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날, 제주에서 뭐하세요?"
안녕하세요, 제주 1년차 서림입니다:)
끝나지 않을 것처럼 덥고 습했던 8월이 가고, 드디어 9월이 되었습니다.
오늘부터 크리스마스까지 고작 108일밖에 안 남았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벌써 2025년이 다 끝났다는 생각에 괜히 마음이 싱숭생숭합니다.
혹시 여러분은 여행 중에 비가 와서 아쉬웠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특히 제주처럼 자연이 무척이나 아름다운 곳이라면 그 아쉬움이 배가 되는데요,
그래서 오늘은 흐린 날에도 제주를 즐길 수 있는 곳들을 드릴까 합니다.
어쩌면요, 오늘 소개해드리는 이 장소들은
맑고 화창한 날보다 흐리고 어두운 날에 더 매력있는 장소들입니다;)
부디 오늘의 뉴스레터도 편안한 마음으로 즐겨주세요!
<오늘의 주제>
"흐린 날, 제주에서 뭐하세요?"
❶ 서흘 - 흐린 날, 차 한 잔 하실래요?
❷ 서나 -흐린 날, 제주 숲 속에서
❸ 서림 - 흐린 날이라서 더 좋아!
1. 흐린 날, 차 한 잔 하실래요?
서흘
제가 흐린 날 좋아하는 기억이 하나 있는데요.
바로 좋아하는 찻집에 방문해서 따뜻한 차 한 잔 하는 거예요.
흐린 밖과 다르게 안은 무척이나 따뜻하게 느껴진달까요.

제가 방문한 곳은 조용한 시골 마을 선흘리에 위치한
‘흘 Heul’이라는 카페입니다.
예전에 흘을 처음 오픈하고 방문했을 때는 너무 좋았지만,
그만큼 사람도 너무 많아서 카페의 진면목을 느낄 수 없었는데요.
시간이 많이 흐르고 나서 다시 방문하니 차 맛도 제대로 즐기고,
조용한 카페 분위기도 온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른 오전이라 사람이 많지 않아
새로 만들고 있는 차를 우려 주셨는데요.
예쁜 벚꽃색을 띠고 있는 차였습니다.
차를 마시면서 예전에 방문했었다고 말씀드리니까,
그때는 준비가 안 된 상태로 손님들을 많이 받았어서 후회가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만큼 장사가 잘돼서 좋은 거 아닌가요? 그때 부족함을 느끼진 못했는데.
라고 여쭤보니, 그럼에도 추구하는 분위기와 달라 아쉽다고 하셨습니다.
지금의 모습이 훨씬 더 좋다고요.
덕분에 찻집은 잔잔한 모습 그대로 형상화되고 있습니다.
아직도 흐린 날이면 이 카페가 떠오르곤 합니다.
흐린 날, 비 오는 날 방문하면 더욱 좋으니 제주에서 한 번쯤 찾아주세요.
2. 흐린 날, 제주 숲 속에서
서나
본업이 있는 저는 태풍이 오나,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평일엔 어김없이 출근을 해요. 날씨와 상관없이 일상은 이어져야 하니까요. 흐린 날이라고 해서 특별히 다른 삶을 사는 건 아니랍니다. 다만, 쉬는 날의 흐린 날씨는 조금 다르게 다가와요.

