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프리카는 주황색이 맛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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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16 | 조회 69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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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박사 김민지

생활 전공자를 위한 내적 대화 콘텐츠

조명 가게가 줄지어 있는 거리를 배회한다. 전구라는 단어 앞에 태양이라는 단어를 더해서 태양전구라고 명명하면 그저 빛, 한없이 밝아 보여도 그뿐이다. 환한 이미지에 조금 더 환한 이미지가 더해졌을 뿐 그 이상의 무언가가 느껴지지 않는다. 태양 또는 전구에 진심이거나 그 빛의 에너지가 자연적인지 인위적인지 분별할 줄 아는 마음이 있다면 조금 더 성의를 보여서 의미와 형태를 상상하며 다잡아갈 여지가 있다. 그 여지. 그 여지를 통해야 하는데. 요 며칠 시 쓰기가 잘 되지 않았다. 시어와 시어가 너무 잘 붙어도 문제였다. 주변이 어수선해 하얀 반죽을 하는데 자꾸만 먼지가 날아와 앉는 게 보이는 기분. 이런 것으로는 요리를 할 수 없어서 조용히 먼지 있는 부분을 떼고 떼다가 굳어가는 반죽으로 겨우 일인분을 맞출 것 같은 예감이 드는 그런 날. 시가 잘 안 써지는 날에는 플래시가 켜진 휴대폰을 뒤집어 불이 나오는 곳에 한 손가락 끝 부분을 댄다. 그래도 몸의 어느 한 부분 정도는 빛을 비추면 불이 들어온 것처럼 보인다는 것에 이상한 안심을 하면서. 다음날 열심히 지내면 여지가 생길 법한 투박한 표현들을 두서 없이 올려두다 잠든다.

파프리카는 주황색이 맛있어
파프리카는 주황색이 맛있어

추신, 아래 노래는 함께 들었으면 좋겠어요. 어느 날 플래시 위에 손가락 끝도 한 번 대보시고요. 좋아하는 몇 가지가 있어서 그래도 공유할 수 있는 수요일이네요. 다들 건강 챙기시고 다음주 수요일에 뵈어요.
"Keep it up and go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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