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체육센터 지하에는 수영장이 있다. 내가 신청한 필라테스 수업은 1층에서 하는데, 앞 시간 수업이 끝나길 기다리면서 유리창 너머 수영장을 바라보곤 한다. 운이 좋으면 사람들이 수영하는 걸 볼 수 있다. 까만 물안경을 끼고 형형색색 수영복을 입은 사람들. 화려한 접영도, 느긋한 배영도, 어딘가 어설퍼 보이는 생존 수영도 물방울이 튀어 오르는 생기가 느껴져 좋다. 언젠가 나도 저기서 수영을 해 보고 싶다. 물에 뜨지도 못하는 왕초보지만 상상은 해볼 수 있다. 코를 찌르는 염소 냄새를, 레일 사이로 팔다리를 허우적대는 내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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