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
당신은 언제든 가고 싶은 곳에 갈 수 있어요
최근 꿈이 생겼다. 실은 예전부터 원하는 걸 알았는데 여러 안될 이유를 찾아며 묻어두었던. 그걸 꺼내어 마주보는 시간을 겪고 있다.
어제는 혼자 카페에 가서 3시간 동안 글을 썼다. 혼자 휴지로 코를 풀며 울었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두려워했는지 삶을 돌아보며 토해내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니까 내가 원하는 것은,
*여유와 평화 속에서 개인 작업을 하고 충분히 실력을 쌓을 수 있도록 좋은 환경과 동료, 스승 사이에 놓이는 것. 나만의 고유한 크리에이티브를 구축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
유학을 알아보러 한동안 학원을 몇 군데 다녔다. 그 중 어느 학원에서 상담을 받는데 선생님 앞에서 울컥하고 말았다. 유학을 다녀오는데 필요한 경제적 비용이 내가 단시간에 벌 수 있는 금액이 아니었기에 꿈이 불가능한 현실처럼 멀어져 보여서 그랬다. 내 눈물과 자신 없는 모습 때문인지 선생님은 진심 어린 여러 조언을 들려주셨다.
혼자서 마련하기엔 어려우니 부모님께도 가능하면 말씀드려 볼 것. 아직 부모님께 말하지 않았다. 부담을 드리기 싫어서 혼자 알아보고 있었는데, 어려움이 많아 보였다. 유학을 준비하는 동갑 친구도 내게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이 부모님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가장 빠른 시기라고.
아무쪼록 요새는 처음 유학지로 생각했던 국가 외에도 다른 곳, 다른 학위 등등 여러 방면으로 생각하려고 마음을 열었다. 해외장학금도 찾아보고. 그리고 내 계획이 어느정도 정리가 되면 부모님께도 말씀드려 보려고 한다. 그럼에도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본질적인 것들은 놓지 않고 다방면의 길이 있음을 잊지 않으려고.
추가로, 엄마 아빠에게 <궁금집>이라는 이름으로 메일을 주고받고 있다. 나도 그렇지만 본가도 멀고 따로 사는 우리에게 서로를 알아갈 시간이 줄어드는 것 같다. 같이 살았어도 모든 걸 얘기하진 않았을 것 같지만. 좀 더 소통하고 싶어서 매주 메일을 쓰기 시작했고 금요일이 발행일인데 어제 피곤해서 자느라 못 썼다. 아침에 엄마에게 메일이 왔다. 진급 교육을 받느라 전국을 돌아다니던 엄마의 마음이 담겨 있었다.
그러니까, 나의 꿈이든 내가 사랑하는 부모님이든 계속 닿으려고 서로에게 문을 두드리는 거다. 발자국을 찍으며.
은서
나의 20대 발자국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은 날에는
내가 왔다 갔음을 아무도 모르게 발자국이 남지 않기를 바란다.
오늘 하루 가치 있는 일을 했다고 생각한 날에는
쿵쿵 발을 내디디며 내 발자국을 진하게 남기곤 한다.
사실 두 경우 모두 비슷한 무게에 비슷한 크기의 발자국을 남길 테지만.
나는 앞으로 나아가기에 나의 발자국을 본 일이 한 번도 없지만,
내 앞에 간 누군가의 발자국을 보면 기분이 이상해진다.
마치 뽀얀 눈 위에 나있는 고양이의 발자국을 보면 괜스레 마음이 간지러워지는 것처럼,
존재 자체로 대견하다는 생각을 한다.
취업해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사람을 보면
그들도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했겠지, 생각해 본다.
그리고 나도 그런 모습이 되기 위해 다짐해 본다.
하지만 나의 발자국은 너무 옅어서 언제 저렇게 깊고 진한 발자국이 될 수 있을지
막막해진다.
멀리서 보면 거기서 거기인 발자국,
하지만 가까이서 보면 천차만별인 발자국.
나는 이 지구에 어떤 발자국을 남길까?
이미 나는 수많은 발자국을 남겨왔고, 남길 테지만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내 발밑만 내려다본다.
발자국을 보려면 발을 내디뎌야 하는데, 내 발이 커지기만 바라고 있다.
아-아 이런 바보 같은 행동을 반복하고,
그것이 바보 같은 행동임을 깨닫는 것의 반복.
그것이 지금 나의 20대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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