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올리브영이 미국에서 망했었다고?
이제 올리브영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요? K-POP과 함께 K-Beauty에서 가장 잘 나가는 브랜드 중 하나입니다. 근데, CJ올리브영이 2013년 중과 2018년 미국에서 한 번씩 실패한 경험이 있다는 사실 아시나요?
한국 화장품 수출은 2024년 약 102억 달러로 글로벌 3위에 올랐고, 2025년 상반기에는 미국을 제치고 프랑스 다음 2위 수출국이 됐습니다. 미국 수출 비중은 2024년 기준 18.7%, 2025년 3분기에는 19.7%까지 올라왔습니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올리브영이 미국에 재도전 합니다.
같은 회사, 다른 구조. 무엇이 달라졌는지 살펴볼 이유가 충분하지 않나요?
2. 미국 1호점은 어디일까?

![Source : Google map (좌 : 흰색 건물 Apple / 우 : 노란색 건물 올리브영[과거 Foot Locker])](https://cdn.maily.so/du/sondongsan/202604/1776672385114276.png)
올리브영이 선택한 미국 1호점은 캘리포니아 패서디나로 애플 바로 옆 매장입니다. 과거 Foot Locker 자리죠. 일단 애플 옆인 것부터 설레지 않나요?
건물 면적은 약 28,000 sqft(약 780평)이고, 인근에는 Tiffany, Lululemon, Sephora 등이 같은 거리에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세포라가 이미 같은 블록에 자리잡고 있는데 올리브영이 들어가는 구조입니다.
임대료는 얼마일까?(추정)
매장의 정확한 임대료는 공개되어 있지 않습니다. 다만, 인근 지역의 임대료는 sqft 당 연 $47~$95 범위에 있습니다. 여기에 애플 바로 옆 + 780평 대형 자리라는 특수성을 감안하면 상당 가격보다 높을 수도 있죠. 임의로 시나리오를 계산해보면, 월에 1~3억 연에 20~30억원 수준에 달합니다.
- 중간값 $60 가정: 28,000 sqft × $60 = 연 168만 달러 (환율 1,380원 기준 약 23.2억 원, 월 1.9억)
- 상단 $95 가정: 28,000 sqft × $95 = 연 266만 달러 (약 36.7억 원, 월 3.1억)
여기서 패서디나 리테일은 NNN(Trople Net) 계약이 지배적이라 재산세, 보험, 관리비가 별도로 임차인에게 부과 됩니다. 실제 인근 사례를 봐도 NNN조건이 다수죠. 실제 올드 패서디나 Colorado Blvd 실제 매물 공고도 대부분 "Triple Net" 명시에 "Lease rate does not include utilities, property expenses or building services"를 병기합니다. 물론 그 금액은 차이가 크겠지만, 최소 10~20% 이상은 발생될거라 판단 됩니다.
* NNN(트리플 넷) – 기본 임대료에 세 가지 'N'이 추가됩니다. 첫 번째 'N'은 재산세, 두 번째 'N'은 건물 보험료, 마지막 'N'은 공용 공간 유지 관리비(CAM)를 의미합니다.
이 정도 임대료를 매장 매출로 회수 하려면? 매출의 20%를 임대료로 지불한다고 가정해도, 20억원의 임대료를 지불하려면 매출이 100억은 발생되어야 합니다.
3. 매장은 4개인데, 700여개 매장에 선보인다?
여기서 핵심 구조가 갈립니다.
올리브영이 미국에 여는 자체 매장은 4개(패서디나·센추리시티·토런스 + 1곳)에 불과합니다. 대신 2026년 1월 체결된 세포라 파트너십이 숫자의 대부분을 메꿉니다.

참고로 세포라 전 세계 매장은 35개국 약 2,700~3,000개.
이 중 북미 650개가 단일 유통 파트너의 별도 존을 내주는 건 세포라 역사상 처음입니다. 한 기사에서 이 구조를 "자체 매장은 상징성, 세포라는 확장성"이라는 이분법으로 정리했는데, 이 표현이 가장 적절한것 같네요.
4. 왜 이게 돈이 되는가? 자산경량화 구조

2013년 상하이·2018년 미국 진출 때는 매장 하나가 판매·브랜딩·물류를 모두 떠안았습니다. 매장이 안 되면 전체가 흔들렸습니다.

2026년 구조는 다릅니다. 올리브영은 고정비가 가장 높은 자산(매장 부동산)은 4개로 묶고, 확장은 남의 자산(세포라 매장 700개)에 올려놓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브랜드 셀렉션·MD·마케팅이라는 지식 자산은 올리브영이 가져가고, 매장 공간과 판매 인력이라는 고정비 자산은 파트너인 세포라가 지원하죠. 유통업의 전형적인 자산경량화(asset-light) 구조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세포라 입장의 인센티브입니다.
비즈워치에 따르면 세포라는 K뷰티에 대한 수요가 높음에도 "중소·인디 브랜드 중심의 산업 특성상 불안정한 공급망이 리스크로 작용" 때문에 그동안 대규모 입점을 주저해왔습니다. 이 공급 리스크를 올리브영이 흡수하는 구조가 이번 파트너십의 본질입니다. 올리브영이 브랜드 큐레이션과 공급망 안정화를 책임지면서, 세포라는 매장 공간과 판매만 책임지면 되는 분업이 성립했습니다.
말 그대로 서로 윈윈하는 파트너십인 거죠.
5. Q&A Section
Q1. 한국에도 이런 '큐레이터 플랫폼 + 거대 유통망' 모델이 성립할 수 있을까?
이미 성립해 있습니다. 무신사스탠다는 백화점, 쇼핑몰에 숍인숍 형태로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대략 20개 매장인데요. 롯데, 현대, 신세계 등 유통사가 전부 무신사에게 공간을 내어주고 있습니다.

