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사감희입니다. 9월 이후로 한동안 글을 쓰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저는 학교를 다니고 연애를 했습니다. 제대로 된 연애를 해본 건 처음이었는데, 생각보다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고 원래 저처럼 제멋대로 말하는 건 안 되는 일이었어요. 그래서 제 제멋대로인 생각과 글들을 잡아두지 않았더니 고이지 않아서 다들 멀리 멀리 흘러 갔답니다.
저는 어찌저찌 다시 혼자가 됐습니다. 심술궂게 글을 쓸 때가 돌아왔네요. 그런데 막상 돌아오니 전처럼 쓸 수는 없게 되었습니다. 왜냐면 조금의 정보값이라도 담지 않고 오로지 나에 대해서 쓰려고 하면 이딴글이궁금할리가없잖아시발롬아. 같은 상태가 되어서 .. 그러면서도 남이 이미 만들어 놓은 작품에 기대지 않으면 아무것도 써낼 수 없다고 느끼면 실망감이 찾아옵니다. 나도 좀 더 생각을 하고, 내 생각을 글로 쓰고 싶다는 마음이 있어요.
그래서 갑자기 오늘 하루를 글로 써내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루를 되돌아보다 어떤 글감이 생각나기도 하니까요. 정말 좋아하는 대상이 아닌 이상 일기를 메일로 받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 번 쯤은 괜찮잖아요? 그리고 앞으로 일기는 블로그에 쓰는 것으로 ..
오늘 아침에는 개운하지 않은 상태로 일어났습니다. 어제는 힘든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각성 상태가 계속 유지되어서 잠이 잘 오지 않았습니다. 꿈을 꾼 것 같기도 해요. 알바를 가기 한 시간 반 즈음 전에 일어나서 밥을 먹고 누워있다가 알바를 갔습니다. 내가 일하는 시간대의 편의점은 사람이 잘 오지 않아서 자유 시간이 많습니다. 어제는 계속 웃으면서 일했더니 손님들도 친절하게 대해주는 것 같아 오늘도 웃어보려고 했으나 끝날 때까지 이어가지는 못했어요. 중간에 귀여운 아이가 와서 자기 몸 반만한 커다란 바구니에 물건을 잔뜩 사갔어요. 어머니께서 스타벅스 에스프레소 크림 라떼를 사오라고 하셨다고, 또 이것저것 찾아달라고 해서 귀여웠어요. 교대 근무자랑은 조금 어색한 사이인데, 오늘 손님이 다른 일을 처리해달라고 하셔서 그 일을 하느라 얼굴도 잘 보지 못했어요. 그치만 그 친구를 보면 사회생활이 어색한 수준이 저와 비슷한 것 같아 대화하지 않아서 다행이었어요.
여기까지 쓰고 저는 쓰는 것을 그만두었습니다. 왜냐면 오늘 하루를 나열하는 것만으로는 제 마음에 드는 글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틀을 넘기고 이번엔 다른 주제를 가지고 글을 써보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것도 그만두고 친구에게 시 쓰는 법을 물어봐서 시를 썼습니다. 첫번째로 완성한 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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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물가에 있었다
뜨거운 발이라도 오래 담그면 물고기를 속일 수 있다
가까이 온 물고기에 혀를 대어보았더니
비늘에서 비린 맛이 났다
한 입 깨물어보니 맛이 없었다
꿈에서 깨니 나는 내 팔을 물고 있었다
물고기가 되는 꿈을 자주 꾼다
시를 쓴 건 어렸을 때 이후로 처음입니다. 그래도 제가 창작을 해냈다는 사실이 마음에 듭니다. 언제 무슨 요일에 어떤 글로 다시 돌아오겠다고 전처럼 확실하게 말할 수 없지만 제가 쓸 수 있는 글에 시가 추가된 것이 기분 좋은 일인 것 같아요. 사실 무슨 글이든 정말 보내고 싶었으니까요. 누군가가 글을 읽어주는 게 저에겐 연결감을 줘서 마음이 편해져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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