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살이를 꿈꾸시나요?"
안녕하세요,
제주에서 나고 자란 제주 토박이 서나입니다.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2025년도 어느덧 마지막 분기를 향해 가고 있습니다.
올해가 끝나기까지 단 101일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마음이 싱숭생숭하네요.
혹시 여러분은 올해를 마무리하며,
마음속으로 ‘제주에서 해보고 싶은 것’이나
‘챙기고 싶은 일’이 떠오른 적이 있나요?
제주토박이로 지낸 저는 운 좋게도
제주살이를 하는 여러 친구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곤 하는데요.
그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느꼈던 생각과,
제가 직접 경험하며 터득한
나름의 현실적인 팁들을 하나씩 쌓아왔습니다.
오늘 뉴스레터에서는 제주살이 1년차, 3년차,
그리고 제주 토박이인 제가,
제주살이를 꿈꾸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현실적인 조언과 따뜻한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오늘의 글을 읽으며, 제주살이를 상상하고 준비하는 분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서서히, 제주에 스며들도록
<오늘의 주제>
"제주살이를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조언"
❶ 서림 - 제주 살이 1년차의 고백
❷ 서흘 - 내가 제주에서 해 본 일들 3가지
❸ 서나 - 제주살이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작은 조언
1. 제주 살이 1년차의 고백
서림
전 제주에 산지 1년이 되었습니다.
제주를 전부 안다고 말하기엔 너무 짧은 시간이지만
지금만 느낄 수 있는 감정과 생각이 있기에 저의 생각을 전해보려 합니다.
저는 짧게는 1년 길게는 2년정도 지역과 나라를 바꾸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고향이었던 춘천을 떠나 대전에서 2년, 다시 춘천에서 1년,
그리고 일본에서 1년, 그 다음이 이 곳 제주입니다.
지역을 바꾸는 이유는 여러가지입니다.
단순히 궁금한 마음 하나로 떠나기도 하고
무언가를 배우고 성장하고 싶어 떠나기도 합니다.
그러면 제주에는 왜 왔냐구요?
전 제가 가진 관계망으로부터 거리를 둘 수 있는 곳을 찾고 싶었습니다.
타인의 영향을 최소로 줄이고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그런 은신처를 찾으러요.
게하 스텝으로 시작해 집 구하기부터 이직을 거쳐 지금에 다다르기까지
지인 한 명 없이 시작했던 제주도의 생활은 순탄치 않았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에 온걸 한 번도 후회한 적은 없습니다.
아주 오랜 시간 고독을 그리워했던만큼
제주도의 시간은 고요히 또 선명히 흘러가고
저는 그 조용한 시간 속에서
또 다음 단계로 나아갈 디딤돌을 쌓는 중입니다.
제주살이를 꿈꾸는 이유는 모두가 다를 거라 생각합니다.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인연과 함께한 즐거운 여행의 장소로.
누군가에게는 자연을 느낄 수 있는 힐링의 장소로.
또 누군가에게는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집중의 장소로.
무언가를 시작할 때의 마음가짐이 누군가를 납득 시킬만큼
거창하고 화려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이유로 제주 살이를 꿈꾸시나요?
또 어떤 이유로 제주 살이를 망설이시나요?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기 위해서는 이미 갖고 있는 것들을 흘려보내야겠죠.
하지만 여러분이 정말로 제주 살이에 꿈이 있다면
긴 인생에 한번 쯤 자신의 1년을 선물해보는 건 어떠실까요?
2. 내가 제주에서 해 본 일들 3가지
서흘
제주살이를 현실적으로 포기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인 이유 때문입니다.
저 또한 그 과정을 지나 정착해 왔기 때문에 깊게 공감할 수 있는데요.
그래서 제가 제주에서 해본 일들을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1. 제주 게하 스텝
제주살이를 꿈꾸는데 경제적인 여유가 부족하다면 가장 먼저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두 개의 게스트하우스에서 각각 두 달, 세 달씩 일했는데요. 각각의 장단점이 뚜렷했지만 둘 다 모두 잊지 못할 경험이었습니다. 장기적인 제주살이보다 짧게 한 달간 머물러 보면서, 제주살이가 잘 맞을지 실질적인 어려움은 없는지 체크해 봅니다. 만약 잘 맞아서 제주살이를 좀 더 하고 싶다면 여기서 기한을 늘리기를 추천합니다.
