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나만 알고 싶은 곳이 있었나요?"
안녕하세요, 제주 3년 차 이주민 서흘입니다.
여름휴가를 마치고 오랜만에 인사를 드리네요.
제주는 여름 성수기 시즌을 지나 한적한 감성이 잘 어울리는 9월이 되었는데요.
그 덕인지 조용하고 알려지지 않은 곳들을 가보고 싶어지더라고요.
혹시 여러분은 제주에서 너무 좋아서 나만 알고 싶었던 곳들이 있나요?
사실 저는 그런 적이 많습니다. 매번 SNS에 올리기 전에 몇 번이고 고민하고 또 고민합니다.
이번에 서서히 에디터님들과 함께 각자의 소중한 비밀 장소들을 공유해 보았는데요.
이번 호를 작성하면서 다시 가고 싶어지더라고요.
제주의 진짜 비밀 장소들을 소개해 드리도록 할게요.
<오늘의 주제>
"제주에서 나만 알고 싶었던 곳"
❶ 서흘 - 제주에 숨겨진 진짜 비밀의 숲
❷ 서림 - 나만 알고 싶지만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 곳
❸ 서나 - 아는 사람만 아는 비밀 스팟
1. 제주에 숨겨진 진짜 비밀의 숲
서흘
겉은 평범한 호수처럼 보이는 이곳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숨겨진 통로를 통해 들어가면 숲이 펼쳐져요.

처음에 호수에서 사진을 찍다가 웨딩 촬영 팀들이 하나둘씩
이곳으로 사라지는 걸 보고 ‘여기 뭐가 있나?’ 하며 따라 들어갔는데요.
순간 배경이 아예 바뀌더라고요.
저희는 어느 순간 완전히 숲 한가운데 들어와 있었습니다.
그 이후에는 숲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나
조용한 곳을 찾고 싶어 하시는 분들에게 데려가곤 했어요.
“여기에 숲이 있다고요?” 하며 통로를 지나칠 때면
선물을 받은 것처럼 눈이 반짝이는 모습들을 봤어요.
만약 제주의 진짜 비밀 장소에 가고 싶다면,
나밖에 없는 고요한 숲에서
초록으로 빛나는 장면을 목격하고 싶다면,
이곳을 방문해 보세요.
+가는 길이 찾기 어려워서 블로그 링크를 추가하니
방문을 원하시는 분들은 아래 글을 참고해주세요.
https://blog.naver.com/requiemfor/223266338231
2. 나만 알고 싶지만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 곳
서림
저는 누군가의 취향이 오롯이 담겨 있는 공간을 좋아합니다.
제주에 와서 수많은 카페와 디저트 숍을 방문했지만,
단 한 곳을 꼽으라면 이곳을 꼽고 싶습니다.

제주시 조천읍에 위치한 이 카페는 음료, 디저트, 그리고 인테리어까지
카페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에 고민한 흔적이 묻어 있습니다.
신선한 제철 과일로 만든 파이부터, 고급 초콜릿과 버터를 아낌없이 넣어 만든 케이크,
그리고 다른 곳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다양한 종류의 갸토들까지.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 디저트를 한입 먹으면
일과 관계에 치여 복잡했던 생각들도 부드러운 케이크처럼 녹아내립니다.
저는 최근 두통으로 인해 모든 카페인을 끊었는데요,
이곳에는 다양한 종류의 디카페인 블렌딩 차도 준비되어 있어
달콤한 디저트와 함께 즐기기에 좋았습니다.
이번 주에는 달콤한 케이크 한 조각과 함께
여유로운 주말을 보내시는 건 어떠실까요?
3. 아는 사람만 아는 비밀 스팟
서나
SNS에 올리기 망설여졌던 제주의 비밀 장소를 꼽으라면,
저는 주저 없이 신촌리 ‘죽도’를 떠올립니다.
드넓게 펼쳐진 들판 끝으로 수평선이 보이는 풍경,
바다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곳에는
돌 식탁이 놓여 있어 잠시 앉아 쉬어가기에 더없이 좋아요.
이곳은 올레길 18코스에 속해 있어 산책하다가도 자연스레 발길이 머물곤 하지요.
하지만 ‘죽도’는 차가 들어갈 수 없도록 막혀 있어,
근방에 차를 두고 올레길을 따라 걸어 들어가야만 닿을 수 있는 장소예요.
그래서인지 여전히 많은 사람에게는 낯선, 아는 이만 아는 작은 비밀 장소처럼 남아 있어요.
함께 방문한 이들도 알려지지 않았으면 하는 장소라고 입을 모아 이야기하곤 했죠.

특히 아름다운 시간대는 노을이 지는 순간이에요. 노을빛이 들판과 바다를 동시에 물들이면,
그저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탁 트이고 깊은 위로를 받는 기분이 든답니다.
그곳에서는 아무 말 없이 앉아 있거나, 좋아하는 노래와 함께 하루를 마무리해도 좋아요.
탁 트인 곳에서 노을을 바라보면 ‘낭만은 멀리 있지 않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하루의 무게가 조금 가벼워지는 듯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죽도는 오래도록 제 마음속에서만 아껴 두고 싶었던 장소였어요.
여전히 알려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공존하지만,
제가 사랑하는 제주의 조각을 살짝 나누어 봅니다.
언젠가 이 길을 걷게 된다면 잠시 멈춰, 돌 식탁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시길 바라요.
아마 선선한 바람과 함께, 저와 비슷한 위로를 느끼시게 될지도요.
<서흘 pick > 제주에서 나만 알고 싶은 숙소
'여긴 나만 알고 매년 방문하고 싶다.'
오래도록 묵고 싶었던 버킷리스트 숙소이자, 생일날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이었던 곳인데요.
방문하자마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숲속의 동화 같은 오두막집에, 모든 로망과 취향이 일치하는 곳이었거든요.
이곳에서 보낸 시간은 하루였지만, 하루 동안 너무 많은 힐링을 했어요.
거기에 가격도 10만 원대 후반~20만 원대 초반이라 믿기지 않았는데요.
아직도 더 알려졌으면 좋겠지만, 동시에 알려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제주에 나만 알고 싶은 숙소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숙소명: 글로리야
위치: 조천읍 중산간동로 1513-87
이번 뉴스레터의 주제인 <제주에서 나만 알고 싶었던 곳>은 어떠셨나요?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 알고 싶어 하는 소중한 곳이 있어요.
나의 소중한 장소를 공유하는 것도 즐겁지만,
다른 이의 소중한 장소를 알게 되는 것 또한 즐겁더라고요.
후에 기회가 된다면,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의
‘제주에서 나만 알고 싶었던 장소’를 알고 싶네요.
다음 주 주제는 <제주살이를 꿈꾸는 사람들에게(제주살이 꿀팁)>입니다.
그럼 다음 주에 또 만나요 :)
서서히, 제주에 스며들도록
서서히 뉴스레터 https://maily.so/seoseoh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