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엄청 오래 살고 싶어요. 원래는 안 그랬는데, 최근에 그렇게 됐어요. 그런데 세상 만사 뜻처럼 되는 게 하나도 없더라구요. 조금은 절망했고 조금은 슬펐습니다.
시 한 편 싣을게요. 편하게 읽어 주세요.
내 안에 무엇이 있었는데
무언가 너무 소중했는데
지는 낙엽보다 못한 신세로 눈 감는 시절아
급히 가는 세월아
그래,
지는 낙엽보다 못한 신세로
오래 살았다, 그 어떤 슬픔보다 오래
현경아, 우리가 그 어떤 슬픔보다 꾸준했다
생존권에 대해 토로할 때
아픔에 대해 나눌 때
아프지 않고 생존할 수 있었던 우리는
이제야 넝쿨 같은 업보에 꼬였네
아니야, 사실은 아팠지
입 밖으로 낼 수 없는 게 전부지
사실은 생존하기 버거웠지
우리의 곁으로 어쩌면 곧 간다
올해 여름은 너무 더웠어서
아무리 비 내려도 식질 않아서
가을 장마 땐 음식물에선 시큰한 냄새가 나고
사실은 더 일찍 우리의 곁으로 가고 싶었어
저항시다 뭐다
다 좆이나 까라 하고
현경아, 나는 스물넷이 된다
그리고 아마 스물다섯은 없을 테니 외로워 울지 마라
말하는 나는 늘 아버지가 되고 싶었다
좆이나 까는
그래,
지는 낙엽보다 못한 신세로
오래 살았다, 그 어떤 슬픔보다 오래
결국 우리가 그 어떤 슬픔보다 꾸준했다
/도돌이표, 안금형
건강하세요.
말주변이 없어서 시 싣는 일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네요.
아 그리고 제 트위터는 @saturnofrosie 입니다. 편하게 놀러오세요. 친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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