고요. 그렇지만 밤의 베니스는 꽤 무서운 인상을 주었답니다.
제가 도착한 시간은 오늘 새벽,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약 18시간 전인데요. 상당히 힘든 과정을 거쳐서 숙소(에어비앤비)에 도착했습니다.
베니스에 사실 도착한 시간은 오늘 새벽,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약 18시간 전인데요. 상당히 힘든 과정을 거쳐서 숙소(에어비앤비)에 도착했습니다. 베니스는 좋은 곳이지만, 부산에 가도 좋았을 뻔 했어요. 왜냐하면 이 곳은 오후 6시 이후가 되면 모든 상점이 불 꺼지고 당연히 편의점도 없거든요. 앞으로 남은 이틀을 어떻게 지내야할지 막막하군요:)
어쨌든 여기에 온 목적: 비엔날레입니다. 오늘은 본관과 국가관만 보고 숙소에서 잤답니다.
이미지를 많이 보내드리려고 했는데, 숙소가 또 인터넷이 안되네요. 베니스 사람들은 편의점도 인터넷도 없이 어떻게 살아가는 걸까요?
어쨌든 이번 비엔날레는 애당초 레오노라 캐링턴의 문장인 ‘milk of dreams’를 제목으로 내세웠을 정도로 여성+초현실주의+Art brut를 주제로 전시장 전체를 미친여자냄새로 꽉채웟다고 해요^^
아무튼…
거의 모든 작품을 다 찍었을 정도로 본관은 정말 재미가 있었는데…
국가관은 사실 잘 모르겠더라고요:(
제가 지쳐서 대충 보기도 했지만, 본관의 꽉 짜여진 그런 맛이 잘 드러나지 않아서 그런지, 국가관이라는것의 위상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아니 비엔날레라는 행사 자체가 얼마나 우스꽝스러운지에 대해서도… 흥분되는 작업들을 많이 보는건 좋았지만, 그래도 본질적으로 돗떼기 시장과 다를바가 없는 행사가 아닌가 싶습니다.
어쨌든 베니스에 조금이라도 정을 붙여보기 위해서 지금은 리처드 세넷의 “살과 돌”을 읽고 있답니다.
내일은 마찬가지로 메갈의 매운냄새가 풀풀 풍기는 아르세날레에 가려고 합니다. 그리고 다른 곳들도… 그렇게 전시를 보다보면 이 곳을 떠날 때가 오겠죠! :)
카셀 도큐멘타가 인도네시아의 예술가 콜렉티브인 루앙루파에게 표면적인 감독권을 이양하면서 탈식민+액티비즘을 주제로 내세우는 것과 마찬가지로,
베니스 비엔날레의 쎄고 강하고 미친 여자들에 대한 헌사(?) 역시도 지난 몇년간의 미투운동에 대한 지극히 정치적인 반응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한편, 그것과는 별개로 여성 초현실주의자들에 대한 주목이 다시 일어나는 상황 자체는 개인적으로 매우 흥분되고, 환영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이 도대체 무슨 상관이란 말일까요? 그들의 반응을 보기 위해 우리가 여기서 저기로, 그리고 저기서 여기로 비행해야만 한다면… 도대체 왜 그걸 봐야만 할까요? 내 주변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도 모른채… 그러나… 봤더니 재밌었고, 나는 살아있었다… 이것이 오늘의 결론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럼 내일의 여행기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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