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인생 구하기 ] 16화 강해지는 법

2025.11.15 | 조회 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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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구하기

삶은 걷고 쉬고의 연속.

 

 

은서 

 

연한 내 마음은 수십 번 찢어지지만, 또 다른 마음으로 기운다

 

 

내 마음은 어찌 그리 연한지 타인의 숨 자락 하나에도 쉽게 찢어지고 만다.

‘후우우’ 그저 긴 호흡인 한숨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입속에서 나오면 너무나 속절없이 넘어지고 만다.

 

날 상처 주기 위해 내쉬는 숨이 아님에도 쉽게 찢어지는 마음이 싫어,

두 손으로 막으려 했지만, 내 손가락 사이사이로 바람은 숭숭 들어가 버리고 만다.

 

내가 택할 수 있는 건 찢어진 마음을 열심히 기우는 것밖에 없다.

찢어진 마음을 여러 모양의 천으로 기워 본다.

내 마음을 기우는 천은 날 사랑하는 상대방의 마음으로, 쉽게 찢어지지 않는 탄력 있는 천이다.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찢기는 마음은 시시때때로 아프지만, 날 덮어주는 천 덕분에 더 따뜻해진다.

 

바람에 속절없이 찢어지는 저의 마음이 원망스럽기도 해요.

제가 좀 더 튼튼했다면 이렇게 고통에 몸부림칠 일이 더 적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저의 작은 입바람 하나에도 찢어질 상대방의 마음을 생각하며 조심하게 되는 것 같아요.

또, 찢어진 제 마음을 기워주는 천의 소중함도 남들보다 더 잘 느낄 수 있어요,

 

어쩌면 저의 연약함은 상대방의 따뜻함을 더 느끼기 위함이 아닐까요?

여전히 불어오는 바람이 무섭지만, 마냥 두려움에 덜덜 떨고 있지는 않습니다.

찢어지더라도 다시 색색이 기워질 것을 믿거든요.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이런 저의 알록달록한 마음을 사랑하고 있을 거예요.

그러니 저도 마음 놓고 사랑해야죠.

 

여러분의 천은 어떤 모양에 어떤 질감인가요?

그 온기는 어떤지 궁금합니다.

 

 

 

 

 


지원

 

버티면서 강해질 때도 있는 법

 

 

영하로 기온이 떨어지기 전에 종로 거리를 걸으며 친구랑 낙엽을 왕창 밟고 왔다. 의류 매장 파트타이머 일을 함께하는 친구인데 서로에게 호감을 쌓다가 오늘 만나서 대화를 나눴다. 친구가 한국에서 춤을 전공하다 느닷없이 외국의 패션 디자인 전공으로 유학을 하게된 사정을 들었다. 그곳에서 무수히 겪었던 언어 장벽과 미묘한 외국인 차별, 외로움 등의 어려움을 뚫고 졸업까지 마친 후 강해져 새롭게 꿈을 꾸고 있는 친구가 정말 대단하게 느껴졌다.

 

춤을 하다오느라 전혀 몰랐던 옷 만드는 법을, 계속해서 밤을 새서 작업하고 또 작업하며 시간을 보내다보니 1학년 때와 달리 3학년 때는 꽤 잘 만들 수 있게 되었다고 했다. 그 과정에서 많이 울었다고 했다. 그리고 그녀는 이제 다른 외국의 학사 편입을 준비하고 있었다. 나의 작년 졸업작품 주제였던 ‘Walk while Crying’이 떠올랐다. 이 작업의 모토가 된 문장도 ‘울면서 걷기’였다. 힘들고 어려워도 해야만 할 때가 있는 듯 하다. 그래야 나아갈 수 있을 때가 있다고.

 

처음 은서에게 ‘강해지는 법’으로 이번 레터의 주제를 정했다고 말했을 때, 나는 어느 지하철 역 계단을 내려가고 있었고 문득 더 ‘강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의류 매장 파트타이머 일이 사실 너어무 힘들었다. 한 달만에 때려치고 싶다고 생각했다. 힘들면 못 견디고 때려치는 전과 달리 조금은 맷집이 단단해졌는지 더 버텨보자고 생각했다. 작년, 졸업 작품을 준비할 때 여름 방학에 했던 인턴을 하다 나가떨어져 우울증이 심하게 왔었고 작품 준비를 할 건강 상태가 아니었지만 주변 모두의 도움을 받아 했다. 해냈다. 아트페어 회사에서 디자인 인턴을 할 때도 2달 만에 때려치고 싶었지만 사수의 ‘그냥 해봐. 좀만 더 해봐.’라는 조언에 계약 기간을 모두 채우고 끝냈을 때도 해냈다고 생각했다. 끝까지 버티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많이 배웠으니까.

 

사는 것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때론 너무 힘든 때가 있지만 그래도 살아야 한다. 그러면 살아지고, 또 사는 게 좋은 날들이 온다. 갑자기 이런 교훈적인 결론에 도달해서 당황스럽지만 그래도 감히 계속 버텨보자고 말하고 싶다. 물론 그만두거나 포기하는 것도 충분히 훌륭한 일이다. 뭐든 간에 자기에게 맞는 선택을 하면 되고 틀린 선택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나도 계속 더 강해지면서 살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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