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4일

벌써 11월!

2025.11.04 | 조회 7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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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teryang

사랑해 널 이 느낌 이대로!

지하철을 탈 때 나는 잠시 죽는다

 

지하에 간 사람은 죽고 지상에 간 사람은 산다

누군가 그랬다

세상은 인구수를 조절하기 위해 지하철을 발명했다고

그들이 잠시 죽어있는 사이 또 다른 생명을 낳기 위해

구차하다

 

지하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는

죽음이 편안하다는 인상을 준다

이것이 프로파간다 아니오?

아무도 대답하지 않는다

지하에 간 수도자들은 어디에 있습니까

가끔 머리 두건을 쓴 수녀님들

또 가끔 가방 든 신부님들

 

*수많은 축제를 위하여

 

머리 두건 벗어버리고

사제복 든 가방 태워버리는 날을 위하여

그러니 아파도 울지 마

죽음이란 건 무척 편안하니까

남은 너만 아픈 거니까, 난 아프지 않으니까

 

지상에 사별의 아픔만 남았다는 것을 안 신은

마침내 하하하 웃으며 말했지,

그 아픔을 겪게 하기 위해 나 못박혔으니

 

지하철을 탈 때 나는 잠시 죽는다

교통카드 IC칩 손바닥과 발등에 못박힌 채 죽는다

우리는 죽어서도 돈 없이 편안할 수 없다

신에게 삿대질해도 너무 낮아, 보일 리 없잖아

 

위령성월을 맞이하여 기도하겠습니다

 

지하철을 탄 모두에게, 구차히 **아멘

 

 

*노르웨이의 숲, 무라카미 하루키

**아멘, 그대로 이루어 주소서

/사랑하는 당신에게, 안금형

 

 

성당에서 쓴 시 치고 굉장히 불온하네요. 절대 부분 캡처만 하고 원문을 걸리지 말아야겠어요. 엉덩이 걷어차일지도 모릅니다. (정말 그렇진 않습니다)

 

벌써 11월이에요. 운 좋은 일들이 종종 벌어지고 불행한 일들이 지저분한 방처럼 널려있는 도시에서 오늘도 잘 살아남겠다고 다짐합니다. 여러분도 건강하시고, 또 다시 건강하세요.

 

다음 주에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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