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여러분은 스웨덴의 크리스티나 여왕에 대해 알고 계신가요?
17세기 성별일탈자였던 그녀는 똑똑하고, 지혜롭고, 매력적인 왕으로 아직까지도 스웨덴 국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고 전해지는데요~~^^
사실 제가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바로 데카르트 때문입니다.
여러분도 잘 알고 계실 프랑스의 철학자 르네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정식으로 유명한데요. 지적 호기심이 풍부했던 크리스티나 여왕은 당시 이름을 날리던 데카르트에게 무려 개인교습을 요청하게 됩니다.
물론 데카르트는 나이도 있고 몸도 약해 집에 가고 싶어했다고 해요. 그러나 여왕의 명령이니 거절할 수가 있나요. 젊고 가혹한 크리스티나 여왕의 부름을 받고 따뜻한 프랑스에서 혹독한 기후의 스웨덴으로 이주해 새벽 5시에 출근을 시작한지 5개월째가 되던 어느날…
53세의 데카르트는 폐병으로 영원히 일어날 수 없게 되고 마는데요😱
서늘한 서유럽의 기후로 천식이 악화😢되고 있는 저로서는, 타국에서 숨을 거둔 데카르트의 비극을 상기하게 된답니다. 많이 억울했을 거에요~
(성인 천식 환자분들의 환절기 꿀팁 댓글에서 나눠주세요~^^)
어제는 말씀드린대로 베긴호프(여성대안공동체)와 레즈비언 바에 다녀왔어요^^
베긴 공동체 뿐만 아니라 중세 여성 신비주의와 여성 공동체에 더 관심있으신 분들은 <페미니즘과 기독교의 맥락들>과 <중세 신비주의와 여성>을 추천합니다 :)
어쨌든 날도 덥고 목도 마르고 해서 30분 정도 머무르다가 바로 레즈비언 바로 향했습니다…
제가 일찍 가긴했지만… 어쨌든 처음 들른 곳에서는 저와 바텐더, 한 커플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이런 종류의 뻘쯤함, 그러니까 들어오자마자 당장 밖으로 나가고 싶어지는 종류의 민망함, 쑥쓰러움 등은 레즈비언 바에 온 이상 자연스러운 감정인 것 같습니다. 짧은 시간동안 정말 강렬하고 절실하게,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
어쨌든 한 잔을 마시자 마자 떠났습니다. 괜히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할것처럼, 누가 말이라도 걸어줄것처럼 한 장소에서 기다리고 미적거리면 결국 실망하는 건 저라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지요…..
두번째 바에 갔습니다^^ 여기서는 사장, 직원, 그냥 지나가는 손님 등과 함께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어요.
참고로 일요일임에도 손님들이 많지 않은 이유는, 어제 네덜란드-프랑스 국가간 여자축구경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해요. 바에 모여 다 같이 열띤 응원을 했고, 모두가 힘이 빠져 밖에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는 주인의 설명입니다.
애국심에 넘치는 건장한 유럽 여성들을 보지 않아도 되어서, 일요일에 오길 잘 한것 같아요^^
이곳의 역사 역시도 다른 ‘여성 전용 공간’들처럼 험난했다고 해요. 10명의 공동창업자들이 처음 70년대에 공간을 인수해서, 지금의 운영자가 ‘퀴어 프렌들리 바’로 운영하기까지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고 해요.
직원이 이 이야기를 설명해주던 와중에 마침 한 남자가 그냥 걸어들어와 맥주를 주문했어요. 그러자 직원이 “봤지? 지금이야 여성전용이 아니라서 이 사람 쫓아내지도 못한다고.” 라고 농담했답니다^^
하여간에 모두와 함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특히 여성 전용 공간, 부치라는 것, 옛날 애들과 요즘 애들의 차이 등 만국공통 여성퀴어 유니버설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잠깐이지만 즐거웠답니다^^
정말 우연하게도 한국인 분들도 만나게되어, 함께 일요일에만 운영한다는 클럽에 가보기로 했어요.
그런데 보시다시피, 이때쯤에는 거의 만취해서 아무런 사진도 남아있지 않네요. 뭘 찍으려고 했는지는 몰라도 이런 사진이 남아있어요. 저는 클럽 개장줄을 기다리다가 지치고 취해서 택시를 타고 집(내 집 아님)으로 돌아왔어요. 밤에 돌아다니는 일은 힘드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그리 좋지 않은 일이 생겨서 오늘은 하루종일 집에 있었는데요. 내일은 기분을 전환하고 어떻게든 숨통을 틔워보고자 근교의 다른 지역에 가보려고 해요!
참, 제목의 라이언 고슬링에 대해 설명하지 않았네요.
넷플릭스에서 공개한 새 영화 <그레이맨>을 봤습니다. 라이언 고슬링(이 맞는 모습)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즐기면서 보실 수 있을 거에요. 오늘 여행기를 쓸 수 있도록 기운을 북돋아준 라이언 고슬링의 피와 땀, 눈물에 이 글을 바칩니다^^
그럼 조만간 다시 만나요. 서울로 돌아가기까지 만 3일이 남았는데, 그때까지 잘 부탁드립니다^^
안녕~~~
댓글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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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리타님 암스테르담에서 좀더 머무르시며 퀴어바를 또 가신다면 Vrankrijk (프랑크라이크) 추천드려요!! 문화공간 겸 바 인데 펑크+퀴어+저항의 온상지랄까요.. 저는 술을 마시러 가지만요.. 투쟁~! https://www.radical-guide.com/listing/vrankri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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