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구독자님!
9월의 시작도 저와 함께해주셔서 감사해요. 무더운 여름은 잘 보내셨나요!
저는 8월 마지막주 월요일에 이미 새 학기 개강을 했답니다. 어느새 2학년 2학기라니.
로스쿨에서의 시간도 벌써 반환점을 돌았다는 사실이 요즘 들어 체감이 돼요.
날씨도 갑자기 선선해졌죠! 가을이 오나봐요. 두근두근
오늘은 시간을 주제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저는 제가 시간을 잘 쓰는 사람이었으면 좋겠고, 앞으로 저에게 올 시간에 대한 기대도 큰 편이라 왠지 즐겁게 쓸 수 있을 것 같거든요!
1. 24시간 중 내 시간은…
하루를 잘 보냈다고 판단할 수 있는 여러 기준 중에서, ‘아침 시간을 잘 활용했는지’가 최근 들어 저에게 중요하게 다가오고 있어요. 사실 저는 늦잠도 좋아하고, 누가 깨우지 않으면 정오까지 잠들어 있을 수 있어서 (…) 학부 때까지만 해도 아침 수업은 가급적 듣지 않았었는데요.
로스쿨 학기 중에는 늦잠을 자고 일어나면 일단 시작부터 꼬였다는 생각에 하루를 시간에 쫓겨 보내게 되는 것 같더라고요. 아무도 재촉하지 않았는데도요. 시간을 스스로 사용하지 못하고, 시간을 따라다니게 되는 느낌이 유쾌하진 않더라고요.
특히나 이번 학기는 시간표가 오후 수업에 몰려 있어서, 오전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하반기 시간 관리의 관건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세 가지 해결방안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꼬박꼬박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공부 할당량을 채우고, 하루 마무리 쯤에는 마음 편하게 보낼 수 있는 여유 시간을 확보하는 게 목표예요.
-아침 스터디 : 로스쿨 동기와 8시 반에 공부 시작 인증을 하는 스터디를 시작했어요.
-3p 바인더 : 일주일 단위로 계획을 하고, 해당 시간을 어떻게 썼는지 체크할 수 있는 플래너를 구입했어요. mbti P인 저이지만, 로스쿨에서는 일주일을 공부 계획에 맞게 운용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 구매해 보았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네이버 또는 유튜브에 검색해보셔요!
시간 관리에 유용하다고 평이 자자하던데 제가 과연 잘 사용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에요. 그래도 우선 차근차근 써보려고요. 아직 몇 장 채우지 못해서, 시간 관리에 효과를 보면 구독자님께도 소개해드릴게요!
-뽀모도로 공부법 : 이전에도 몇 번 말씀드렸던 저의 공부법! 50분 공부/10분 휴식을 반복하는 것인데요. 어느 정도의 휴식도 취하면서 집중도도 높일 수 있어서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답니다.
제가 켜놓고 공부하는 뽀모도로 유튜브 채널이 몇 개 있는데요. 그 중 두 개를 공유해 봅니다!
공부가 아니라 업무를 할 때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뽀모도로 공부법입니다. 🤍
2. 삶을 어떤 시간으로 채워 볼까
-단기적으로는…
로스쿨에서 보낼 1년 반 동안, 제 앞에 놓인 공부에 최선을 다해보고 싶다는 결심이 들었어요. 이전에는 ‘변호사시험만 합격하면 되지’라고 가볍게 생각했었지만, 그런 마음가짐으로 시간을 보내다 보니 스스로의 공부에 대한 자신이 없어지는 것 같더라고요. 저만의 중심이 흐트러지는 것 같은 느낌도 들고요. 법학을 잘 하는 것은 학부 공부를 잘하는 것과 굉장히 다르고, 훨씬 높은 수준의 노력을 필요로 하지만! 제가 선택한 일을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고 그 목표를 꼭 이루고 싶어요.
눈앞의 시간에 최선을 다하기 = 삶을 튼튼하게 만들기 같아요!
-장기적으로는…
다른 사람이 아닌 제가 선택한 시간으로 삶이 채워졌으면 좋겠어요. 지금껏 그랬던 것처럼요. 이 말은 아무 생각 없이, 목적도 없이 시간을 흘려보내지 않고 싶다는 말과 비슷해요. 그러기에는 시간이 너무 아까워요. 나중에 일을 시작하더라도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무언가 뜻이 있고 방향이 명확한 상태에서 일을 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는 게 기대가 되고 설레요! 시간이 지날수록 스스로를 더 깊이있게 알게 될 거고, 저만을 위해 쌓아온 시간이 많아질 거니까요. 앞으로 어떤 경험이 쌓여 어떤 사람으로 변화하게 될지 궁금합니다.
