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서
< 바래진 지난 날보다 오늘의 하늘이 더 뜨겁다 >
여름이 담겨 있는 사진들은 선명한 것을 넘어서 빛이 산란되고 있어서 꼭 그 때의 우리가 빛났던 것만 같아요.
하지만 그 때의 감각을 떠올려보면 내 살을 두드리는 따가운 햇살과 살과 살이 맞닿는 순간. 질척한 느낌 그리고 차가운 바람이 훅 끼쳐올 때의 오는 한기가 생각나요. 이렇게 상상과 현실이 가장 다른 계절은 여름인 것 같아요.
그럼에도 제가 여름이 기다려지는 이유는 달디단 수박 때문이죠. 땀에 젖은 손으로도 꼭 잡고 다니던 추억들도 있고요. 여름이 빨리 지나가길 바라면서, 막상 지나면 금방 그리워지는게 청춘과 닮아 있어요. 이번에는 꼭 녹아버리지 않고 여름을 잘 보내고 싶은데, 막상 따가운 햇볕 아래 놓이면 시원한 실내로 들어가고 싶겠죠? 아쉽게도 여름과 달리 지나간 청춘은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 더더욱 후회하겠군요. 하지만 그렇기에 더 한걸음 내딛기 위해 노력할 거에요. 지금이 처음이자 마지막인 하루인 것을 아니까요. 그렇다고 열사병 걸릴 때까지 뙤약볕에 서있지는 말고 꼭 수분과 염분을 섭취해주며 휴식을 취하세요!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이니까요.
저는 요즘 저속노화에 관심이 많아져서 운동도 열심히 하고, 건강한 식단을 하기 위해 노력한답니다. 이게 청춘이라는 여름에 즐기고 있는 저의 휴식인 셈이죠.
여러분은 어떻게 살고 계신가요? 여러분의 여름이 얼마나 가혹할지, 그리고 찬란할지 궁금하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름이 지나면 빛바랜 지난 시간들을 아름답게 기억할테지만, 당장 다가올 여름이 가혹할 것을 알기에 더 단단히 살아봐요, 우리.
녹아버려도 가을이 오면 다시 열매가 맺힐 거에요, 기필코.
지원
<새와 새장>
안녕하세요 지원입니다! 저는 일을 하기 위해 잠시 다른 지역에 와 있어요. 이곳에서두 개인 노트북을 가져와 이것저것 쓰고, 생각하고, 쓰고, 생각하고 있답니다.
여느때와 다름 없이 생각이 차암 많았는데요. 여름 우거진 산책로를 걸으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기도 하고, 에어컨 빵빵한 일터에서 복잡한 고민을 안고 끙끙대기도 했습니다만. 오늘 아침에 눈을 뜨고 그런 생각들이 들더군요! 사람도 삶도 변화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걸요. 오늘도 여러 인생의 고민들을 나누어봅시다.
저는 인간관계와 일터에 대한 생각이 참 많았어요. 관계에서는 붙잡고 싶어도 붙잡아지지 않는 것 같은 인연들에 대한 미련과 아쉬움이 들었고, 일터에서의 인간관계 또한 은근히, 아니 엄청나게 신경쓰이는 것들이더군요. 뜻대로 잘 안 풀리는 관계에서는 고통을 느끼기도 하고요.
그런 고민들을 조금은 덜어주는 생각이 ‘사람은 자유로운 새’ 라는 관점이었어요. 사람은 본디 자유의지를 갖고 행동하는 존재이고 타인에 의해 조종될 수 없다는 걸요. 자기가 결국 선택하고 나아가는 존재인데, 내가 특정 관계를 가까이 두려고 했던 건 새를 새장에 가둔 것과 비슷한 거예요. 그래서 다짐하게 되었죠. 사람에게 가졌던 높은 기대와 바람을 점점 거두자. 맘처럼 되지는 않지만 이게 나에게 더 좋은 관점이라는 확신이 들어요.
또 하게 된 생각은 고정된 것은 없다, 라는 건데요. 저만해도 취향, 생각, 감정, 관계 등이 계속해서 변화하는 것 같아요. 오늘 회사가 끝나고 쉼터에 앉아 흘러가는 구름을 멍하니 바라봤거든요. 모든 흘러가는 것이 새삼 달갑게 다가왔어요. 힘든 일도 좋은 일도 결국에는 지나가는구나 싶구요. 그럼에도 계속 나를 향한 선택을 내리며 나아가기! 꼭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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