난이도: 중
수익: 무급 or 월 10~30만 원
특징: 어떤 게스트하우스에 머무느냐에 따라 제주살이가 달라지기 때문에 신중하게 고를 것을 추천
장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음
단점: 청소가 생각보다 체력을 많이 소진함, 청소 외 업무도 많음, 생각보다 휴무가 적음
추천하는 사람: 제주살이가 처음인 사람
2. 동문시장 직원
좀 더 본격적으로 제주살이를 시작하면 일자리를 구해 카페, 호텔, 펍, 가게 등에서 경제적인 부분을 충당하는데요. 저는 특이하게 주말 동문시장 수제 잼을 파는 기념품 가게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데,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 크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난이도: 중
수익: 주 2회/월 40만 원
특징: 가게에 따라 난이도가 달라짐. 요식업 쪽은 많이 힘듦
장점: 일하는 시간 대비 페이가 괜찮음, 시장에 유행하는 상품을 알 수 있음
단점: 시장이 시끄러워서 크게 소리쳐야 해서 목이 아프고, 서 있다 보니 다리가 아픔. 영업을 잘해야 함. 불이 옆에 있어 더움. 사람은 항상 많은 편
추천하는 사람: 말하는 거 좋아하는 사람
3. 사진작가
사실 제주에서 장기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전문 능력이 필요합니다. 저는 제가 가진 전문 능력 중에서 가장 잘할 수 있는 걸 키웠는데요. 꼭 사진이 아니더라도 전문 능력이 있다면 그걸 개발하길 추천드립니다.
난이도: 상 (전문 능력 많이 필요)
수익: 작가별로 차이가 큰데, 일반 직장인 정도나 먹고 살 정도로는 범
특징: 로케 발굴, 촬영, 보정, 커뮤니케이션, 마케팅 능력이 모두 있어야 함
장점: 전문직이라 페이가 쎔
단점: 더울 때 더운 곳에서, 추울 때 추운 곳에서, 바람과 비 속에서도 촬영함. 주말과 공휴일에 더 바쁨
추천하는 사람: 사진에 감각과 열정이 있는 사람, 체력 좋은 사람
3. 제주살이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작은 조언
서나
보통 제주로 온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육지에서의 삶이 지쳐서, 조금은 느리고 단순한 삶을 살고 싶어서, 자연이 곁에 있는 삶이 좋아서 제주살이를 택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렇지만 제주에서의 삶은 낭만으로만 가득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제주살이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알아두면 좋은 몇 가지 팁과 마음가짐을 전해요.
1. 현실적인 조언
제주도는 ‘여유롭고 낭만적인 섬’이라는 이미지와 달리, 생활 인프라는 지역마다 달라요. 슈퍼마켓, 병원, 대중교통 등을 미리 조사하는 것이 좋아요. 차량이 있으면 훨씬 생활이 편리하지만, 없는 경우 뚜벅이 생활이 가능하도록 동네 선택과 동선 계획이 필요하답니다. 노형, 연동 쪽이 너무 제주스럽지 않고, 비교적 쉽게 움직이기 좋은 곳이에요. 또한 집값, 월세, 식비, 교통비 등 현실적인 생활비를 미리 계산해보세요. 여유로운 마음만으로는 오래 살기 어렵습니다.
2. 섬살이 팁
혼자가 두렵다면 동네 커뮤니티와 친해지는 것이 큰 힘이 되기도 해요. 관광객 중심이 아닌, ‘동네 사람의 시선’에서 제주를 경험해보세요. 숨겨진 작은 카페, 조용한 해안, 동네 마을길이 생각보다 소중하게 다가옵니다. 자연과 계절을 가까이 느끼며 생활하세요. 제주에서는 계절이 바뀌는 소리와 냄새, 빛이 삶의 감각을 풍부하게 만들어줍니다.
