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님, 혹시 이 시를 다 읽고 별이 뭘까 하는 생각이 드셨나요. 그럴 땐 그냥 이 시가 말하는 별이 무엇인지 맞히려고 하지 말고 자유롭게 별의별 생각을 다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지난 레터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시 하나에 여러 생각을 포개는 경험이 중요하니까요.
이 시를 읽은 저 역시 별의별 생각을 다해봤습니다. 그중 제일 도드라진 생각을 하나 물고 이 시를 여러 번 읽었는데요. 나란 인간이 느끼는 수두룩한 비참함이 결국 원근감을 극복하지 못한 아둔한 감정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좀 풀어서 이야기하자면 모든 게 내 기준이라서 쓸데없이 슬프고 화나는 일이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기쁨은 있지요. 그중에서도 오래가는 기쁨들을 떠올려보면 대부분 이 시에서 언급한 날씨와 유행, 경기의 결과, 정책의 변화, 가계의 소득, 가치의 위기에도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이더라고요. 그렇다고 해서 "부족했던 뭔가가 채워졌다는 의미는 아니"지만요.
구독자 님도 가끔 살면서 슬프도록 기쁘다는 감정을 느끼시나요. 영화 <인사이드 아웃>에서 슬픔이와 기쁨이가 함께 만든 기억의 구슬처럼. 하루하루 살수록 마냥 기쁘거나 마냥 슬픈 일로만 인생을 채울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게 인간으로서 타고난 한계이자 능력이라는 생각이 동시에 듭니다.
조금씩 천천히 시를 여러 편 읽어 나가다 보면 제 안에 있는 감정의 포즈를 읽을 수 있게 되는데요. 다음에는 여러 번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원근감을 허물고 슬프도록 기뻐지는 그런 시 소개해 드릴게요. 우리에게는 "놀라움을 음미할 시간"이 필요하니까요.
추신, 영화 '죽은 시인들의 사회'의 키팅 선생의 말을 이어 적습니다. "의학, 법률, 경제, 기술 등은 삶을 유지하는 데 필요하겠지. 하지만 시와 미, 낭만, 사랑은 삶의 목적인 거야." 다음 레터에서도 삶의 목적에 대해 이야기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이번에도 레터 끝에 노래 하나 달아 두어요. 제가 시를 쓰고 잠들기 전에 한 번씩 듣는 사라 강의 노래인데요. 듣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노래 가사처럼 그때 알았으면 좋았겠지만, 적어도 지금 알게 된 것을 시를 읽으며 새겨보심 좋을 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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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이아닌연두
매우매우 감동입니다🫶🏼….따뜻해요
만물박사 김민지
무려 한 달이 지나 감동의 댓글에 답글을 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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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보르스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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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박사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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