3. 8월 중 기억에 남는 ‘시간’
조금 더 가벼운 이야기를 해볼까요.
오늘 하루도 모든 순간을 기억할 수는 없는 것처럼, 돌아봤을 때 어떤 시간을 기억하게 해 주는 사건들은 몇 가지로 추려지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스무살을 떠올려봤을 때 저는 송도에서 친구들과 시끄럽게 보냈던 몇몇 순간이 바로 떠올라요. 스물 한 살을 돌아보면 푸릇푸릇한 캠퍼스의 분위기, 그리고 그때 같이 살았던 동기와 아침 수업을 헐레벌떡 나서던 순간이 기억 나네요. (매일 지각 위기였었죠...) 소소한 순간들이 오히려 기억에 오래 남는 것 같기도 해요.
이번 여름을 기억하게 해 줄 저의 시간은요.
1)얼렁뚱땅 코타키나발루 여행
2)신나는 검정치마 콘서트
이렇게 두 가지예요!
1) 얼렁뚱땅 코타키나발루 여행
고등학교 친구와 시간을 맞춰 코타키나발루에 다녀왔어요! 뭐든지 빠르게 진행되는 것을 좋아하는 저희와 다르게 코타키나발루 현지인들은 한없이 여유롭더라고요. “우리 언제 이렇게 현대인 다 됐지…”를 하루에 몇 번씩 아련하게 되풀이…
3박5일 동안의 코타키나발루 여행은 사실 쉽진 않았어요.
-우선 친구랑 저 둘다 바빠서 거의 무계획으로 출발했는데요.
-하루 빼고 모든 날이 흐렸고, 섬투어에 간 날은 폭풍우가 쳐서 비에 쫄딱 맞고 섬에 버려질 뻔. (두 번씩이나...)
-코타키나발루는 세계 3대 석양지라고 해서 잔뜩 기대했는데 우리 앞에 펼쳐진 하늘은…
-유종의 미까지 완벽했던 얼렁뚱땅 여행. 한국으로 돌아가는 밤비행기 시간을 착각했어요. 그래서… 이하 생략… (아무튼 슬픈 이야기) 그래도 자리가 남아 있어서 무사히 귀국은 했답니다.
친구랑 인천으로 돌아가는 길에 신세 한탄을 하다가 그냥 갑자기 그 상황이 너무 웃긴 거예요. ‘어떻게 여행이 이렇게까지? 이건 평생 잊을 수 없는 여행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나니 오히려 웃음이 지어졌습니다. 이 친구랑은 고등학생 때도 둘이 만나기만 하면 시덥잖은 이야기로 하루종일 웃었었거든요. 나중에 추억이겠지 뭐! 하고 넘길 수 있는 친구와 함께라 다행이었어요. 이제는 ‘코타키나발루’라는 단어만 봐도 웃기답니다.
2) 신나는 검정치마 콘서트
캄캄한 새벽 2시에 야무지게 검정치마 앵콜 콘서트 티켓 두 개를 잡았습니다. 친한 언니랑 다녀왔는데, 둘다 최근에 나왔던 검정치마 앨범 노래를 하나도 몰랐던 거예요. 그래서 콘서트 일정이 다가왔을 때 둘다 새 앨범 벼락치기를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벼락치기가 무색하게, 둘이서 두 시간 반 동안 미친듯이 뛰다 왔어요. 정말 야무지게 놀아서, 정신 없이 뛰고 있는 와중에도 '오늘 진짜 오래 기억에 남겠다!' 하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콘서트가 끝나고 나니 만신창이가 된 언니와 저…
공연장 근처 맥주집에서 시원한 맥주 두 잔씩을 마셨는데요. 아직도 그 맛이 생생해요. 올해 마신 맥주 중 최고였어요!
한남동에 있는 ‘서울집시’라는 곳인데, 직접 양조장을 운영하는 맥주집이었어요. 요리도 현지 바이브라 맥주와 궁합이 최고였는데, 콘서트에 다녀온 후라 맛있었던 건지 원래 그 집이 맥주를 잘하는 건지 궁금하네요. 아무래도 한 번 더 가야겠어요. 구독자님도 꼭 꼭 다녀와보세요! (다만 웨이팅 주의!)
