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히 Ep 3. 제주에 살길 잘했다

사랑, 평화, 자유, 낭만

2025.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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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매주 월요일, 제주의 세 작가가 전하는 제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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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살길 잘했나요?" 

 

안녕하세요, 서흘입니다.

서서히 뉴스레터의 세 번째 편지를 보냅니다.

 

서로 다른 이유로 제주에 살고 있는 세 명의 작가들이

매주 월요일, 제주에 관한 이야기를 하나씩 꺼내 보려고 합니다.

 

"제주살이는 어떠세요? 제주살이 좋나요?"

 

이번 주제는 제주에 살면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아닐까 해요.

저희 셋의 제주에서의 삶은 정말 서로 다른 모습이지만,

그럼에도 저희는 모두 제주살길 잘했다고 말합니다.  

 

제주는 도대체 어떤 매력이 있는 걸까요?

서서히, 제주에 스며들어 봐요.

 


 

<오늘의 주제>

"제주에서 살길 잘했다고 생각한 순간"

 

  서림 - 자유로움을 찾아서

❷  서흘 - 매일의 작은 조각들이 모여 행복을 만들 때

  서나 - 제주에 남아있길 잘했다  

 


 

1. 자유로움을 찾아서

 

서림

 

제 마음 한켠에는 언제나 나를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아,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니 과거형으로 적으면 안 되겠군요.

전 저의 시간을 온전히 누리며, 타인의 시선과 계획에서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습니다.

 

하지만 보통의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우린 타인과 연결될 수밖에 없고,

또 가끔은 나를 우선시하지 못한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제가 제주에 온 이유는 아마 그런 순간들에 꽤나 지쳐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의 생각과 계획을 흔드는 삶 속에서 잠시 떨어져,

오롯이 홀로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었습니다.

 

제주의 가장 큰 매력은 자연과 낭만이라 하던데, 애석하게도 전 그것들과 가깝지 않습니다.

면허도 없는 뚜벅이에겐 바다를 보러 가는 것조차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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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전 제주의 삶이 꽤 마음에 듭니다.

출근이 두렵지 않은 직장과, 일이 끝난 후 편하게 쉴 수 있는 작은 집.

그리고 혼자서 사색하기 좋은 조용하고 예쁜 공간들.

 

제주에 온 뒤로, 나의 하루를 온전히 느끼는 나날들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일상들이 쌓여 가면 쌓여 갈수록, 제주에 오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2.  매일의 작은 조각들이 모여 행복을 만들 때

 

서흘

 

“제주에서 살길 잘했다고 생각한 순간이 있어?”

“매일.”

 

제주 사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그들은 망설임 없이 답했어요.

 

“창문을 열면 한라산이 보여. 아침마다 행복하게 눈을 떠. 매일 행복해.”

“바다를 매일 볼 수 있어.”

“제주에 오래 있어야만 볼 수 있는 풍경이 있어. 그곳들을 방문했을 때.”

 

거창한 게 아니었던 것 같아요.

서서히, 작은 순간들이 모여

‘아, 나 제주에 살길 잘했다.’ 하는 순간이 오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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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살길 잘했다 생각한 순간들>

 

  1. 그림 같은 푸른 들판을 뛰어갈 때
  2. 계절마다 다른 꽃들이 나를 맞이해 줄 때
  3. 바다 수영하다가 붉게 타오르는 일몰을 만났을 때
  4. 해 질 녘, 시골길 풀벌레 소리 들으면서 정류장 걸어갈 때
  5. 예쁜 카페 혼자 방문해서 조용히 차 한 잔 마시며 책 읽을 때
  6. 비 오는 날, 축축한 흙냄새와 함께 숲 산책할 때
  7. 자주 가는 곳의 얼굴 익힌 사장님들과 눈인사할 때
  8. 뾰족했던 사람이 유들유들해진 걸 알게 되었을 때
  9. 여행지의 활기차고 신난 사람들을 구경하며 기운 얻을 때
  10. 마음에 들었던 곳, 언제든 다시 방문할 때
  11. 좋아하는 음악 크게 틀어 놓고 드라이브할 때
  12. 복잡한 도시 다녀와서 제주공항 도착했을 때

 

 


 

3. 제주에 남아있길 잘했다

 

서나

 

저는 제주에서 나고 자란 제주 토박이입니다.

그래서 아주 자연스럽게 제주에서 쭉 살아왔죠.

제주를 떠날 이유도, 그렇다고 싫어할 이유도 없었거든요.

 

사실 어릴 적에는 제주가 특별하다고 느낀 적이 별로 없었어요.

그저 내가 사는 동네였고, 익숙한 골목과 식당들이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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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코로나 시기를 지나며, 제 삶은 180도 달라졌어요.

 

아이들과 함께하는 일을 하다 보니,

비행기를 타고 해외를 나가는 건 물론이고

육지로 잠깐 다녀오는 일조차 쉽지 않았거든요.

어쩌면 ‘제주에 발이 묶여 있었다’는 표현이 더 가까웠을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 시기, 저는 이렇게 생각해보기로 했어요.

‘이왕 떠날 수 없다면, 이 순간들을 누려보자.’

여행객처럼 제주를 다시 바라보고,

지금 이곳에서의 삶을 천천히 즐겨보자고요.

 

그 즈음, 다양한 이유로 제주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여럿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시선을 통해 내가 살아온 제주가 조금씩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어요.

 

그때부터였던 것 같아요.

제주에 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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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보기 위해 멀리 떠나지 않아도 되는 일상.

조금만 걸으면 수평선이 펼쳐지고,

산에 오르고 싶을 땐 가까운 오름을 찾을 수 있는 삶.

퇴근길에 부는 바닷바람 하나에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곳.

 

보통의 하루가, 여행처럼 느껴지는 순간들.

저는 그게 제주살이의 가장 큰 낭만이라고 생각해요.

 

새소리와 바람 소리에 눈을 뜨고,

산책길 들꽃 하나가 하루를 환하게 밝혀주는 날.

문득 노을빛 바다가 보고 싶어 차를 몰았는데,

몇 분도 지나지 않아 환상적인 일몰이 눈앞에 펼쳐질 때.

 

그런 순간들이 쌓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들어요.

‘제주에 남아 있길 잘했다.’

 

누군가에겐 특별한 여행지지만,

저에겐 살아가는 장소라는 것.

 

굳이 멀리 떠나고 싶지 않다는 마음.

어쩌면 그것이 지금,

제가 제주에 잘 살고 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르겠어요.

 

여러분이 꿈꾸는 제주살이는 어떤 모습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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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를 더 좋아지게 만들 여행지를 추천드려요.

사계절이 모두 다르게 예쁜 여행지인데요.

여름에는 푸른 수국과 풀잎이, 겨울에는 하얀 설경과 동백꽃이 맞이해줍니다.

말과 오리를 구경하는 것도 힐링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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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갈팜랜드

- 제주 제주시 조천읍 남조로 178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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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뉴스레터의 주제인 <제주에서 살길 잘했다고 생각한 순간>은 어떠셨나요?

 

저는 여전히 제주에서 살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인생에 잠시 쉼이 필요하다면, 제주에서의 삶 처방을 추천드립니다.

 

다음 주 주제는 <제주에서 실망했던 순간>입니다.

다음 주에 또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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