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집 앨범 '이상한 경치'가 발매한지 이제 3주가 되었습니다. 발매 후 저는 대부분 멍청하게 보내는 것 같아요. 정규 2집을 내고 지인들이 기분이 어떠냐고 꽤나 묻는데,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사실 며칠전까지 아침에 일어나면 이상한 경치 전곡을 돌리곤 했습니다. 감상이 아니라 제가 뭔가 실수한 순간이 있을 것 같아서요. 근데 또 찾으면, 이제와 어쩔건데- 이런 생각이 들고 그랬습니다. 그러다 이제는 내년 공연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해서 새로운 곡들 편곡하고 그러고 지냅니다.
어제 팀비스포크에서 저와 관련한 인터뷰 영상이 업로드 되었습니다. 사실 저도 영상을 며칠전에 처음 봤는데 옛이야기 많이 나와서 감회가 새롭더라고요. 영상에 나온 팬분들, 강승희 엔지니어, 우용 감독, 전혜원 작가 너무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제가 이 늦은 시간에 메일링을 보내는 이유는 문정민 선생님의 대한 추억 때문인데요. 한번도 제대로 이야기 한적이 없는 것 같아서요.
인터뷰에 나오듯이 선생님이랑 저는 제가 고등학생 때부터 알고 지냈고, 선생님도 어렴풋이 아셨겠지만 당시에 제가 심적으로 많이 따라던 것 같아요. 심지어 저는 그 학원 학생도 아니었는데, “오늘 학원에 계시나요?” 이런 문자를 자주 보냈던 기억도 나네요.
여튼 그렇게 시간이 지나 제가 대입을 포기하고 군에 가게 되고, 군생활 중 모 방송에서 선생님의 밴드 ‘이상의 날개’가 나오는 것을 보고 반가웠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다 전역을 하게 되고, 지금과 같이 집에서 작업을 하다 답답함에 오랜만에 선생님을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되돌아보면 제가 선생님을 찾을때는 매번 같은 이유인데요. 내가 음악을 해도 되는가?라는 이런 답 없는 질문으로 갔던 것 같아요. 여튼 다시 연락을 드린 때가 14년도 9월이었는데, 당시에 ‘언젠가’ ‘플루토’ 이렇게 두 곡을 들려 드릴려고 찾아 갔었습니다.
선생님과 약속한 날 제가 너무 일찍가서 근처 카페에서 시간을 때우고 있는데, 어찌나 긴장이 되는지 당시 카페에서 누군가의 실수로 유리컵이 깨지는 소리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약속 시간이 되어 선생님께 인사드리고 제 음악을 들려드렸는데, 다 듣곤 선생님께서 “음악 좋다. 내가 음악 프로젝트하는데 같이 해볼래?” 이렇게 말씀해주신 것으로 기억해요. 헤어지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왜이리 눈물이 나는지 청승맞게 집에 온 것 같습니다.
그렇게 선생님 덕분에 예고 없이 첫걸음을 떼게 되었습니다. 당시에 저는 아무것도 없던 시절이라 누군가에 도움이 절실했어요. 무엇보다 처음으로 남에게 인정받은 기분이라 오랫동안 기억에 있고, 앞으로도 계속 빛날 겁니다. 시간이 꽤나 지났지만, 그날이 제게 중요한 순간이었던 것 같아요. 깊게 감사드립니다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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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
아침에 일어나서 졸린눈으로 메일에 들어갔다가 받은 편지함에 해경님의 이름이 있어서 잠이 확 깼습니다. 뜻밖의 선물을 받은것 같아서 기분이 좋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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