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솜사탕] #194 이것도 일기라고 하자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2023년 11월 29일 전하는 194번째 솜사탕입니다😋🍭

2023.11.29 | 조회 5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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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솜사탕

매주 수요일, 소소하지만 기분 좋은 솜사탕같은 에세이를 전해드려요. 슬리퍼 신고 동네 친구 만나는 기분으로 메일을 열어주세요🥰 + 요즘은 비정기 발송 중이에요!

일기 쓰기, 휴.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저녁 조금만 먹기 같은 마음의 숙제였다. 멀리 갈 것도 없다. 올해 초에도 솜사탕에 ‘이제 일기 쓸 거예요!’ 했었고, 일기를 쓰는 솜사탕 친구들의 응원을 받았지만, 이런저런 핑계로 미루다 손을 놓았다.

까무룩 어두워진 밤에 별처럼 켜진 스탠드 하나, 그 아래서 하루를 써내려가는 건 얼마나 멋진 일인가. 대문호들의 습관이라니 더욱 솔깃했다. 하지만 내가 어디 그리 성실한 사람인가. 멀티버스 어딘가에는 내가 일기장으로 쓰다 버린 공책들의 세계가 있을 것이다. 대개는 사나흘, 길어도 일주일을 가지 못했다. ‘출근을 했다,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퇴근하고 운동을 했다, 참 재미있었다.’ 이런 건 현재의 내가 쓰기에도, 미래의 내가 읽기에도 지루할 뿐이다.

그랬던 내가 한 달째 일기를 쓰고 있다. 매일 쓰는 것만 일기라면 이건 주기쯤 될까. 나무에게 미안하고 싶지 않아 노트는 사지 않았다. 가끔은 키보드, 대개는 휴대폰을 두드린다.

11월 2일 첫 글은 ‘건강검진결과’ 였다. 난생처음 받아본 콜레스테롤 검사에서 고지혈증 위험 판정을 받은 게 시작이었다. 검사 결과 파일을 백업하려니 업무와 관련 없는 공간이 필요했다. 일정을 기록하는 노션 캘린더에 ‘다이어리’ 페이지를 만들었다. 여기에 파일을 덩그러니 올려놓았더니, 텅 빈 백지가 나의 답 없는 미래를 암시하는 것 같았다. 이왕 문서를 만든 거 해결해야 할 문제와 나름의 행동방침을 적어보았다. 마음이 가뿐해지는 효과가 있었다.

나이를 먹을수록, 또는 나이를 먹어도 여전히, 고민은 끊이질 않는다. 청년도약계좌를 유지해야 할까? 영양제를 더 먹어야 할까? 같은. 그래서 내 일기에는 스크랩한 자료와 다짐이 가득하다. 이렇게 하자, 저렇게 하자. 오늘을 되짚기보다는 내일을 향하는 이야기를 쓰는 게 마음에 든다.

일기면 어떻고, 일기가 아니면 뭐 어떤가. 내 삶을 들춰보고 검사 도장 찍을 사람이 없다는 걸 종종 잊는다.

 


 

우리들의 솜사탕

 

