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서
저에게 버티는 힘은 주저앉아 버리고 싶은 걸 버티거나
아니면 어딘가로 떠나기 위해 벌떡 일어서고 싶은 것을 버티는 것 둘 중에 하나의 연속이었어요.
학생 때는 대체로 하기 싫은 공부에서 벗어나기 위해 벌떡 일어서고 싶었고, 성인이 되어서는 함께 하고 싶지 않은 타인에게서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 않아 벌떡 일어서고 싶었어요.
주저앉고 싶을 때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자연재해나 죽음을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 있었고, 나의 노력에도 취업을 계속해서 실패했을 때 무기력해져서 그만 주저앉고 싶었어요.
하지만 그 자리를 벗어난다고 그 상황을 타파할 수 있는 명확한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곳에 주저앉는다고 해서 현재의 고통이 사라지지 않았어요.
그래서 버텼어요. 그 버팀은 절대 혼자의 힘이 아니었어요.
염치없지만, 주위 사람들에게 손을 뻗어 도움을 요청했어요.
그렇게 손을 잡고 버텼죠.
그리고 다음에는 혼자서 버틸 수 있도록 나에 관해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어떻게 하면 취약한 나의 몸과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 수 있을지 고민했어요.
그리고 탐구하는 나의 자세가 나에겐 버티는 힘이에요.
그 상황에 매몰되어 빠지지 않고 한 걸음 물러서서 내가 뭘 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는 것이에요.
뒤에서 붙잡는 죄책감과 후회를 벗어나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을 움켜잡는 것이죠.
그러다 보면, 조금씩 버틸 수 있었어요. 물론 중간중간 여행이나 취미활동을 통해 마음을 다스리는 것도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여러분은 어떻게 버티는 힘을 기르고 계시나요?
지원
ep1. 납작하고 찌뿌둥하게
안녕하세요 지원입니다. 정말 오랜만인 것 같아요. 그동안 쌓인 이야기가 정말 많은데! 어서 들려드리고 싶어요. 잘 지내셨나요!
회사에 인턴 생활을 하면서 적응하느라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데요. 그 중 제게 큰 화두는 회사를 다니면서 차곡차곡 메마르고 있다는 점이었어요. 좋아하는 일도 스탑. 나 자신과의 대화도 스탑. 사람들과의 관계도 왠지 미적지근하고. 마음이 계속 찌뿌둥하다고 외치는데 대체 어디서부터 마음을 편하게 해줘야할지 몰랐던. 그런 시간들.
게다가 진로 고민까지 심화되니까 생각은 증폭하고. 이렇게는 안되겠다 싶어서 유튜브를 많이 찾아봤어요. 다른 사람들은 고민이 있을 때 어떻게 하나. 저의 방식에 가장 도움이 되었던 것은 매일매일 글쓰기를 하며 나에게 ‘내가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것은 뭐지?’ 묻는 것이었어요. 시작한지 일주일 반 정도 되었는데 정말 아침 저녁으로 노트를 끼고 살며 이런저런 마음을 정리하는데요. 마땅한 당장의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나를 알 수 있어서 너무 좋더라구요.
ep2. 마음에 무엇을 담을까
그렇겍 정리해본 저는 나만의 시선을 담아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일을 아주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걸 다시금 깨달았어요. 특히 글쓰는 것에 익숙한 사람. 어떤 시선을 담을까 보니 제 태도에 따라 세상을 보는 방식이 바뀌겠더라구요. 저는 호기심 그리고 진심을 담아 세상을 관찰하고 싶어요. 그리고 문화, 예술, 공간, 음악, 패션, 독서, 디자인, 사진 등 다양한 매체에 관심을 가지며 창의적이고 따뜻한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싶어요. 그래서 마음 먹은 두 가지!
1. 사람들과 있을 때 멍때리지 않고 대화에 참여해본다.
2. 매일 29cm에 들어가며 브랜드 룩북을 구경한다.
요새 스타일링에 대한 관심이 증폭해서 온라인 쇼핑을 귀찮아서 구경도 잘 안하던 제가 패션에 관심을 갖겠다고 매일 패션 앱에 들어가고 있답니다. 소소한 노력들...
그 외에도 글쓰기를 이어가는 것. 회사생활을 더 잘 이어가는 것. 등등 하고 싶은 것도, 마음 먹은 것도 많아요. 그렇게 계속 글을 쓰고 나와 대화하면서 조금씩 하고 싶은 방향을 찾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앞으로 다시! 계속 이러한 노력을 이어가려 합니다.
저희는 다음 레터에서 만나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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