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히 Ep 6. 뚜벅이로 제주에서 살아남기 대작전

제주에 사는 뚜벅이를 위한 지침서

2025.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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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매주 월요일, 제주의 세 작가가 전하는 제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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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없이 제주에 사는 삶...불편하지 않으세요?" 

 

안녕하세요, 서서히 뉴스레터로 처음 인사드리는 제주 1년차 이방인 서림입니다:)

 

요새 제주는 정말 습하고 더운 날씨입니다.

걸핏하면 비가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하는 아주 변덕스러운 날씨라

외출할 때마다 혹시 몰라 우산을 챙기는 날들이 아주 많답니다.

 

이 글을 보고 계시는 여러분은 이 여름의 끝을 어떻게 보내고 계실까.

혹여나 너무 더워 강제 집순이가 되지는 않으셨나 심심한 안부를 묻습니다.

 

전 곧 있으면 제주에 산 지 1년이 되어갑니다.

처음엔 제주 게하 스텝으로 제주에 살기 시작했는데요,

어쩌다 보니 이곳에서 직장도 구하고, 집도 구하고,

또 새로운 인연들과의 만남을 일궈 내가며

제 방식대로 저의 숲을 일궈내고 있습니다.

 

다들 제주에 살면 차를 사는 걸 추천하지만,

벌써 1년째 꿋꿋이 두 발로 걸어 다니는 뚜벅이로써

제주에 사는, 혹은 앞으로 살게 될 저 같은 뚜벅이들을 위해 글을 써보고 싶었습니다.

 

차 없이 제주에 사는 삶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오늘의 주제>

"차 없는 제주에서 뚜벅이로 살아남는 법"

 

  서림 - 차 없이 제주에서 살만 하세요? 

❷  서흘 - 오늘도 화창한가요? 제주에서 꼭 오래도록 있었으면 하는 곳

  서나 - 뚜벅이로 즐기는 제주 도심 산책길 

 


 

1. 차 없이 제주에서 살만 하세요?

뚜벅이 27년차에게 제주살이를 묻다.

 

서림

 

Q. 자기소개해 주세요

A. 저는 차도 없고 운전면허도 없는 뚜벅이입니다. 운전면허 따는 것을 어릴 때부터 반대했던 아빠의 설득이 통한 건지 27살, 아직까지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어요. 워낙 멀미가 심한 터라 처음부터 직장과 아주 가까운 곳에 집을 구했습니다. 그 덕에 출근은 걸어서 하고요, 퇴근은 버스를 타고 다니며 1년간 제주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Q. 차가 없어서 제일 불편할 때는 언제인가요?

A. 제주는 워낙 유명 관광 명소들이 중심지에서 외곽에 떨어져 있어, 버스를 타고 가면 중간에 갈아타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갈아타려고 내렸는데 다음 버스가 없어 곤란할 때도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보조배터리와 헤드폰을 챙겨 다녀요.기다리는 게 일이거든요, 제주에선. 도시에 살 때는 금방 버스나 지하철이 와서 참 편했는데, 제주에 살면서 예상치 못한 기다림에 점점 익숙해지는 것 같아요. 그래도 봄이나 가을처럼 날씨가 좋을 때는 꽤 잘 기다리는데요, 요새처럼 엄청 눅눅하고 더운 날씨에는 아예 안 나갈 때가 많습니다(웃음)

 

Q. 제주 살고 싶은 뚜벅이에게 주고 싶은 조언이 있나요?

A. 차가 없다면 무조건 중심지 쪽에 사시는 걸 추천해요. 제주 살이에 대한 로망이 있겠지만 솔직 히 차 없이 바닷가 근처나 외곽에 사는 건 꽤 힘들거든요…! 적어도 쿠팡 로켓 배송이 되는지는 확인하시고 집을 찾으시는 걸 추천합니다. 제주시에 사신다면 노형동이나 제주 시청 근처를 추천드려요. 병원이나 각종 편의 시설들이 모여 있어서 차가 없어도 대중교통으로 충분히 갈 수 있거든요. 맨날 바다를 보겠다!라는 생각만 아니면 제주에서도 차 없이 충분히 살만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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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오늘도 화창한가요?

제주에서 꼭 오래도록 있었으면 하는 곳

 

서흘

 

아직도 그곳을 처음 방문했을 때가 기억난다.

