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클리닝 타임은 어떠셨나요?(속편)

괜찮아, 괜찮아.

2022.12.30 | 조회 4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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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프 ROUGH

당신과 나의 이야기

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임필통입니다. 드디어 2022년 마지막 날을 향해 가고 있네요.

지난 8월부터 뉴스레터를 통해 꾸준히 제 이야기를 써왔습니다. 그중에서도 특별한 글이 있는데요. <가장 느린 거북이> 1화로 소개 드렸던 '당신의 클리닝 타임은 어떠셨나요?' 가 저에겐 참으로 애착이 가는 글이랍니다.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도 남은 시간은 있으니 열심히 뭔가를 만회해 보고 싶은 저의 마음을 글로 표현했는데요. 과연 남은 시간은 잘 보냈는지? 2022년은 제게 어떤 의미로 기억되는 해일지? 내년이 오기 전, 마지막으로 올해를 정리하고 싶은 마음에 속편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 글을 빌려 구독자님들의 올해가 성장의 밑거름이 되는 해였기 바라며 2022년도의 <가장 느린 거북이> 마지막 화, 지금 시작합니다!




'클리닝타임. 야구에서, 5회 말 경기가 끝난 후 운동장의 상태와 시설을 점검하기 위한 시간을 말합니다.

야구는 1회부터 9회까지 이어지는 경기입니다. 한 번의 이닝 즉, 하나의 라운드에 공격 한 번과 수비 한 번을 번갈아 가면서 하게 되죠. 그렇게 5회까지 5번의 공격과 5번의 수비를 하면 ‘클리닝타임’이라는 짧은 휴식 시간을 갖습니다. 딱! 경기의 중간 즈음이거든요.'

 

'지난날, 어느샌가 문득 이런 생각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습니다.1년을 야구 경기로 따지면 여름방학이 딱 클리닝타임이구나. 1회부터 5회까지 난 어떤 경기를 해왔을까? 9회가 끝날 때까지 경기를 잘 마무리하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그러고 보니, 클리닝타임이 남은 1년을 보내기에 정말 중요한 시기겠구나 라구요.'

 

'올해 클리닝타임 동안 저는 먼 타지인 부산에서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작년부터 계획만 했던 혼자서 떠나는 여행을 출장 핑계 삼아 드디어 성공했고 이리저리 청승맞게 밤바다도 보러 가보고 유명한 책방 골목에 들러 이 책, 저 책 뒤져가며 위로를 구걸하고 스스로에게 책을 선물했습니다. 유튜버처럼 맛집을 찾아가 창피함을 무릅쓰고 혼자 배 터지게 먹는 먹방도 찍었구요. 지나가는 이에게 뻔뻔히 사진도 몇 장 부탁해 봤습니다.' 

 


 

시간이 참 빠르게 흘러가네요. 위 글을 쓴 시기가 7월이었는데 벌써 12월의 끝자락까지 와 있으니 시간이 얼마나 빠르게 흘러가는지 체감이 됩니다. 연말이 되면 항상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나이는 한 살 더 먹는데 이룬 것 없이 1년을 보낸 것 같은 제 자신이 원망스러워서 일까요? 왠지 모르게 무거운 돌덩이가 가슴에 턱하고 내려앉은 기분이 드는 요즘입니다.

목표했고, 도전했고, 용기 냈지만 그렇게 1년이 또 허무하게 흘러가버렸습니다.

피엔딩이란 과연 무엇일까요? 어떤 1년을 보내야 해피엔딩이라고 목소리에 힘을 내어 말을 할 수 있을까요?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갑자기 마음이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걸어왔던 길에서 과연 스스로를 인정해주고 만족했던 적이 있었는지에 대한 의구심 때문에요.

 

저는 늘 스스로에게 완벽을 추구하는 성향이었습니다.

타인에게는 늘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고 다독이면서도 스스로에게는 늘 완벽해질 때까지 채찍질을 하는 편입니다.

지금 맡고 있는 직책에 대한 부담감도 불안함도 모두 완벽하게 해내고 싶다는 마음에서 비롯되는 걸 알고 있습니다.

내려놓지 못해서 생기는 불안함, 초조함, 강박관념 등등..

