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펀치(이하 : R) : 여러 나라들 중 호주에 정착한 이유가 궁금해요.
제리장 (이하 : J) : 제가 한국에서 통신연구소 회사 생활을 2년 정도 짧게 했어요. 막연하게 해외로 나갈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당시 운이 좋게 호주 회사와 저희 회사하고 연이 닿아서 1999년도에 호주로 갈 수 있었죠.
호주 생활 1년도 안되어 미국 회사에서도 잡오퍼를 받았어요. 그래서 미국으로 가려고 짐을 챙기고 있었는데 그때 IT 열풍이 무너지면서 미국으로 가기 일주일 전에 회사가 셧다운 되는 바람에 호주에 남게 되었어요. 일찍 가게 되었으면 공중에 뜨는 거였는데 운이 좋았죠(웃음)
R : 해외에서 커리어를 만들 생각은 언제부터였나요?
J : 외국 회사에 대한 동경이 있었어요. 제가 한국에서 회사 생활했을 때는 강압적인 분위기가 많았어요. 연봉도 성과보단 연차에 따라 정해지는 문화가 저는 불합리 하다는 생각을 한 것 같아요. 그에 반해 외국 기업들은 성과 지향적이고 업무 시간을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는 문화가 정착되어 있기 때문에 해외 취업을 생각했어요.
R : 어릴 때부터 창업의 꿈을 가지고 있었나요?
J : 아니요, 없었죠. 저는 그냥 통신 분야 엔지니어였어요. 창업을 생각하게 된 이유는 돕고 싶은 마음이었어요. 외국에 살면 흔히 이민자들끼리 모이고 정보를 교환하기 위해 교민잡지, 교민신문 이런게 많았는데 이때가 아이폰 앱들이 나오는 시기였는데 제가 IT쪽에 있다 보니까 앱으로 만들어도 되겠는데 하는 생각을 하게 된 거예요. 그 앱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무언가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고요. 하지만 그렇게 같이 일했던 친구들과 트러블도 생기고 이런 저런 과정을 거치면서 출시되었던 앱을 접으면서 오기가 생기고 아이디어를 서비스로 만드는 일에 맛이 들어서 열심히 하게 된 것 같아요.
그는 다양한 경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의 줌줌투어가 만들어지기까지 다양한 사업 아이디어들을 시도했었다고 한다. 그 중 하나는 소셜트래블 서비스였는데, 누구나 가는 똑같은 여행 대신에 취미가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함께 여행 가기, 뜨거운 한 여름인 호주의 크리스마스 날 본다이비치에 모여 술도 마시고 선물 나눠 주기 등, 누구라도 다양한 모임을 만들고 참여할 수 있는 커뮤니티 플랫폼 등을 시도하면서 사업의 틀을 잡아가기 시작했다.
사업이 어떤 것인지도 몰랐던 사람끼리 모여 하나부터 열까지 차근차근 쌓아갔다. 처음 사업을 구상하고 있을 때에는 뭔가 되는 줄 알고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시작했는데 당장 돈이 안 되니 고민이 많았다.
처음 스타트업을 시작하면 말도 안 되는 상상들을 하고 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정말 중요한 게 무엇인가 깨우쳐지는 것 같다. 비즈니스라는 게 명예욕 이런 것 보단 돈을 버는 거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많은 생각을 하다가 새벽에 아주 정신이 들었죠”
R : 힘든 일이 많았는데 그럼에도 계속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뭘까요?
J : 처음에는 허황된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나는 소셜 트래블쪽으로 확 터질 거야, 스타트업계의 뭐가 될 거야, 세상을 바꿔볼 거야 이런 (웃음) 누군가는 그걸 보며 꿈을 크게 가지는 것도 좋다고는 하지만 사실 근거가 없으면 문제가 되는 거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비즈니스를 하면서 절망의 절망을 겪고 사업의 본질을 깨닫게 되고 그때부터 오기로 하는 거예요.
회사생활을 할 때에는 승승장구하며 살아왔던 제리 장 대표는 사업을 시작하면서 실패자로 낙인이 되는 것이 두려웠다고 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밑바닥에서 시작을 하니까 뭐라도 해야겠다. 어떤 식으로든 결과를 내야겠다. 여기서 그냥 손 놓기에는 창피하다는 생각이 컸다고 한다.
“그때부터 집요하게 고객들을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줌줌투어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고객을 이해하는 것, 즉 고객의 니즈를 이해하는 것이다. 그 생각이 줌줌투어의 터닝포인트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한다.
그는 소셜 트래블 창업을 하기 전 시스템 엔지니어로 근무했었다. 연구소에도 들어가서 QA 시험과 소프트웨어 딜리버리도 하고 주로 통신 스페셜리스트로 서비스 기획 그리고 프로덕트 오너 역할을 하면서 서비스를 리뷰하고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것에 집중했단다.
R : 개발에 흥미를 가지게 된 계기는요?
