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히 Ep 20. 제주에서의 밤은 이렇게 흘러갑니다

각자의 방식으로 누리는, 제주의 밤 이야기

2025.11.24
서서히 의 프로필 이미지

서서히

매주 월요일, 제주의 세 작가가 전하는 제주 이야기

첨부 이미지

 

"제주에서의 밤, 당신은 보통 무엇을 하나요?

 

안녕하세요제주에서 나고 자란 제주토박이 서나입니다.

 

제주로 여행을 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밤에는 할 게 없다는 말을 종종 듣곤 합니다.

 

하지만 알고 보면, 제주에도 밤만의 매력과 즐길거리가 꽤 많답니다.

술 한 잔과 음악, 그리고 그날의 추억을 함께 느끼는 시간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우연한 시간들이 선물처럼 느껴지기도 하죠.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제주에서의 밤을 주제로,

서서히 작가들의 경험과 제주에서 보내는

다양한 밤 이야기를 함께 나눠보려 합니다.

 

누군가의 밤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되고,

낯선 공간에서도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순간이 되길 바라며,

각자의 방식으로 누리는 제주 밤의 풍경들을 공유해봅니다.

 

 


 

<오늘의 주제>

"각자의 방식으로 누리는 제주의 밤"

 

  서림 - 제주 게하 스텝의 밤

❷  서나 - 밤바다를 걷다가 들르는 이자카야

  서흘 - LP바 가기 좋은 밤

 


 

1. 제주 게하 스텝의 밤

서림

 

매일 숨 가쁘게 살아가는 요즘,

가끔 제주도 게스트 하우스에서 보냈던 밤들이 떠오릅니다.

 

게스트하우스가 있던 건물 옥상에는 작은 캠프 파이어 장소가 있었습니다.

캠핑을 좋아했던 스텝이 간소하게 불을 피울 수 있는 공간과 의자들을 마련해 둔 것인데요.

저희는 종종 게하 일을 모두 마치고 나면 다같이 옥상에 올라가 캠프 파이어를 즐기곤 했습니다.

 

어떤 날은 긴 꼬챙이에 마시멜로우를 꽂아 구워 먹기도 하고,

굳이 편한 가스버너를 냅두고 불 위에서 라면을 끓여 먹기도 했습니다.

 

첨부 이미지

 

지금 생각해보면 불 주위에 동그랗게 둘러싸고 앉아

하늘에 있는 별을 보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던 그 느긋한 순간이

영화의 한 장면 같기도 하고, 청춘의 한 순간 같다고도 느껴집니다.

 

가끔은 게하에서 일하는 스텝들 뿐만 아니라 단기로 묵고 있는 게스트들도 초대했는데요.

최근에 어떤 고민으로 제주에 오게 되었는지, 앞으로 어떤 길로 가고 싶은지.

처음 만난 사이에 쉽사리 말하지 못하는 깊은 고민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아마 서로에게 잊혀질 사이이기 때문에 더 솔직히 터놓을 수 있었던 것일까요.

 

첨부 이미지

 

그들의 이름은 희미해지고 휴대폰에 남은 사진 몇 장 뿐인 지금.

 

그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그 때 우리가 나눴던 대화들을 그들은 기억하고 있을까요?

 

적어도 그들이 그 때의 그 순간을 다시금 회상하였을 때

조금이라도 마음이 따듯해지는 추억의 한켠이기를 바라며…

 

 


 

2. 밤바다를 걷다가 들르는 이자카야

 

서나

 

보통 밤에는 집에 있는 시간이 많지만,

가끔 약속이 잡히면 그 시간을 즐기러 나가곤 합니다.

 

제주에 살면서 가장 자주 찾는 곳은 제주시 탑동바다 일대입니다.

 

첨부 이미지

 

노을이 지기 시작하는 시간대부터 탑동광장까지 이어진 바닷길을 종종 걷곤 하는데

특히 저녁 바람이 선선한 계절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걷기 좋답니다.

 

가끔 탑동광장에서 버스킹도 열려

우연히 음악을 선물처럼 만나는 즐거움도 있어요.

 

캄캄한 밤, 가로등 불빛 아래에서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걷는 시간.

상상만 해도 낭만적이지 않나요?

 

그리고 제가 탑동 쪽에 가면 자주 들르는,

애정하는 공간들도 함께 소개해 드릴게요.

 

첨부 이미지

 

📍미친부엌  

  • 제주 제주시 탑동로 15 1, 2층

탑동바다와 가까운 편이라 산책 전후로 들르기 좋아요.

가장 유명한 메뉴는 ‘공오빠 크림짬뽕’이고,

신선한 해산물 요리부터 꼬치 구이까지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이에요.

웨이팅이 있을 때도 있지만, 그만큼 만족도가 높답니다.

 

📍가치  

  • 제주 제주시 동한두기길 17 1층 가치 제주본점

탁 트인 해안가와 멀지 않아 노을을 본 뒤 자연스럽게 들르기 좋아요.