때론 완벽하게 해내고 싶다는 욕심이 저를 다시 뛰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결국 스스로에 대한 인정이 없다면 구멍 난 풍선에 바람을 불 듯, 저라는 풍선은 늘 같은 자리에 같은 크기로만 있게 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고 반드시 저를 위해 변화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뜬금없지만 올해의 마지막 금요일에서 제가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이 어찌 보면 저에게는 크나큰 행운처럼 느껴집니다.

연말이라는 분위기에 잔뜩 취해 들뜨기만 했던 하루에서 저를 다시 돌아볼 필요성이 생겼으니깐요.

천천히 심호흡을 하고, 어떠한 소리도 들리지 않게 환경을 차단시키고, 조용히 눈을 감은 채 차분하게 올해를 돌아보았습니다.

처음으로 한가로운 방학을 보내 얼떨떨하게 흘려보내버린 1월부터, 새 학기를 시작하고 바쁨과 들뜸으로 보냈던 3월, 감정싸움으로 미움만 가득했던 5월, 방학을 반납하고 아이들과 함께 전지훈련을 떠났던 7월의 부산, 찡한 감동과 여운을 선물받은 10월의 전국체전, 각종 행사를 주관하여 너무나도 지친 나날의 12월까지. 조금은 잠잠해진 코로나로 인해서 어찌 보면 더욱 역동적인 한 해를 보낸 것이 예년에 비해 큰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돌이켜보니 나름대로 의미 있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던 1년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고, 결국 크기의 차이일 뿐 앞서 보낸 하루하루가 헛되지 않았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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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가면서 정말 많은 선택을 하게 됩니다. 옳은 선택이든 틀린 선택이든 결과의 몫을 받아들이는 것이 자연스러운 이치입니다. 허무하게 끝났다고 생각했던 저의 1년이 결국 헛되지 않았음을 알게 된 것처럼, 저는 스스로의 1년을 인정해 주고 감사하자는 선택을 내렸습니다. 이 선택이 내년을 다시 가슴 뛰게 하고, 한발 더 나아갈 수 있는 부메랑이 되어 저에게 돌아와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생각들을 하다 보니 기분 좋게 보낸 하루든, 평범한 하루든 하루에 대한 소중함이 더욱 느껴집니다. 하루하루가 쌓여 1년이 되었고 그렇게 몇십 년이 흘렀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문제가 아닌가 싶더라고요.

아침에 일어나 하루에 대한 감사함을 찾고, 그 감사함을 원동력 삼아 하루를 힘차고 값지게 사는 게 중요하겠더라구요. 마라톤의 42.195km도 결국 첫발, 1m에서 시작되듯이 어디쯤을 달리는지 보단 어떻게 발을 내디딜 것인가가 굉장히 중요하게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여러분의 2022년도는 어떠셨나요?

2022년도는 참으로 힘든 해로 기억되는 이들도 많을 겁니다. 코로나로 인하여 많이 힘들었을 자영업자 분들을 비롯하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여름철 집중 호우로 많은 피해를 입은 주민들, 엄청난 물가 폭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신 분들, 이태원 압사 참사 등등..

가장 최전방에서 아픔과 고통을 느끼시는 분들의 마음을 감히 제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가늠하기 어려운 무게란 것 만큼은 확실합니다.

아픔과 고통을 모두가 조금씩 나눈다면 조금은 덜 고통스러울까요?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다면 끔찍한 사고들을 막을 수 있을까요?

한 가지 바라는 점은, 힘들었던 분들 모두 조속히, 그리고 안정적으로 다시 평범한 삶으로 돌아오길 바랄 뿐입니다.

알고 보면 평범하게 사는 게 점점 어려워지는 요즘이니까요.

 

글을 마치려고 보니 시큰한 마음과 먹먹한 감정이 이따금 밀려와 알 수 없는 감정들이 사무치네요.

구독자 여러분들, 2022년도 고생 많으셨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리고 누구보다 반드시 행복하세요 늘 진심으로 기원하겠습니다 ^_^

-2022년도의 마지막 금요일, 모두를 진심으로

응원하는 임필통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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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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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lmost 2 years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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