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서
나의 사랑
엄마의 핸드폰에 나는 ‘나의 사랑’으로 저장되어 있다. 나-의 사랑. 나의 사-랑. 나의 사랑은 어떤 형태일까? 애인과 다투면서 내가 보는 사랑의 형태를 파악할 수 있었다. 나에게 사랑은 너무나도 쉽게 끊어질 수 있는 실의 형태로 인식되고 있었다.
끊임없이 사랑을 확인하면서도 조금이라도 달라지면 불안해하는 나의 모습에서 그 윤곽을 보았다. 상대방의 눈치를 살피고 변화를 찾아내어 의미부여하는 행동을 반복하였다. 이런 행동은 나를 피폐하게 했고 상대를 지치게 했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공부한 결과, 내가 불안형 애착인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빠는 기분 좋을 때는 정말 재맜개 놀아줬지만, 기분이 나쁘면 아무 이유 없이 소리를 지르고 손찌검을 하곤 했다. 이 경험은 나에게 학습되어 불안형 애착을 형성하게 되었다.
그렇게 큰 나는 그 사람을 보지 못하고 언제든 끊어질 수 있는 관계를 감시하며 불안해했다. 그 관계가 이어지기 바랄수록, 상대방을 더 원할수록 전전긍긍했다. 하지만 이런 사고방식은 건강하지 않기에 고치고 싶다. 아니 나를 위해 고쳐야 한다.
이를 위해, 나를 바라보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내가 붙잡고 있지 않더라도 존재함으로써 온전히 사랑받을 수 있는 연습을 하면서 점점 관계에 대한 불안을 버리고, 스스로의 상상속에 갇히지 않고, 사랑의 형태를 똑바로 바라보고 싶다. 세상에 나같은 불안형 애착인간이 많겠지만 사랑을 하기 전에는 모르기 때문에, 그리고 충분히 외면할 수 있었기 때문에 보자 못한 것이라 생각한다.
나와 같은 사람들이 지금부터라도 안정형 인간이 되는 연습을 하여 더 건강한 사랑.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온전히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 또한.
지원
이너 러브
"Inner는 사랑처럼 가볍고, 동시에 사소하지만 본질적인 것이다. 아주 작은 것들, 아주 중요한 것들이 모여 있는 내면의 이야기."
- 사진집 <Inner> 본문 중
안녕하세요 지원입니다. 오랜만에 글을 쓰고 오랜만에 찾아뵙는 것 같아요. 또 제 삶에 영향을 주었던 몇 가지 이야기들을 풀어볼까 합니다. 몇 주전 엄마가 서울에 올라오셨어요. 3일간 함께 보내는 과정에서 느끼는 것이 참 많았습니다. 엄마를 걱정하는 마음, 엄마의 잔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하는 마음, 엄마를 아끼는 마음 등등 복합적이었어요. 그 마음을 풀어내고 보니 엄마를 뼛속부터 깊이 사랑하고 있음을 깨달았답니다. 엄마가 기차를 타고 가시고, 저에게 전화를 거셔서 엄마가 딸을 사랑하는 마음을 진심으로 전해왔을 때 눈물이 쏟아지듯 났어요. 사랑을 전하는 마음이 이리 귀하다니요! 가장 가까이 있지만 대하기가 어려운 엄마와 더 친해지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요새 저는 죽음에 대해 많이 생각하는데요! 삶이 지루해지거나 견디기 힘들어지면 죽음이 자주 떠오르는 것 같아요. 삶의 타임라인에서 언제 죽을지 모르는데 지금 이 삶을 더 즐기며 살고 싶다고 생각해요. 지금도 그렇습니다. 늘 고민은 많지만 그걸 결국에는 잘 풀어내고 나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적정 거리 유지
최근 저는 저와의 관계에 대해 많이 생각하는데요. ‘완벽하진 않더라도 나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눈 앞의 상황이 베스트일 때만 움직이지 않고 삶에서 주어지는 것들을 더 잘 수용하고 싶은데요. 최근 저는 인턴 생활이 두 달 차에 들어서면서 전보다 익숙해지고 보다 편안한 태도로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남은 시간동안 무엇을 할까 생각해보다가 취업 준비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4개월 정도 인턴 기간이 남았는데 그동안 대기업 공채에 도전해보려구요. 그런데 그 다짐을 한 게 불과 3일 전이라 아직 준비를 어떻게 체계적으로 할 수 있을지, 내가 과연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섭니다.
오늘 여의도 한강에서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제가 불안한 이유는 아직 취업 준비를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고 추상적인 목표만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내가 나를 믿어줄 수 있는 행동의 추적을 쌓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내가 만족할만한 시간을 충분히 쌓으면 스스로를 덜 의심하고 나아갈 수 있겠죠! 또 친구는 이렇게 말해주더라구요. 근거가 없더라도 자신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틀려도, 부족해도 되니까. 그 말이 참 좋더라구요. 그래서 앞으로 떨리지만 차근차근 나를 믿어주고 취업 준비를 병행해보도록 하겠다고 다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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