3. 마음가짐
‘천천히’와 ‘작게’부터 시작해도 좋아요. 제주살이는 단기간 관광과 달리, 느린 생활을 경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일을 하며 짧은 제주살이를 경험해봐도 좋고요. 작은 일상에서 행복 찾는 연습을 해보세요. 바다 산책, 오름 걷기 등 사소한 순간이 큰 위로가 됩니다. 낭만과 여유만큼, 외로움과 한적함도 함께 온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저는 제주살이를 하는 친구들이 제주에서 행복한 기억만 안고 갔으면 해요. 그렇기에 ‘낭만’만 보지 말고, ‘현실’을 함께 바라봤으면 하는 마음이 들어요. 교통의 불편함, 좁은 사회적 관계망도 함께 살아내야 하거든요.
제주에 살면 매일이 여행 같을 것 같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말에 일상은 어디서나 일상이고, 살아간다는 건 반복이라 마냥 ‘여행 같다’고 선뜻 대답하지 못하지만, 제주살이는 결국 ‘나답게 사는 법’을 배우는 과정 같아요. 자연이 주는 힘도 크지만, 스스로 만들어가는 일상에서 더 단단해지니까요.
어쩌면 조금 막막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도전을 원한다면 제주살이를 시작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서나 pick > 나답게, 나를 기록하는 시간
연말이 다가오며 2025년도 이제 101일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이 실감 나네요. 제주살이를 꿈꾸며 떠올리는 건 아마 바다와 오름, 느린 시간 속의 나일 거예요.
하지만 현실적으로 새로운 곳에서 삶을 시작하는 건 기대만큼 쉽지 않죠. 생활을 계획하고, 마음을 다잡고, 작은 일상들을 쌓아가는 과정이 필요하거든요.
저는 기분이 복잡하거나 마음이 어지러울 때마다 기록을 합니다. 기록의 힘은 작지만, 쌓이면 큰 힘이 되고, 작은 기록 하나가 삶을 다르게 볼 수 있는 힘이 되거든요. 하루의 생각과 감정을 글로 남기면, 스스로를 이해하게 되고 마음도 한결 가벼워지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특별히 『당신의 기록은 꽤나 대단합니다』라는 책을 추천드려요.

이 책은 ‘나 자신’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작은 기록 하나가 삶을 다르게 볼 수 있는 힘이 되도록 도와줘요. 느긋하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나만의 기록을 남기고 작은 목표를 하나씩 실천해보는 것만으로도 삶은 훨씬 더 풍부하고 따뜻해집니다.
남은 101일 동안 제주살이를 꿈꾸며 이루고 싶었던 일들을 기록하고, 생각만 했던 작은 도전들을 하나씩 시도해보세요. 그 기록들이 쌓이면, 연말에는 한 해를 조금 더 다정하게, 나답게 마무리할 수 있을 거예요.
혹시 올해 하고 싶었지만 실행하지 못했던 일들이 있다면, 이제 조금씩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
이번 뉴스레터의 주제인 <제주살이를 꿈꾸는 사람들에게>은 어떠셨나요?
제주살이를 꿈꾸는 사람들은 많지만 막상 제주살이를 시작하려면, 낭만만으로는 버티기 어렵다는 사실도 알게 됩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주살이를 꿈꾸는 분들이 현실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 마음가짐과 꿀팁들을 전해드렸습니다.
이렇듯 제주살이를 꿈꾸는 마음과 실제 생활을 연결하다 보면, 조금은 막막하고 설레는 마음 모두를 담아, 나만의 제주살이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독자님들께도 언젠가 제주에서 자신만의 일상을 만들어갈 순간이 오길 바라며, 남은 101일 동안 이루고 싶었던 일들을 조금씩 기록하고 실천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시면 좋겠어요.
다음 주 주제는 <제주를 200% 즐기는 법(제주살이 꿀팁)>입니다.
그럼 우리는 다음 주에 또 만나요 :)
서서히 뉴스레터 https://maily.so/seoseoh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