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11일

빼빼로와 가래떡...

2025.11.11 | 조회 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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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teryang

사랑해 널 이 느낌 이대로!

알려지지 않기 위해 살아남았다

이 세계에서 죽음은 가장 명분 좋은 껌

소비될 각오를 한 자만이 세계 너머로 떨어졌다

내가 궁금한 건 떨어지면 아픈지였지만

아무도 그런 건 궁금해하지 않았다,

애초에 닿지도 않을 질문들이었다

 

가끔은 하느님이 그들을 잊었는지 궁금했다

원망스러웠다는 뜻이다

가서 이름 작게 속삭여 주면

우리 위해 다시 한번 빌어주시나?

 

호기심에 나는 떨어지던 별 하나를 멱살잡고

입술만 우물거리다

어떤 이름을 말해야 좋을지 몰라 그만 놓아주었다

 

내 슬픔은 대체로 이렇다

 

보고 싶은 사람이 있었는데, 그리운 사람이 있었는데

머리를 열심히 굴리다가

문득 한 사람이 떠올랐다

담배를 너무 사랑해 집안 물건을 갖다 팔았다는

자꾸 그래서 자꾸 싸웠다는

어떤 개새끼 얼굴이 떠올랐다

 

주님

천국에서도 그이는 담배를 피웁니까

천국에서도 그이는 담배 피우려 주님 옷가지 팝니까

 

미소에 거짓이 없다

 

그럼 주님, 첫 번째 기도를 하겠습니다

그이가 땅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게 해 주십시오

이 땅에서 피우면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습니다

그이가 하늘에만 있게 해 주십시오

 

두 번째 기도를 하겠습니다

그이가 다시는 방랑자로 태어나지 않게

아이, 주님, 어떻게 힘 좀 써 주십시오

어미가 길게 울었습니다 주님

내 어미가 그리 우는데 어찌 그 아비를

 

어미의 슬픔은 대체로 이렇다

 

눈물자욱에 얼룩진 베개를 안고

 

환한 거리의 가로등을

 

거리의 껌처럼 눌러붙어

방랑하다 콱 죽어버린 즈그 아비 삼아

세계의 바깥으로 휙 떨어진 즈그 아비 삼아...

 

/슬픔의 유전학, 안금형

 

 

이 계절에 자주 듣는 노래를 첨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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