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단상 - 2024. 10. 16

2023 우기의 태국 (16)

2024.10.16 | 조회 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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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류의 기억의 단상

매일 아침마다 당신에게 이야기를 담은 편지를 전합니다.

 

소희 언니와 나란히 붙어서 작은 우산을 쓰고 비를 뚫고 빵집으로 돌아왔다. 도착하니 긴장이 탁하고 풀리는 느낌이었다. 긴장이 풀리는 느낌은 집에 돌아와서 일까. 이곳이 진짜 집은 아니지만, 장기로 이곳에서 머무르니 나에게는 태국에 있는 집과도 같이 편안한 곳이니까.

 

방에 올라가 휴식을 취하고 저녁즈음에 로비로 내려오니 차돌박이 파티를 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내일이면 영종 오빠가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이라서, 그김에 저녁으로 차돌박이 파티를 하기로 했다. 이렇게 또 한명을 배웅해야 하는구나. 며칠 동안 영종 오빠와도 재밌게 놀았는데, 이제 못 본다니 좀 허전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차돌박이를 맛있게 구워먹고, 의자에 기대서 나른하게 퍼져있는데 비비에게서 연락이 왔다. 양쯔강으로 오라고. 안 그래도 양쯔강의 분위기가 너무 마음에 들었던지라,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나는 바로 양쯔강으로 향했다.

 

기대되는 마음을 안고 양쯔강에 들어서자 비비와 제인, , 보스가 나를 반겨주었다. 오늘도 양쯔강은 흥이 가득한 사람들로 들어차있었다. 흥겹게 라이브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사람들을 보자 나도 몸이 자동으로 들썩거렸다. 비비가 나에게 다른 한국 친구도 지금 치앙마이에 있는데 소개시켜주겠다며 불렀다.

 

희라는 이름을 가진 남자분이었는데, 내 또래인 것 같았다. 태국 친구들 틈에서 한국어를 하니 반가운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고, SNS를 교환했다. 한창 양쯔강에서 놀고 있는데 재만 오빠가 태국 친구와 같이 사운즈업에 갈건데 같이 가겠냐고 물어봐서 고민하다가 가기로 했다. 희님도 같이 간대서, 같이 가도 되냐니까 흔쾌히 괜찮다고 해서 같이 사운즈업에 가기로 했다. 사실 양쯔강에서 더 놀고 싶었는데, 양쯔강은 일찍 닫으니 자리를 옮기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사운즈업은 오래 영업 하니까.

 

재만 오빠와 태국 친구가 우리를 픽업하러 양쯔강으로 왔고, 우리 넷은 사운즈업으로 향했다. 그러나 기대했던 사운즈업은 오늘은 영 아니었다. 열두시가 넘어도 사람이 없었다. 사람이 없으니 당연히 재미가 없었다. 웜업이나 가야하나 싶어서, 웜업으로 자리를 옮기는 건 어떻냐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희님은 먼저 숙소에 들어가겠다고 했다. 그래서 웜업은 재만 오빠와 태국 친구, 나 이렇게 세 명이 가게 되었는데 웜업도 오늘 따라 별로 재미가 없었다.

 

그래서 먼저 들어가겠다고 재만 오빠에게 메시지를 남기고 빵집으로 돌아왔다. 오늘처럼 이렇게 클럽이 재미없는 날은 드문데, 왜 이렇게 재미가 없는지 모르겠다. 사운즈업도 웜업도 흥겹게 춤추는 사람이 드물어서일까. 나만 열심히 춤추면 재미가 없지. 오히려 양쯔강이 제일 재밌었는데. 양쯔강에 더 오래 머무르다가 올 걸 하는 후회가 되었지만, 이미 지나간 시간은 돌릴 수 없는 법.

 

배도 고프고 해서 오징어짬뽕 컵라면을 하나 끓여 먹고, 방으로 올라갔다. 내일은 오늘보다는 조금 더 재미있기를 바라면서.

 

🎈 9월 21일부터 9월 30일까지 '기억의 단상' 10월호 신청을 받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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