 

크리스마스 전날, 혼자 뚜벅이 여행을 하고 있을 때, 예전부터 지도에 저장해두었던 카페가 크리스마스랑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방문했다. 크리스마스 이브라 뭔가 혼자 여행하는 사람이 별로 없을 것 같아서 문을 열고 살짝 고개를 내밀었는데, 사장님께서 나를 반겨주셨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올해 크리스마스는 눈이 올까요?”

 

그 한 마디에 마음이 사르르 녹는 기분이었다. 예쁜 카페에 맛있는 당근 케이크, 차 한 잔까지. 푹신한 쇼파에 앉아 너무 기분이 좋아 발이 절로 동동 굴러졌다. 카페에서 일기를 쓰며 한참의 시간을 보내고 난 후, 사장님께 인사드리고 가려는데 나를 붙잡더니 손에 귤을 쥐어주셨다.

 

귤은 참 맛있었고, 그해 크리스마스에는 눈이 왔다.

내게 너무 소중한 기억이라 그 후로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마다 그 카페를 방문하기 시작했다.

 

한 번은 친한 친구들과 함께 방문해 사장님까지 합세해 사진 배틀을 벌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크리스마스 촬영 이벤트를 하며 많은 모델님들을 초대한 적도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겨울을 넘어 푸릇푸릇한 여름에도 방문하기 시작했고, 촬영하러 갈 때면 사장님은 주방이 햇빛이 잘 든다며 앞치마를 건네며 들여보내주어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해주셨다.

 

이제 나는 문을 열며 “사장님!” 외치며 들어가고, 사장님은

“오늘도 화창한가요?”라며 반갑게 맞아주신다.

 

텃밭에서 풀잎을 따와 올려주는 디저트, 귀여운 고양이들, 몽글몽글한 사장님까지.

제주에서 가장 마음이 화창해지는 카페가 아닐 수 없다.

 

뚜벅이로도 가기 편한 곳이니, 언제든 문을 열고 마당으로 들어가길.

화창한 햇살과 함께 제주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함께 누릴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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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도 화창

📍주소 : 제주 제주시 구좌읍 월정 5길 56 초록지붕 하얀집

🕖 운영시간 : 10:00 - 20:00 (휴무일은 인스타그램 @jeju_fine 참고 해주세요)

 

 


3. 뚜벅이로 즐기는 제주 도심 산책길

 

서나

 

종종 “제주에서 뚜벅이로 갈 만한 여행지를 추천해 줘”라는 이야기를 듣곤 해요.

 

뚜벅이 여행은 걸음마다 천천히 제주를 마주하게 해주고,

속도를 늦추면서 일상의 소소한 풍경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줘서

저도 종종 뚜벅이 여행을 자처하곤 하는데요.

 

제주공항과도 그리 멀지 않아 부담 없는,

저만의 뚜벅이 여행 코스를 소개해 보려고 해요.

 

제가 자주 걷는 길 중 하나는 산지천에서 탑동 광장까지 이어지는 코스예요.

여행자들의 필수 코스인 동문시장 구경과 함께 방문하기 좋은 산지천 !

제주 도심 한복판이지만, 걸으면서 만나는 작은 풍경들이 참 따뜻하답니다.

산지천은 동문시장과도 가까워서, 여행 코스로 함께 묶어 방문하기에 딱 좋아요.

 

여러 공간들 중에서도 저는 사람이 너무 많은 곳보단

여유로이 사색 즐기기 좋은 공간들을 좋아하는데요.

그중 몇 곳을 소개해 보도록 할게요.

 

북수구 광장 쪽에 위치한 ‘다금바리스타 산지천’은

한식당 2층에 위치한 카페예요.

초록 식물들이 가득한 데다가 공간도 넓어서 여유 즐기기에 좋아요.

 

다금바리스타 산지천과 얼마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무화과한입’이라는 북카페도 제가 애정하는 장소 중 하나예요.

귀여운 냥이도 볼 수 있는데다가 조용하고 아늑해서 책 읽기에도 좋답니다.

 

그리고 산지천 쪽으로 조금 더 걸으면

종이잡지클럽과 함께 운영되고 있는 ‘내음커피바’라는 카페가 있는데요.