오늘은 여름님 콘텐츠도 재미있고 마인님 글도 재미있게 봤네요 ㅎㅎ 어렸을 땐 몰랐는데 왜 어른들이 살려고 운동한다고 했는지 저도 요즘 느껴요....ㅎ 어렸을 땐 예뻐(?)지고 싶어서 운동을 했다면 지금은 안 하면 너무 몸이 엉망이라 저도 운동을 시작했답니다 그리고 그 운동이 곧 나에게 위로도 되는 나이가 되었나봐요! 요가원을 다닌지 한달차 정도가 됐는데, 절대 안 되던 동작을 성공했어요!! 절대 팔이 뻗어지지 않았던 동작인데 딱 팔이 뻗어지고 정수리가 뜨니 저도 선생님도 눈이 땡그래졌답니다 ㅋㅋㅋㅋ 오히려 회사를 다니니까 한만큼 돌아오는 거에 인색한 삶을 살게 됐는데, 운동으로 쏟은 만큼 돌아오고 언젠가 될 거라는 교훈까지 얻게되는거 있죠! 전 운동으로 30대가 될 때 쯤에야 배우게 되었는데, 마인님은 하고싶은 목표가 있고 그걸 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너무 예쁘고 대단한 것 같아요. 어렸을 땐 그 어떤 경험보다 내가 무언가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성취를 해보는 경험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고등학교 때 등수가 어떻게 되든 내 목표를 정하고 이뤄내는 나자신의 모습이 대견했고, '나 그랬던 사람이지?'라며 힘들 땐 과거의 나로 또 한걸음 걷게 되더라구요 마인님 글 보니까 저도 야자하고 선생님 찾아가서 모르는 문제 설명해 달라고 따라다니고 친구들과 답답해서 도망도 쳐 본, 이제는 웃음만 가득한 일들이 기억나네요 ㅎㅎㅎ 딱 저도 고2 11월에 '아..! 이제 나구나.......!!!!'라는 마음이 들었거든요!!! 근데 딱 그만큼 그 다음해 11월에 이제 너네다!!! 라는 생각으로 수능 다음날 등교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ㅋㅋㅋㅋ 이 글을 읽는 저는 마인님이 말씀하시는 멋진 성인은 아닐 수 있지만, 내 기억과 나에 대한 믿음을 힘 삼아 용기내 살아가는 마음 튼튼한 성인이 되었습니다! 마음이 튼튼한 건 내가 다져온 땅이 아주 단단하다는 말인 것 같아요. 물론 중간에 비가오면 좀 물러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곧 해를 보고 더 단단해지는 느낌이 들어요. 어려 경험이 모여 내가 되고, 그게 단단해지면 나는 아주 멋드러진 땅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저도 아직 경험을 쌓는 시기여서 멋드러진 땅이 완성되지 않았지만!!) 지구과학과 기하 자랑글을 기다리는 한 이모(?)는 마인님이 욕심내보는건 좋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부담가지는 것도 경험이고 욕심내는 것도 경험이고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까지 다 경험이니까!!!! 이모가 응원한다고 하고싶은거 다 하라고 전해주세요!!! ㅋㅋㅋㅋㅋㅋ (속닥속닥,, 나이가 들면 욕심나는 것도 다 에너지라 그마저도 대단하다는 말,,,) 우리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멋드러진 땅을 만들어 보자구요~~! -일하기 싫어 출근하자마자 메일로 시간을 보내는 한 직장인 이모가....- - 쿠키

쿠키님 반가워요! 결혼준비에 요가에 런닝에, 무척 바쁘실 텐데도 따뜻한 마음을 나눠주셔서 감사해요💕 마인님께 보내신 이야기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동년배 1인😉

그리고 요가원 한 달차에 새로운 자세에 성공하시다니! 재능이 있으신데요 ㅎㅎ 저도 필라테스 전에는 요가를 했었거든요. 절대 안 되던 동작이 위로 한 활자세였어요. 손과 발로 바닥을 받치고 가슴과 엉덩이를 천장으로 들어올리는 거였는데, 어느 날 갑자기! 아무 기대 없이 시도했는데 온몸이 쫙 펴지는 거 있죠! 그때 그 시원함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여전히 운동을 싫어하지만, 성장이 눈에 보이는 건 좋아서 꾸역꾸역 계속하고 있고요.

최근에 대화를 나눈 어르신 한 분이 요가를 오래 한 분이셨어요. 우리 어머니 나이보다 좀 더 높은 연배신데, 온몸이 탄탄하신 걸 딱 봐도 알겠더라고요. 그분은 평생 운동을 즐기지 않다가 10년 전쯤부터 요가를 꾸준히 해오셨대요. 새로운 걸 배우고, 삶을 더 좋은 방향으로 만들 기회는 나이를 먹어도 계속 있구나! 싶어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그 기분을 쿠키님과 마인님, 구독자님과 솜사탕 친구들에게도 전하고 싶어요☺️

 


 

♬ 이번주 여름이 고른 노래 ♬

 

요즘은 건강을 챙길 겸 30분 거리를 걸어서 출근하고 있어요. 아침에 음악을 듣다 보니 이왕이면 밝고 경쾌한 게 좋은데, 웬일로 오늘 알고리즘이 제 맘을 읽었더라고요. 좀 더 발랄한 카펜터즈 느낌. 함께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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