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의 두 번째 일주일

라이브 비디오, 서울의 테마 Side B, 그리고 식음료 궁합 추천

2021.11.12 | 조회 1.38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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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개구리 뮤직

한 주 간의 제 취향을 공유합니다.

  안녕, 구독자, 지난 주말은 가을 볕이 따사롭고 단풍이 정말 예뻤는데, 깜짝하더니 외투를 꺼내야 하는 날씨가 되었어요. 저는 몸이 크고, 제 이불은 조금 짧아서 발바닥이 드러난 채로 잠에 들어요. 그래서 요즘은 일어나자마자 손으로 발바닥을 만지면서 차가움을 확인하는 게 루틴이 되었어요. 이상하죠? 네.

 

1. 라이브 비디오

  라이브 비디오 보는 걸 그렇게 좋아하진 않아요. 항상 라이브 버전보다는 레코딩 버전의 정갈함이 제 취향에 더욱 가깝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주 챙겨보는 라이브 시리즈들을 소개합니다. 

  첫 번째는 FIRST TAKE. 단촐한 배경에 가수들이 스윽- 나와서 단 한 번의 가창녹음을 진행한다는, 실은 말이 필요없는(극찬입니다) 컨셉. 

  두 번째는 하현상의 커버. 기타를 벅벅 긁는 모습, 눈을 꼭 감고 노래를 부르는 모습은 심장을 뛰게 합니다 콩콩.

  어쩌다 보니 둘 다 일본 곡을 가져왔는데, J-POP 특유의 감성을 참 좋아해요. 풀어서 설명하자면-

a. 밝은 멜로디를 단조처럼 활용, 오묘한 정서가 배어 있어요. ex. 쨍쨍한 하늘에 쏟아지는 소나기, 머리 아플 정도로 단 초콜릿에 쓴 커피.

b. 그래서 엉엉 우는 게 아니라, 웃고 있는데 눈물이 한 방울 흐르는 그림이 머릿속에 그려져요. 오히려 더 마음을 찌릅니다 콕콕.

 

2. 서울의 테마 Side B

  실컷 일본 이야기를 하다가, 다시 서울로.

  '서울의 테마'는 제가 정말 아끼는 플레이리스트 중 하나에요. 낮에 반차를 내고, 파란색 202번 버스를 타고, 창 밖으로 풍경을 보면서, 들었던 음악들을 귀가하자마자 그대로 엮었던 기억이 나요. 

  하지만 서울의 매력 중 하나가 밤이 되면 얼굴이 싹 바뀌는거잖아요. 그럴 때 탄 버스에서는 이런 음악들을 듣습니다, 고개를 까딱이며.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nvl7582afonyrxyl3xXSJ_7NcGB0usNW
(다음 뉴스레터가 발송되면 링크가 만료됩니다! 마음에 드는 곡이 있으면 꼭 갈무리해두셔요)

 

3. 식음료 궁합 추천

  오늘의 추신에서는 제 인생을 바꾼 (오바ㅋㅋ) 식음료 궁합들을 소개합니다.

1) 다이제와 홍차

  뜨거운 홍차(차 종류는 사실 상관없고, 우유, 커피, 보리차도 좋습니다)에 다이제 초코를 살짝 찍어 먹어보세요. 다만, 차는 100도에 가까운 상태여야 하고, 과자는 4초 이상 찍으면 부서집니다. 3초가 딱 적당해요. 여태껏 먹었던 다이제의 모습이 다르게 보일거에요.

2) 치즈와 맥주

  저는 나초 치즈 소스를 만들 때 항상 맥주를 넣어요. 냄비에 치즈를 넣고, 맥주를 넣어서 끓인 다음, 약간의 간(맛소금이나 후추, 파프리카 가루)을 해서 약한 불에 녹여주면, 잘 굳지도 않고 시판 제품 같은 소스가 완성이 되어요.

3) 오이와 보드카

  제일 논쟁적인 부분이겠죠. 오이를 못 먹는 사람들은 향을 아예 못 견디는 유전 인자가 있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수박이나 참외도 즐기지 못하는) 하지만 저처럼 오이 향을 즐기는 분들이라면 아래 인스타그램 링크에 있는 조휴일의 칵테일 레시피를 적극 추천합니다. 정말 맛 좋은 한 잔이에요.

https://www.instagram.com/p/CFFDdnFBj_O/

 

  수미상관 위해 일부러 일본 버전으로. 오늘 한 주 정말 애쓰셨어요. 그리고 이번 주의 뉴스레터도 읽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요, 구독자. 춥다고 너무 집에만 있지 말고(엄마 같은 문장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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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6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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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bi

    0
    over 2 years 전

    전 가끔 어떤 음악은 라이브가 너무 좋아서 거기에 듣는 맛이 들리면 본래 음원은 잘 안듣게 되더라구요 ㅎㅎ 음질이 훨씬 떨어지는 데도 불구하고 계속 끌리는 데는 아티스트의 숨소리같은 날것의 감정이 고스란히 있기 때문이겠죠 ㅎㅎ 그나저나 나초 치즈레시피... 직접 만드시는 것도 대단한데 거기다 맥주를 붓는 신통방통한 제조법이라니.. (입막) 역시 좋아하는 것에 진심으로 전문가이시군요! b 나초,,,소스는 왠지 못 따라 먹을 것 같지만 나머지 두 궁합은 시도해봐야겠어요 ㅎㅎ 제 인생도 휘리릭 바겼으면~~ 휘릭휘릭

    ㄴ 답글 (1)
  • 민철

    0
    over 2 years 전

    항상 영감을 주는 글과 음악 감사해요. 세훈님이 전달해주시는 것들은 도시인, 현대인으로서의 자부심을 느끼게 해줘서 좋아요. 도시와 현대에 대한 사랑이 더욱 깊어지는 느낌도 들고요! 제가 아는 사람 중에(아는 사람은 몇 없지만..) 가장 편안하고 익살스럽게 서울과 도쿄의 일상을 표현해주시는 분이에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시고 이번 한 주 수고하셨습니다!

