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오펜 <A window in London street>

유럽 미술관 여행

2024.06.01 | 조회 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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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롱 드 까뮤

그림과 글로 내 안의 나를 만나는 시간


윌리엄 오펜(William Orpen), 런던 거리의 창문(A Window in London Street), 1901
윌리엄 오펜(William Orpen), 런던 거리의 창문(A Window in London Street), 1901

에어비엔비 파리

파란 드레스를 입은 여인이 반대편 건물이 마주한 창가에서 우아하게 창밖을 내다보고 있다.

7년 전 프랑스에 갔을 때 에어비엔비로 친구가 숙소를 구했다. 공동주택 3층이었고 역에서 가까워 편리했다. 맞은 편에 다른 공동주택 건물이 인접해 있어, 그림처럼 창밖으로 맞은 편 건물 창문과 테라스가 보였다.

인접해 있긴 했지만 어느 정도 거리가 있어서인지 건물이 예뻐서인지, 답답한 느낌은 아니었다. 매일 사는 사람은 어떨지 몰라도... 맞은 편 건물의 창문과 테라스를 보며, 만화 소공녀 세라에서 원숭이가 테라스로 돌아다니던 장면이 떠올랐다.

거실하나, 침실하나, 욕실하나, 주방하나의 작은 집이었다. 도로에 접해 있어서 소방차의 사이렌 소리가 아주 잘 들렸다. 그 나라는 사이렌소리가 우리나라와 비교도 안 되게 무척이나 컸다. 새벽에 왜 그렇게 소방차가 다니는지 알 수 없지만, 잠결에 계속 사이렌소리가 들렸던 기억이다.

박물관 투어

루브르 박물관을 먼저 갔다. 박물관은 엄청 컸다. 그런데 전파가 잘 안 잡혀서 좀 불편했다. 조그마한 모나리자 그림에 몇 겹의 투명 방어벽이 둘러쳐 있고, 관람객도 가득 둘러쳐져 있었다. 고개를 빼고 이리저리 둘러보며 빈자리를 찾은 후에야 간신히 볼 수 있었다.

정물화, 풍경화, 초상화, 역사화, 종교화.. 전시 방마다 크고 작은 그림들이 가득 걸려있었다. 나폴레옹의 대관식과 민중을 이끄는 여신도 있었다. 일정을 마치고 숙소에 들어갈 때 마트에서 와인과 치즈, 살라미를 사서 들어갔다. 저녁 식사 후에 와인을 마시면 수다를 떨었다. 목이 쉬도록...

보통 나는 대화에서 말을 들어주는 경우가 많고 말이 많진 않은 편이다. 그러나 초2때부터 나와 같이 성장해서 나를 잘 알고 나를 사랑하는 친구와 함께 하니, 상대의 반응을 살펴야하는 걱정 없이 목이 쉬도록 실컷 이야기를 했다.

다음 날 오전에 퐁피두센터에 갔다. 데이비드 호크니의 전시가 한창 중이었다. 짐을 맡기고 돌아다니며 그림을 보고 기프트샵도 구경했다. 퐁피두센터 앞 빈티지샵에서 원피스를 하나 구입하고, 식당에 가서 로제와인과 함께 샐러드를 먹었다.

그들은 저녁식사만 잘 차려먹고 아침은 오믈렛과 커피, 점심은 간단히 샐러드정도만 먹는다 했다. 또한 식사 때마다 와인을 곁들였는데, 우리나라에서처럼 이 없어서 목이 메어 그런가 싶기도 했다.

대화가 있는 식사

신기한 것은 십대자녀와 함께 식당에 온 가족이 대화를 하는 모습이었다. 우리나라에선 십대자녀가 부모와 식당에 가면, 으레 자녀들은 핸드폰 삼매경에 빠져있다. 그런데 그 곳의 십대자녀는 부모와 대화라는 것을 하는 것이다.

부모와 십대자녀가 대화하는 진기한 광경을 보며 그저 부러울 따름이었다. 그 때는 아직 아이가 아동기였지만, 나도 아이와 대화하는 부모가 되고 싶다는 소망이 생겼다. 우리 아이가 십대가 된 지금, 자녀와 대화하는 부모인가 생각해보면 그것은 단지 소망이었을 뿐이었다는...

어제는 아들이 1년 가까이 사귀어 온 여자 친구와 헤어졌다는 소식을 전했다. 여자 친구를 사귈 때도 집에 인사를 시켰었다. 작년 어린이날에... 아들의 첫 연애였다. 그 후로 종종 집에 방문해서 같이 놀기도 하고 시험공부도 같이하며, 지난주까지 학교의 공식커플이었다.

프랑스 식당에서 본 것 같이, 식사시간에 도란도란 대화하는 부모-자식은 되지 못했다. 그래도 신변의 주요 사건정도는 이야기해주는 아들이어서 고맙다. 덕분에 오랜만에 주말에 아들과 함께 할 수 있었다. 가족 다 같이 벚꽃구경 나들이를 다녀왔다. 2주 후면 중간고사지만 공부는 내일부터...

*글쓴이-김경애

아이와 열심히 성장하는 주부로 집 밖의 일을 탐색하고 있다. 그림 감상과 글쓰기, 전시 나들이로 깨어나는 중이다.

 

 

*'살롱 드 까뮤'는 그림 감상과 글쓰기, 전시 나들이를 함께 하는 모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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