모둠사시미와 스키야키, 짬뽕 등 다양한 요리가 있고,

바 테이블에서는 셰프의 조리 과정을 보는 재미까지 더해진답니다.

 

좋아하는 사람과 맛있는 음식을 나누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

그 순간이야말로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아닐까 싶어요.  

 


 

3. LP바 가기 좋은 밤

 

서흘

 

저는 신데렐라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해가 지면 곧장 집으로 돌아갑니다.

다만, 이제 친구들이 제주를 방문하면 꼭 가는 곳이 있는데요.

바로 LP바입니다. 제주에는 좋은 LP바들이 많거든요.

그중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LP바를 하나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첨부 이미지

 

📍언플러그 

  • 제주 제주시 해안마을길 43 지하 1층

 

이곳은 제주에서 가장 많은 LP를 보유한 곳 중 하나입니다.

단골손님들이 많이 방문하는 곳이라서 바 테이블에 앉아 있으면 주인장 사장님이 말을 걸어주시기도 합니다. 이곳에서 따뜻한 레몬차 한 잔과 푸딩을 시켜 놓고 좋아하는 음악을 신청하면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전에 가족 여행으로 이곳을 찾은 적이 있어요. 그냥 제가 좋아하는 장소라서 음악을 들으러 방문했었는데요. LP바가 낯설 줄 알았던 엄마는 의외로 20대 때 음악 들으러 LP바들을 다니곤 했었다 해서 놀랐습니다.

엄마는 저희에게 음악 신청하라고 미루었지만 저희는 꼭 엄마가 좋아하는 음악을 신청해야 한다고 펜을 쥐어 드렸고, 곡 이름이 생각이 안 난다고 해서 유튜브를 동원해 음악을 찾아 신청했습니다.

엄마가 신청한 음악이 LP바에 빵빵하게 울려 퍼지자 언니가 “어때? 좋지?” 하고 물어보면서 돌아보는데, 엄마가 감동 받아서 울고 있더라고요. 제주 여행에서 가장 잊을 수 없는 순간이 되었던 것 같아요.

 

제주 밤에 갈 곳을 찾는다면 이곳을 꼭 추천해보고 싶어요.

행복해했던 저희 가족처럼 그 잔잔한 감동을 느끼고 가보세요.

 

 


첨부 이미지

<서나 pick>

N번 재방문한 밤에 가기 좋은 술집 추천

 

오늘은 제주 밤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제가 애정하는 세 곳의 술집을 소개해보려고 해요.

각기 다른 분위기지만 - 마음을 차분히 정리하기 좋은 공간들이랍니다.

 

첨부 이미지

📍스몰하우스비치 

  아늑한 조명과 느좋 인테리어, 맛도리 메뉴들이 있는 베라체 맛집 스몰하우스비치. 친구들이나 연인과 조용히 시간을 보내기에 좋고, 혼자 방문해서 혼술을 즐겨도 좋을 것 같은 제주시내 아라동 술집이에요. 먹었던 메뉴들 전부가 만족스러웠던 곳이니 취향에 맞는다면 방문해보세요 !

 

첨부 이미지

📍인디안썸머 애월  

  한 번도 안 간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간 사람은 없다는 인디안썸머. 여행객 뿐 아니라 제주도민도 자주 찾는 공간이에요. 밤이 될수록 더욱 분위기 있는 공간인데다가 노래를 들으며 기분 좋게 칵테일을 마실 수 있는 곳이랍니다. 애월 부근 여행을 한다면 꼭 한 번 방문해보세요 !

 

첨부 이미지

📍마음의실루엣 

  제주시청 근처에 위치한 조용한 술집 마음의실루엣.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아닌 잔잔한 공간에서 조용히 담소를 나누거나 책을 읽으며 칵테일을 즐기기 좋은 곳이에요. 흔치 않은 칵테일들이 많아서 더욱 애정한답니다. 시끄러운 술집에 질렸거나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면 방문해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의 주제인 <제주에서의 밤, 당신은 보통 무엇을 하나요?>는 어떠셨나요?

밤이라는 시간 속에서 좋아하는 사람과

맛있는 음식을 나누거나음악과 함께 보내는 순간들은

단순하지만, 큰 행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은 밤을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그 시간을 통해 어떤 기쁨을 누리고, 어떤 위로를 받으시나요?

혹은 아직 시도하지 않았지만 경험해보고 싶은 나만의 밤이 있으신가요?

독자분들의 밤 이야기도 문득 궁금해지네요.

 

다음 주 주제는 <내가 사랑한 제주의 계절>입니다.

제주의 계절 속에서 느낀 특별한 순간과 풍경들을 함께 나눠보려 합니다.

다음 주에도 따뜻한 하루와 함께 찾아올게요 :)


서서히, 제주에 스며들도록

 

서서히 뉴스레터 https://maily.so/seoseohi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 2025 서서히

매주 월요일, 제주의 세 작가가 전하는 제주 이야기

메일리 로고

도움말 자주 묻는 질문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특별시 성동구 왕십리로10길 6, 11층 1109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 | 라이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