갑자기 왜 맛집 추천이 되었는지 모를 노릇이네요. 이런 멋대로 쓴 편지를 읽어주시다니 새삼 감사해집니다. 아무튼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
아무리 바빠도, 이렇게 이정표로 남을 만한 추억을 남기는 것은 삶에 있어서 중요한 일인 것 같아요.
4. 시간 관리 tip
하루에 주어지는 시간은 모두에게 같지만, 그 시간을 쓰는 방법은 사람마다 전부 다른 것 같아요. 각자마다 시간 활용도를 높이는 방법들이 있을텐데, 저만의 소소한 몇 가지 팁을 한번 풀어볼게요.
-책상에서 꼭 해야 하는 일 / 그렇지 않은 일 나누기
로스쿨에서 공부하는 책들은 대체로 엄청 두껍고, 들고 다니기에도 무거워요. 책 여러 권을 한꺼번에 펼쳐 놓고 같이 봐야 하는 경우도 있고요. 그래서 공부 시간을 따로 만들어 두고, 그 시간은 학업에만 충실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해요. 카공은 정말 집중이 안 되는 때에, 또는 책을 많이 들고 가지 않아도 되는 때에만 하는 것으로!
반면, 이렇게 메일링을 쓰거나, 책을 주문하거나, 쌓인 메일함 답장을 하는 일은 꼭 책상 앞이 아니라도 돼요. 특히나 저는 편집을 휴대폰으로 하기 때문에 유튜브 관련 일들도 책상에 앉아서 할 필요가 없어요. 이런 일들은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지하철 안에서 최대한 빠르게 해결하려고 합니다. 이동 중에 노래를 들으며 멍하니 있는 것보다, 그동안 미루어 두었던 자잘한 일을 처리하고 나면 얼마나 뿌듯한지 몰라요. 약속을 가는 마음도 한결 가벼워지고요!
-딴짓 메모장
공부를 하다가 집중력이 떨어질 때쯤에는, 중요한 일을 확인하는 것을 잊었다거나 인스타그램에서 궁금했던 옷 정보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갑자기 머릿속에 둥둥 떠다니기 시작하고는 합니다. 제 주종목이기도 한데요.
이럴 때 그 일을 시작해 버리면 시간이 저 멀리 사라져 버리고… 공부로 돌아오기까지 굉장히 오래 걸리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무언가 번뜩 떠오르게 되면 그 일에 대해 포스트잇에 간결하게 메모를 남기고 다시 공부로 복귀하려고 해요. 공부를 끝내고 메모를 보면서 그 일들을 처리하면 되니까요. 소소한 저만의 스스로와의 약속 같은 거예요.
-일주일 단위의 성취감
오늘 할 일을 다 하지 못했을 때, 괜히 찜찜하고 신경이 쓰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그런데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런 감정은 공부 전반에 큰 도움이 되지는 못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하루 단위가 아니라 일주일 단위를 보고 성취 여부를 따지는 방법이 잘 맞았어요. 이번주 전체 계획을 세우고, 해당 분량을 일주일 안에 채우기만 하면 이번 일주일은 성공인 거예요!
오늘 하루 20페이지를 덜 봐도, 내일 20페이지를 더 보아서 전체적인 흐름을 따라가기만 하면 대세에는 큰 지장이 없는 것 같아요. 주말에 너무 놀고 싶다면, 평일에 그 진도만큼 미리 조금씩 더 채워나가기만 하면 된다는 것!
오늘의 편지는 여기까지예요!
써 놓은 편지를 한번 쭉 읽어보니, 과거 / 현재 / 미래에 대한 이야기가 골고루 쓰인 것 같아 왠지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과거의 경험에 대한 이야기만 남기거나, 미래에 대한 막연한 기대만을 나열했다면 조금 슬프지 않았을까요!
물론 저도 이전의 시간들이 100%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 그 시간들조차 저를 이루는 일부니까요. 구독자님에게 후회되는 시간이 있다면 그 시간을 마음에 품고 지금 현재에 최선을 다해 보자구요.
구독자님의 시간은 어떻게 흘러가고 있을지 궁금하네요!
마지막으로 요즘 자주 듣는 음악 두 곡을 남기고 갈게요.
다음 달에 또 만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