J: 중학교때 컴퓨터 학원 선생님이 과제를 주셨는데 올림픽게임(버튼을 누르면서 100m 전력질주 하는 게임)을 만들어 보라고 했어요. 그때도 단순히 코딩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어떻게 하면 더 재밌게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기획자 관점으로 더 집중했던 것 같아요. 그런 부분에서 서비스 기획이나 이런 부분들이 가장 재미있고 지금 하는 업무에도 도움이 많이 되었죠.
“저 사실 대학교 다닐 때 연극반을 했어요.”
그는 공연 예술에도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대학시절 연극반을 하면서 공연을 3~4개 정도 했던 경험이 있다. 지금도 오페라나 연극. 뮤지컬을 보는 게 인생의 낙이라고 한다. 공연 예술을 하는 분들의 열정을 가장 높게 생각하고, 어렵지만 자기가 원하는 삶에 열정을 가지고 살아가는 모습을 닮고 싶다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R : 본인의 열정은 어디서 나오는지요?
J : 아무래도 매출이죠(웃음) 어떻게 보면 속세 적인 것 같기도 하지만 내가 하고싶은 일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게 정말 좋은 거잖아요. 함께 일해주는 팀원들도 다 잘 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것 같고, 고객 분들에게 좋은 여행을 소개시켜주면서 더 좋은 추억을 제공해준다는 점이 나름 작은 부분이지만 사회적으로 공헌을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도 했어요.
R : 줌줌투어를 하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부분은요?
J : 코로나19 때 여행업이 힘들어지고 장기화되면서 저를 믿고 따라주는 동료를 어쩔 수 없이 내보내야 하는 시기가 있었어요. 함께 일한 동료들에게 실망을 드린 것 같다는 죄책감에 심적으로 그때 가장 힘들었어요.
그 후로 코로나19도 조금 잠잠해져 가면서 매출이 다시 오르고 사람을 다시 뽑는데 새로 뽑기 전 그전에 나가셨던 분들에게 염치 불구하고 다시 연락을 드렸어요. 그때 흔쾌히 다 돌아오겠다고 해주었고 그분들과 다시 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을 때 그래도 내가 어떤 면에서는 잘하긴 했구나 생각이 들면서 그때 가장 보람을 느낀 것 같아요.
R : 줌줌투어의 향후 계획이 궁금합니다
J : 줌줌투어는 투자를 받아서 큰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인 계획보단 단기 계획이 중요하고 순간의 선택과 집중이 굉장히 중요한 회사입니다.
그렇지만 명확한 비전은 있어요. 줌줌투어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시켜주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여행을 진행하는 개별 현지 전문가들과 여행자들이 쉽고 빠르게 직거래가 가능한 여행 플랫폼을 만들어 고품격 여행문화를 선도하는 것이 줌줌투어의 비전입니다. 또한 앞으로 고객과의 접점을 더 넓히기 위해 호텔, 항공 업무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줌줌투어는 호주와 미국 투어를 강점으로 두고 있고 대외적인 이미지로도 호주와 미국 전문 투어업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그렇기에 단기 목표로는 유럽시장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고, 추가적으로 자유여행을 즐기시는 분들의 다른 고충까지 해결할 수 있는 업체로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기존 여행사와는 다른 경험을 주는 줌줌만의 유니크한 벨류를 제공하고 싶어요.”
R : 줌줌투어가 생각하는 좋은 여행 경험은 어떤 것인가요?
호주 시드니에 본사를 두고 있는 줌줌투어(대표 : 제리 장Jerry Chang)는 호주 이민자들이 모여 만든 온라인 현지 여행 및 액티비티 예약 플랫폼이다. 이들은 관광대국 호주에서의 오랜 생활과 경험을 토대로 자투리여행, 가족 중심 맞춤형 차량투어 등 특별하고 새로운 여행 상품을 만들었다. 그랜드캐년 캠핑 투어, 파리 뮤지엄 투어, 시드니 스카이다이빙, 등 전세계 주요 여행지에서 꼭 해보면 좋을 신나는 여행 및 액티비티 상품들로 인기를 끌고 있다. 여행 중개 플랫폼 업체로 자리잡기 위한 성장 과정이 궁금했다. 줌줌투어 제리 장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J : 여행이라는게 새로운 경험이잖아요. 어떻게 보면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 자아를 되돌아보게 될 수 있는 기회도 되죠 그래서 여행을 삶의 악센트 같은 것이라 생각해요.
그리고 사람마다 여행을 하는 목적이 다 달라요 가족, 친구, 동료 등 누구와 가는지에 따라서도 달라지고 6월의 미국과 12월에 미국이 다르듯 시기마다도 달라지죠. 그에 맞춘 여행을 충족시켰을 때가 가장 좋은 여행이 아닐까요.
투자를 받지 않고 스스로 내실을 다지면서 성장한 줌줌투어. 고객의 니즈에 집중하면 결국은 내실이 있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장 대표의 말이 인상적이다. 그는 롤모델이라고 하기엔 규모가 작지만 남이 가는 길이 아닌 이렇게 스스로 가는 길에 확신을 가지고 나아가고 성장해가는 스토리를 나눠주었다.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용기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넉넉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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