날이 흐리면 집에서 한껏 게으르게 쉬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하지만 또 어떤 날은 흐린 하늘이 오히려 나를 밖으로 이끌기도 해요. 바람이 촉촉하게 불고, 숲이 더 짙어 보이는 흐린 날의 매력은 특별하거든요. 햇살 가득한 날의 숲이 청량하다면, 흐린 날의 숲은 고요하고 포근해요. 그 숲길을 걷다 보면 마음까지 차분히 정리되는 기분이 들곤 한답니다. 그런 흐린 날에 더 특별하게 어울리는 제주의 장소를 소개해 보려고 해요.
조천읍 선흘리에 있는 우진제비오름은 사람들의 발길이 드문 조용한 오름이에요. 숲길을 걷다 보면 새소리와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가 가득 차 있고, 흐린 날에는 오히려 숲이 더 짙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겨요. 햇살이 없어도 오름의 고요함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곳이에요.
우진제비오름 자락 아래 숨듯 자리한 작은 샘, 우진샘. 비가 내린 뒤 찾아가면 샘 위로 고요히 맺힌 물에 하늘과 나뭇잎이 은은히 비쳐 몽환적인 풍경을 만들어내요. 잠시 앉아 바라보고 있으면 흐린 날이 주는 촉촉한 매력이 고스란히 전해진답니다.
제주의 날씨는 변덕스럽지만, 흐린 날만의 매력도 있어요. 집 안에서 게으르게 쉬어도 좋고, 숲속이나 카페에서 특별한 하루를 보내도 좋죠. 예전엔 흐리거나 비가 오는 날이면 괜히 기분도 따라 가라앉곤 했어요. 그런데 이제는 달라졌답니다. 맑으면 맑은대로, 흐리면 흐린대로, 비가 오면 비 오는 대로. 어떤 날씨든 그 속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제가 되었어요. 소소한 행복을 놓치지 않는 우리가 되면 좋겠네요.
3. 흐린 날이라서 더 좋아!
서림
전 흐린 날을 꽤 좋아합니다.
아주 더운 날 땀으로 덮인 몸을 시원한 물로 씻고 먹는 수박이 더 맛있듯이
흐린 날이기에 맑은 날보다 더 기분좋고 재밌는 일들이 있거든요.
전 날씨가 흐린날이면 그동안 읽고 싶었던 책 한권을 들고
조용하고 예쁘고 아늑한 카페 구석에 자리를 잡고 천천히 시간을 보내는 편입니다.
평소에는 잘 안먹는 달달한 초코라떼를 시킨 후,
한 장, 한 장 모든 문장을 천천히 음미해가며 한 권의 책을 읽습니다.
이 시간만큼은 바쁜 일상과 의무에서 벗어나 오직 현재를 누리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제가 제주에서 마음이 힘들고 조용히 쉬고 싶을 때
마음 속 아지트로 삼고 있는 카페를 한 곳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 카페 덕자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특별자치도, 지석8길 13-22
삼양 해수욕장 근처에 위치한 작은 다락방 컨셉의 카페입니다.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인테리어에 조용히 흘러나오는 애니메이션 ost 노래를
듣고 있으면 마치 지브리 영화 속 한 장면에 들어온 기분인데요,
조용하지만 따듯한 사장님 두 분이 운영하고 계신 카페 덕자는
카페 곳곳에 손님들이 그리고 간 그림들이나 메모
그리고 사장님들이 직접 만드신 엽서나 소품들을 구경하는 매력도 쏠쏠합니다.
가끔 카페 영업이 끝난 후 작은 이벤트를 할 때도 있으니
관심 있으신분들은 인스타그램(@cafe_deokja) 을 확인해주세요!
<서림 pick > 흐린 날, 읽기 좋은 책'

어제는 끝났고, 내일은 멀었고, 오늘은 아직 모른다’
넷플릭스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미지의 서울’의 대본집입니다.
보는 내내 많은 위로와 감동을 받았던 드라마이기에
제 인생에서 처음으로 대본집을 구매해봤습니다.
책으로 읽으니 영상으로 보는 것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는데요,
영상에서는 나오지 않았던 캐릭터의 자세한 해석부터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었던 대사들 까지.
‘미지의 서울’을 재밌게 보셨던 분들이나
지금의 삶이 버겁고 내일이 오는 것이 두려우신 분들이 계시다면
이 책이 그 분들에게 작은 위로기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뉴스레터의 주제인 <흐린 날, 제주에서 뭐하세요?>은 어떠셨나요?
맑은 날은 맑은 날만의 매력이 있고,
흐린 날은 흐린 날만의 매력이 있죠.
우리는 때때로 맑은 날만 있기를 바라지만,
흐린 날이 있기에 맑은 날을 더 기쁘게 누릴 수 있는게 아닐까요?
오늘 소개해드린 장소들이
여러분이 제주에서 보내게 될 흐린날을 즐기는 마음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주 주제는 <나만 알고 싶었던 제주 장소>입니다.
그럼 다음 주에 또 만나요 :)
서서히, 제주에 스며들도록
서서히 뉴스레터 https://maily.so/seoseoh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