    ㄴ 답글 (1)
  • 츠츠

    0
    over 2 years 전

    현상군 프리텐더는 진짜 상상도 못하게 좋아서 몇 번씩 돌려보고 이제 가사까지 다 외워부르는 수준에 이르렀어요,,! 제이팝 감성 정말 좋아요 ,, 가사가 슬프고 시적인데 멜로디는 신나니까 해석 보는 걸 아끼게 되더라구요, 요즘은 인디고 라 엔드 - 튤립 을 자주 들어요! 마침 칵테일에 입문하던 참이었는데 오이 칵테일 꼭 해먹어봐야겠어요 ㅋㅋ 감기 조심하시구요 세훈 ! 오늘도 감사합니다 : )

    ㄴ 답글 (1)
  • 0
    over 2 years 전

    아직 겨울옷 준비 못 했는데 예고도 없이 갑자기 겨울이 오는 바람에 인터넷 뒤져서 오늘 급하게 외투를 샀네요 허허,, 저는 약속있는 날 알람도 안 맞추고 느긋하게 일어나서 천천히 나갈 준비하면서 듣는 서울의 테마를 참 좋아하는데 다음엔 저도 버스 안에서 들어봐야겠네요! 저도 지금은 아니지만 전에 자주 먹던 식음료 조합을 추천하자면, 고등학교 때 늦게 학원이 끝나고 벤치에 앉아 친구들과 나눠먹던 타코야끼와 버블티 조합이 그렇게 맛있었어요 (그땐 그냥 배고파서 다 맛있게 느껴졌던걸까요ㅋㅋ) 진실 확인을 위해 이번 겨울에 세훈님이 추천해주신 조합과 같이 다시 먹어봐야겠네요 그럼 세훈님도 감기 조심하시고 돌아오는 일주일도 화이팅하세요!!

    ㄴ 답글 (1)
  • 0
    over 2 years 전

    어우 강심장이시네요 발바닥을 내밀고 잔다고?? 본인은 그러면 못자는데..... 무섭고 추워서....

    ㄴ 답글 (1)
  • 0
    over 2 years 전

    비공개 댓글 입니다. (메일러와 댓글을 남긴이만 볼 수 있어요)

    ㄴ 답글 (1)
  • imlisten

    0
    over 2 years 전

    - 하현상님의 pretender는 오프라인 저장을 할 정도로 너무 좋아하는 영상이에요ㅎㅎㅎㅎ - 그,덫,발,포 앨범을 듣고있다가 세훈님의 '서울의 테마'를 틀었는데 수록곡이 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괜히 통한 느낌) - 오싫모 정회원인 저는 치즈안주를 시도해볼게요. 위스키와도 잘 어울릴 것 같은 음식인 것 같아요. 이번 한주 동안 실수를 너무 많이 해서 맘을 졸이면서 한 주를 보냈는데, '오늘 한 주 정말 애쓰셨어요.'라는 문장에 위로를 많이 받고 갑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감사를 담아서, imlisten드림.

    ㄴ 답글 (1)
  • 0
    over 2 years 전

    시험기간에 공부하기 싫어서 지난 뉴스레터 몰아보는 중인데 순간 떠오른 잡념을 참을 수 없어서 남겨봅니다ㅋㅋㅋㅋ 하현상님 라이브는 들을 때마다 이상한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시작 전 조금 어정쩡한 자세와 긴장한 것 같은 표정, 분명 잘하지만 능숙하게 들리진 않는 보컬까지. 제가 좋아하지 않는 스타일인데도 알고리즘에 뜰 때마다 누르고야 말게 돼요. 프리텐더는 처음 듣는데 정말 좋네요. 원곡도 들어봐야겠어요. 오이와 보드카라니 안 먹어봐도 잘 어울릴 것 같아요. 아실지 모르겠지만 망원동에 있는 101호라는 바에서 오이를 넣은 하이볼을 팔아요. 소박하고 따뜻한 일본 가정집 같은 분위기에서 친구랑 오이 넣은 하이볼 한 잔 하면 괜히 막 어른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조휴일님 레시피는 보드카를 살 만한 환경과 재력을 갖추게 되면 꼭 시도해볼게요. 사실 저는 온라인에서 이런 댓글 정말 안 달고 친구들이랑 있을 때도 말수가 적은데 갑자기 댓글을 적는 게 신기하게 느껴져요. 그것도 이렇게 길게 적다니. 이렇게 시급한 순간에. 왜 댓글이 그렇게 달고 싶었을까요...? 아마 세훈님한테 이해받고 싶었나봐요. 세훈님의 넓은 취향의 스펙트럼 안에 제 취향도 약간은 포함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거요. 그렇다고 억지로 공감해주실 필요 없는 거 아시죠?ㅎㅎ 오늘 읽은 뉴스레터들이 너무 좋아서 좀 더 부지런한 구독자가 되어볼까 합니다. 자주 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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