이 모델에서 백화점이 얻는 건 명확합니다.
무신사가 유치하는 MZ 집객력 = 백화점이 직접 MD로 만들기 어려운 트래픽입니다. 무신사 입장에서는 단독 매장 대비 출점 속도가 빠르고, 부동산 리스크를 지지 않아도 됩니다.
역할 분담은 세포라-올리브영 구조와 동일합니다. 무신사 = 큐레이션·브랜드·집객, 백화점 = 공간·관리·실행.
다만 세포라-올리브영 구조와 한 가지 결정적 차이가 있습니다. 무신사 숍인숍은 '무신사 스탠다드'라는 자체 PB 브랜드를 푸는 구조이고, 세포라 K뷰티존은 올리브영이 큐레이션한 외부 한국 인디 브랜드 18개를 대신 입점시키는 구조입니다. 후자는 큐레이터가 자기 자본 없이 수백 개 타사 브랜드를 대형 유통망에 올려주는 B2B 서비스에 가깝습니다. 여기서 세포라-올리브영이랑 동일한 사례가 되려면, 무신사스탠다드 매장에 다른 브랜드가 숍인숍 개념으로 들어가야겠죠?
올리브영, 무신사, 29cm, 컬리 등 자사 PB를 넘어 편집샵 개념으로 여러 브랜드 카테고리를 판매하는게 유사한 개념이 될것 같습니다. (거의 유사한 개념이지만 한끝이 다른?)
Q2. 건물주·디벨로퍼 관점에서 이 구조가 의미하는 것은?

패서디나 사례는 매장이 '임대료를 매출로 돌려받는 공간'이 아니라, '임대료를 광고비로 쓰는 공간'으로 기능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올리브영이 애플 옆 780평을 선택한 건 그 자리의 매출 잠재력이 아니라 "애플 옆에 있다"는 사실 자체가 전달하는 메시지 때문입니다.
건물주 관점에서는 이 흐름이 가격에 반영될 수 있습니다.
성수동 연무장길 100평 월세가 1억 이상 갈 수 있었던 배경에는, 그 자리를 광고비로 계산하는 임차인들(팝업, 플래그십)이 줄을 섰기 때문입니다. 단기 팝업의 하루 대관료가 1,000만 원이라는 숫자는 연 단위 환산하면 불가능한 수치지만, 브랜드는 광고비 항목으로 승인합니다.
건물주/개발사 측에서도 같은 논리가 작동합니다. 아모레퍼시픽이 2023년 연무장길 건물을 평당 2.5억에, 크래프톤이 2024년 성수 감자탕 건물을 매입(2.5억 이상)한 것은 자산 가격 상승분과 동시에 '성수라는 상권에 이름이 노출되는 광고 효과'를 함께 산 거래로 해석할 수 밖에 없습니다.
건물주 의사결정이 단순 임대수익률(Cap Rate)에서 광고·브랜드 가치까지 포함하는 구조로 확장됐다는 뜻입니다.
Q3. 패서디나와 국내 올리브영의 차이점?

패서디나는 고소득 부촌, 로컬 거주민 기반, 전통적 로드숍 상권입니다. 한국에서 유사 성격을 찾자면 한남동, 서촌, 북촌, 도산공원 일대 정도일 것입니다. 이곳의 플래그십은 780평과 유사할 수도 있죠.
단, 명동의 올리브영은 이와는 확연히 다릅니다. 대규모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고회전, 고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상권이죠. 즉 명동은 '매장=수익', 패서디나는 '매장=쇼케이스' 의 성격으로 올리브영이 국내에서 시도한적 없는 또 다른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을것 같습니다.
즉, 과거 중국 진출시 국내에서 성공한 모델을 그대로 가져 갔다면 지금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죠.
Q4. 국내 브랜드가 이 구조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한국 뷰티 플랫폼이 글로벌 리테일러에게 '카테고리 큐레이터' 포지션을 확보한 첫 선례가 생긴 것이 가장 큰 변화입니다. CJ뉴스룸·서울경제 공식 보도에서 올리브영을 지칭하는 역할은 "K뷰티 큐레이터"라고도 하죠.
브랜드 입장에서 얻는 것은 구체적으로 세 가지입니다.
- 세포라 개별 MD Free Pass - 비용 및 시간 절감
- 블루밍턴 물류센터의 통관, 재고, 배송 E2E(End to End) 서비스
- 올리브영 글로벌몰, 명동점 데이터 - 검증된 상품이라는 신뢰
물론, 그에 따라 수수료는 불가피하겠죠. 공유된 정확한 수치는 없지만, 올리브영의 수수료와 세포라의 수수료가 합산된 가중 수수료가 브랜드에 적용되는건 어쩔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동시에 80여개 SKU를 두고 수백 개 국내 브랜드가 경쟁하게 되므로, 올리브영내 성과가 진입 요건이 될 수 있습니다.
매장이 매출을 만드는 시대에서, 매장이 구조를 만드는 시대로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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