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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위해 시간을 많이 써서 삶이 팍팍하게 느껴지시나요? 백세인생을 잘 살려면 일과 여가의 균형이 필요합니다. 백세시대를 살기 위해서는 어떠한 변화가 생겨야 하고, 그 속에서 개인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백세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일과 여가의 균형일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60세에 정년을 맞이하면 2020년 기대여명 기준으로 남자는 장차 23.4년, 여자는 28.2년을 더 생존할 것으로 예상되어 적지 않은 시간이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은 이 시간을 무료하게 보내면서 삶의 활력이 떨어지기 쉽습니다. 더구나 특별한 목표나 계획을 갖고 지내기보다는 주어지는 상황에 맞추어 체념하며 살 수도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교육 - 경제활동 - 은퇴라는 3단계 인생을 살도록 사회가 구조화되어 있어 60세 이후에는 무언가를 하기 쉽지 않게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보니 개인적으로 도전하는 사람만 어렵게 성취하게 됩니다.
앞으로 수명이 더 길어지고 평균수명이 90세를 넘어서게 되면 교육 - 경제활동 - 은퇴라는 3단계 인생은 바뀌어야 할 것입니다. 성인으로서 경제활동을 하기 전에 교육을 받는 것은 현재처럼 필수적 단계일 것이나, 경제활동과 은퇴 단계의 삶은 질적 변화가 필요할 것입니다. 빠른 기술발전과 경제환경의 변화로 인해 한 번 교육받은 것으로 평생을 버틸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입니다. 이제 직장보다 직업이 중요해질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편으로 일과 교육의 균형이 필요합니다. 직장을 다니다 그만두고 대학에서 또는 전문교육기관에서 새로운 일을 위해 교육을 받을 필요가 커질 것입니다. 직업 또한 기술변화와 함께 소멸하는 직업과 생성되는 직업이 있을 것으므로 이를 고려한 교육의 필요성이 커질 것입니다.
일과 여가의 관계도 바뀔 것입니다. 현재 주 52시간을 일하지만, 앞으로는 주 40시간으로 바뀔 수도 있고 그보다 일하는 시간이 줄 수도 있습니다. 또한 현재는 정규직이 선호되지만 앞으로는 여러 개의 직업을 가지면서 시간을 자신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프리랜서와 같은 형태의 비정규직이 선호될 수도 있습니다. 더구나 정년이 65세 내지는 70세까지 높아지거나 심지어는 정년이 없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일과 여가의 관계도 바뀔 필요가 있습니다. 단기적으로 집중해서 많은 시간을 일해야 할 경우가 없을 수는 없지만 정년이 없이 일하게 되면 일과 여가의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은퇴 단계에서만 긴 여가를 누리지 않고 청년기와 장년기에도 필요하면 긴 여가를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정년이 없어지는 만큼 교육도 평생 동안 받을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이 모든 변화가 20년이나 30년 뒤에나 일어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10년 내에 일어나야 합니다. 더구나 현재 우리가 안고 있는 생산가능인구 감소, 노인 빈곤, 연금 제도의 지속가능성 악화 등 많은 근본적 문제를 생각할 때는 그보다 더 빨리 서두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은퇴보다는 일하기를 원하는 사람의 비중이 높은 현재의 50대와 60대를 중심으로 재교육을 통한 일로의 복귀를 서둘러야 합니다. 그래야 후속 세대도 이를 모범으로 삼으며 삶의 방식을 바꿀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이 바뀌어야 하고, 정부가 지원해야 할 것입니다. 노동자들도 과거의 접근법에서 벗어나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삶의 안정과 여유의 균형을 찾을 필요가 있습니다. 과거 패러다임을 기준으로 나이가 많아지면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잘못된 신화에서도 벗어날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 세대가 어울려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세대공감형 일 문화도 정착시켜야 할 것입니다. 이제는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위해 정부, 기업, 개인 모두 지혜를 모아야 할 것입니다.
※ 이 글은 브런치 <실버레터>에 5월 15일에 게재한 "균형잡힌 삶을 살기"를 옮겨 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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