1층도 물론 힙한 감성이 좋지만, 2층으로 오르면

푸릇푸릇한 나무와 산지천 뷰가 참 예쁜 곳이랍니다.

 

뿐만 아니라, 브라보는 지금처럼 더운 여름에 젤라또로 더위를 날리기도 좋고요.

산지나미라는 이자카야에서 시원한 맥주를 마셔도 좋고,

오꼬노미야끼 맛집인 데코보코도 제가 좋아하는 장소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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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천을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잔잔한 물소리와 알록달록한 다리들과 나무들이 반겨주고

산지천 근처엔 카페도 많아, 커피 한 잔 하거나 잠시 쉬기 좋고요.

노을 지는 시간대에 근처 탑동 광장을 방문하면

붉게 물든 하늘을 마주할 수 있어 산책하며 하루를 마무리하기에도 좋아요.


대단한 관광지가 있는 건 아니지만

평소엔 그냥 지나쳤던 풍경들도 여행이라 생각하면 특별하게 느껴지니까요.

 

사실.. 추천하고 싶은 곳들은 너무 많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사색하기 좋은 공간들과 맛있는 맛집들이 많은 코스니,

뚜벅이 여행자로 제주에 방문한다면 슬쩍 들러보시길 바라요.

 

걸으며 만난 좋은 장소가 있으면 꼭 알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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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림 pick > 뚜벅이의 왓츠 인 마이백

27년차 뚜벅이의 가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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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뚜벅이 필수템 Top 4 ]

 

1. 몽벨 버사라이트 20L 백팩

: 한 손에 휴대폰이나 우산을 드는 일이 많아 두 손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백팩을 선호 하는데요, 이 가방은 가방 자체에 무게가 가볍고 수납력도 좋아 자주 메고 다니는 가방입니다! 색상도 화이트라 어느 룩에 입어도 정말 잘 어울린다는 점!

 

2. 보스 qc45 헤드폰

: 버스 기다릴 때나 카페에서 작업을 할 때 항상 사용하는 아이템입니다. 헤드폰의 쿠션 부분도 푹신해서 장시간 착용해도 머리가 아프지 않고, 노이즈 캔슬링 기능도 좋아서 언제 어디서나 편안하게 나의 시간을 즐길 수 있어요!

 

3. 접이식 양산 겸용 우산

: 제주의 날씨는 오전 다르고 오후 다르고 저녁이 또 달라요. 맑다가도 비가 오고, 비가 엄청 내리다가도 갑자기 쨍쨍한 날씨가 될 때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주에 오고 나서는 항상 접이식 우산을 들고 다니게 되었어요. 근데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에는 다 뒤집혀 버려서 무쓸모이지만 지나가는 소나기에는 요긴하게 쓰고 있습니다.

 

4. 팬톤 보조 배터리

: 뚜벅이들에게는 정말 필수품이죠! 버스 갈아타야 하는데 휴대폰 꺼져서 뭘 타야 하는지 모르겠던 경험.. 다들 있으시죠? 모처럼 제주 바다 보러 놀러 갔는데 휴대폰이 꺼져 버려서 돌아올 때 고생한 적이 있는데요, 이 제품은 C 타입뿐만 아니라 라이트닝도 되어 있어서 친구들이랑 셰어해서 쓰기도 좋고, 카메라 충전도 가능해서 편하더라고요! 정말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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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뉴스레터의 주제인 <차 없는 제주에서 뚜벅이로 살아남는 법>은 어떠셨나요?

 

저 역시 차 없이 살아가고 있는 뚜벅이 중 한 명으로써 

이번 뉴스레터가 제주에 사는 뚜벅이들이나 차 없이 여행 오시는 분들에게

진심으로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적었습니다.

 

차가 없다는 핑계로 나가지 않았던 과거의 날들을 반성하며

이번 주 주말에는 조금 멀리, 외출을 해봐야겠습니다.

 

오늘도 뚜벅 뚜벅, 이 땅에 두 발 붙이고 열심히 걸어 다니는 뚜벅이 분들을 응원하며,

오늘의 뉴스레터를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주 주제는 <제주를 떠나고 싶었던 순간>입니다.

그럼 다음 주에 또 만나요 :)

 

서서히, 제주에 스며들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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